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에 상장된 한인은행 주식들이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웬만한 한인은행의 주가가 20달러선을 넘어선 지 벌써 6개월이 지났고 이제는 30달러선을 돌파한 은행도 2~3곳이 된다. 주가가 이처럼 폭등세를 보이자 유동성을 높이고 주가를 낮추기 위해 은행마다 2:1 주식분할을 단행하고 있다. 주가만 오른 것이 아니다. 하루 수천주에 그치던 주식거래량이 이제는 수십만주씩 거래될 정도로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3~4년전만 해도 대부분 7~8달러선에 불과하던 한인은행 주식들이 이렇게 겉잡을 수 없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영업이익의 지속적인 상승,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 한인 및 외국인 투자가들의 선호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인은행 투자로 어떤 사람들이 가장 재미를 봤을까?
은행이사, 기관투자가, 대주주, 일반 투자가들일 것이다.
80년대 초반 한인은행에 20만달러를 투자한 모 은행 이사는 지금은 40배가 넘는 800만달러 이상의 주식을 소유할 정도로 이익이 급상승했다. 지난 2000년 퍼시픽 유니온은행(PUB)이 나스닥에 상장할 때 은행측의 권유로 주당 7.50달러에 100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입한 한인 투자가는 PUB가 한미에 인수되면서 주가가 30달러가까이 폭등하자 거의 4배가 넘는 수익을 챙겼다. 지난 94년 나라은행이 처음 주식을 공모할 때 행장의 권유로 주당 3달러에 5만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입했던 타운의 한 인사는 지금은 그동안 2~3차례의 주식분할과 현재 30달러가 넘는 주가의 상승으로 13~14배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대부분 은행 초창기나 나스닥 상장시 혹은 은행 경영이 어려웠을 때 투자한 사람들이 지금에서야 이익을 보고 있다.
이처럼 한인은행 주식의 수익성이 좋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면서 신문사에도 한인 은행주식매입에 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지금은 사실 어느 한인 은행 주식을 매입해도 좋을 정도로 모든 은행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0년 닷컴붐이 일어났을 때 하이텍주에 수십만달러, 수백만달러씩 투자했다가 처음에 좀 이익을 보는 듯 하다가 투자원금까지 모두 날린 한인들에게는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묻지마 투자’식으로 닷컴기업에 투자했던 액수의 절반의 절반만큼이라도 한인은행 주식에 투자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한인은행 주식이 이 정도로 고공행진을 펼칠 지는 아무도 예상 못했다.
그렇다면 한인은행 주식이 언제까지 상승세를 탈까? 역시 아무도 예상하기 힘들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한인 은행의 모 간부는 지난해 여름 스탁옵션으로 받은 주식 수만주를 처분했다. 그 후에도 이 은행 주식은 10달러 이상 상승하고 주식분할까지 해 주식도 늘어났다. 은행을 경영하는 당사자도 이렇게까지 오를 줄 몰랐다며 처분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현재 한인은행의 주가 수익비율(P/E Ratio)은 20~26정도 수준을 오르내리며 예전의 저평가에서 지금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다.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지만
한인은행들의 대출이 부동산에 많이 편중되어있어 부동산 시장이 쇠퇴하면서 별다른 수입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주가도 정체되거나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모 한인은행장도 지금 자신이 운영하는 은행의 주식을 매입하라는 권고를 선뜻 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받을 비난을 감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막차를 타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주가가 좀 진정세를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투자가들은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도 한인은행 주식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박흥률
경제 부장대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