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 북쪽과 접해있는 웨체스터 카운티는 뉴저지 버겐카운티와 커네티컷 페어필드카운티와 함께 대표적인 뉴욕시의 위성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웨체스터는 롱아일랜드와 함께 뉴욕주에서 가장 높은 연간 가구소득을 자랑할 뿐 아니라 주거 및 교육 환경면에서는 미국 전체에서도 정상급이다.
뉴욕주에서 가장 오래된 타운인 스카스데일은 물론 차파쿠아, 카노나루이스보로 등은 전국 탑 10위안에 드는 우수 학군이며 연간 중간 가구소득은 약 15만 달러에 달한다.
■한인사회
한인들이 웨체스터에 유입되기 시작한 때는 지난 1970년대 말로 처음에는 일부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과 무역업자, 한국 지상사 주재원들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차츰 커뮤니티를 형성해갔다.
그러던 차에 한인 이민자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던 90년대 초반부터 이 지역에 한인들의 진출이 본격화했다. 초기에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전문직 한인가정들을 중심으로 늘다가 95년을 기점으로 더 나은 교육 및 주거 환경을 찾아 타지역 한인들이 대거 이주해오면서 한인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웨체스터한인회(회장 권영한)가 태동한 것도 이 시기로 한인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동포들간의 정보교류 및 권익 보호를 위한 한인단체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이와 함께 한인들의 급속한 유입은 10년전 만해도 불과 5개 미만이었던 한인 교회수를 현재 20개 이상으로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 지역은 뉴욕시 위성지인 커네티컷주 페어필드카운티와 마찬가지로 9.11 테러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된 뉴욕을 벗어나려는 한인상인들이 많아지면서 뉴욕과 뉴저지에서 출퇴근하는 한인 비즈니스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웨체스터 카운티의 한인 거주인구는 1만명 정도(2000년 센서스 4,000명)로 스카스데일, 차파쿠아, 어빙턴, 아슬리, 해리슨, 이스트체스터, 테리타운, 용커스 등지에 모여 살고 있다.이중 미국 최고 명문 학군으로 잘 알려진 스카스데일에는 한국에서 조기 유학온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한인들의 직종은 대부분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직장인, 그리고 최근에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자영업자들로 오랜 미국 이민생활을 통해 경제적으로 안정된 계층이다.
■비즈니스
한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웨체스터카운티 지역에 운영 중인 한인업소는 세탁소, 드랍스토어, 네일, 뷰티서플라이, 잡화, 청과상, 델리, 태권도장 등 대략 900개 업소.
지난 1995년 이전 300여개 업소 미만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가장 비중이 높은 업종은 세탁소(200여개)와 드랍스토어(200여개), 네일살롱(400여개) 등으로 업종별로 카운티 전체 시장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또한 브롱스와 인접해 있는 마운트버논과 용커스 지역은 한인 뷰티서플라이, 잡화가게, 청과상 등이 상권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급속도로 한인업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우선 과당경쟁이 없고 주정부의 영업규제가 덜한데다 거주지를 이전하지 않고도 뉴욕시에서 출퇴근하면서 업소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차파쿠아에서 세탁소를 운영 중인 최상수 전 웨체스터한인회장은 과포화 상태를 빚고 있는 뉴욕보다 이 지역이 훨씬 비즈니스 하기에 편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빠르게 한인 업소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어 이 지역도 머지 않아 뉴욕처럼 포화상태를 빚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인들의 급속한 유입과 함께 한인 대상 업소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차츰 한인상권이 형성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용커스를 시작으로 스카스데일, 하츠데일, 와잇플레인으로 이어지는 센트럴 파크애비뉴(루트 100번) 선상.
현재 이 도로 선상에는 강서회관, 갈비하우스 등 한식당 2곳을 비롯 동양식품점, 스킨케어, 치과, 한의원, 카이로프로텍, 미용실, 입시학원 등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업소 10여개가 운영 중이다.
15년전부터 스카스데일 동양식품점을 운영하다 최근 전업을 한 데이빗 홍 사장은 그동안 뉴욕과 가까운 지역적 특성 때문에 한인대상 업소들이 발달할 수 없었는데 최근에는 한인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업소들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면서 지금 추이로 볼 때, 수년 안으로 센트럴 파크애비뉴 선상을 중심으로 한 한인 상권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
봤다.
■[인터뷰] 황운영 웨체스터 CCB 원장.
뉴저지나 롱아일랜드도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겠지만 저는 제가 사는 이곳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하츠데일에서 10년째 CCB 입시학원을 경영하고 있는 황운영(사진) 원장은 웨체스터가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황 원장은 SAT 평균 점수가 1,400점에 가까운 스카스데일 고교 등 명문학교가 몰려있는 우수한 학군과 뛰어난 거주환경은 한인들은 물론 미국인들까지도 웨체스터를 최종 정착지로서 선호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라고 자랑했다.
황 원장은 이와 함께 뉴욕시를 벗어나 있으면서도 교통이 편리한 것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할렘과 브루스터 라인 등 두 갈래 통근열차와 브롱스 리버 파크웨이, 허치슨 리버 파크웨이, 서밀러버 파크웨이 등 아름다운 도로들로 시원하게 이어지는 출퇴근길은 지역 주민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는 것.
이같은 장점은 최근 경제환경 악화로 급속도로 위축돼가고 있는 뉴욕 한인 상인들의 웨체스터 진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황 원장의 분석이다.
황 원장은 학원 문을 처음 열었을 당시 만해도 대부분 한인들은 더 나은 학군과 거주환경을 찾아 이주해왔었는데 요즘은 비즈니스 목적으로 옮아오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웨체스터는 이미 경제적으로 안정된 한인들의 주거공간에서 새로운 한인상인들의 비즈니스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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