팔레스타인 아랍인들과 이스라엘간의 폭력충돌로 중동사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과격파 야당 당수가 예루살렘에 있는 회교사원을 방문한 사건으로 발단한 이번 폭력사태가 한달 이상 계속되면서 중동에서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예루살렘의 사원은 유대인이나 회교도가 다같이 성지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 사원은 회교도 관할구역에 있으므로 유대인들은 사원의 서쪽 모퉁이인 [통곡의 벽]에 와서 기도를 하는 것이 상례인데 야당 당수의 사원 방문은 의외의 사건이었다. 회교도 아랍인들은 이 사건이 자기네의 성지인 사원을 무력으로 빼앗으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면서 반 이스라엘 폭력시위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유대민족과 인근 아랍민족의 싸움은 숙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구약성경의 창세기에는 아브라함과 사라가 아들을 원해 여종인 사갈에게서 이스마엘을 낳는데 후에 아브라함이 100세 때 하나님이 사라를 통해 이삭을 낳게 한다. 그 후 사갈과 이스마엘의 행실이 나빠서 이들 모자를 사막으로 내쫓았는데 이스마엘이 아랍민족의 시조이고 이삭이 유대민족의 시조로 전해오고 있다.
또 유대민족이 이집트에서 400년간 살다가 모세의 인솔로 이집트를 탈출한 후 그 후계자인 여호수아의 영도로 지금의 이스라엘 땅인 가나안으로 들어갈 때 그 땅에 있던 가나안 족속을 모두 정벌했는데 이들이 아랍민족이다. 가나안 족속 중에서도 남쪽 해안지대에 살던 필리스티안은 이집트의 세력을 견제할 만큼 강력한 왕국을 건설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바로 성경에 나오는 블레셋이며 팔레스타인이라는 지명도 이들로부터 유래한다. 유대민족은 블레셋을 정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압제를 당해 오다가 [다윗과 골리앗]으로 유명한 다윗왕 때 블레셋을 쳐서 가나안을 통일했다.
그러나 훨씬 뒤인 로마시대에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유대인들이 디아스포라가 되어 소아시아와 유럽 전역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자 유대땅은 아랍민족의 터전이 되었고 그 후 아랍민족과 회교가 결합하면서 회교도 아랍민족의 세력 아래 놓여 중세 때 유럽기독교국과 200여년에 걸친 십자군 전쟁을 겪기도 했다.
19세기 말부터 유럽의 유대인들 사이에는 가나안으로 돌아가 이스라엘을 건설하자는 시온주의 운동이 확산되었다. 그러다가 세계 1차대전 이후 영국이 국제연맹으로부터 팔레스타인지역에 대한 위임 통치권을 받아 지배하는 동안 1930년대와 1940년대에 이 운동이 최고조에 달했다. 드디어 유대인들은 영국과 미국의 후원으로 1948년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유엔 결의로 팔레스타인 지역은 유대국과 아랍국, 그리고 예루살렘을 포함한 일부의 국제행정구역으로 분할되었는데 유대인은 이에 찬성했으나 아랍인은 끝내 반대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건국과 동시에 이스라엘과 아랍국들 간의 전쟁이 터졌고 지금까지 분쟁을 겪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보면 중동을 [세계의 화약고]라고 하는 말은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다. 유대인과 아랍인은 틈만 있으면 싸움을 벌이는데 싸움은 확대될 우려가 너무도 크다. 이스라엘 쪽에는 미국과 영국이 있기 때문에 미.영에 반대하는 세력은 반드시 아랍국 쪽에 가담하게 되어 있다. 과거 동서 냉전시대에는 소련이 아랍국을 지원했고 지금도 프랑스가 아랍국 편을 들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중동의 분쟁이 악화되면 결국 세계대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은 이 지상에 미국에 필적하는 나라가 없으므로 화약고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이 미국에 대립하는 군사대국이 될 경우 중동전의 위험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동방의 왕들이 유프라데스강을 건너 쳐들어 온다는 아마겟돈전쟁의 예언이 아니더라도 쉽게 가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중동은 시한폭탄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가 양대세력으로 갈려서 이 폭탄을 터뜨리기 전에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고 분해처리하는 작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아마도 이것은 21세기 인류의 운명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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