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152, 한나라 121, 민노 10석
노 대통령 정치적 재신임..한나라 견제의석 획득
진보정당 원내진출..민주. 자민 존폐위기
17대 총선 개표결과 사실상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수도권과 호남.충청 지역에서의 압승을 토대로 과반 1당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은 사실상 `정치적 재신임’을 받게 됐으며 지난 12대 국회 임기가 끝난지 16년만에 처음으로 `여대야소’ 정국이 열리게 됐다.
한나라당은 1당 자리를 내놓았지만 영남지역을 대부분 휩쓸며 당초 목표로 내세웠던 개헌저지 의석(100석)을 초과해 열린우리당과 명실상부한 `양당구도’를 형성하면서 원내 견제세력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또한 민주노동당이 사상 처음 실시된 `1인 2표’ 정당명부 투표에서 두자릿수 지지에 힘입어 10석의 의석을 확보하며 진보정당으로는 해방 이후 처음
으로 원내진출에 성공하는 동시에 3당의 위치에 올라섰다.
그러나 원내 제2당이었던 민주당은 분당 후유증과 탄핵안 `한-민 공조’의 역풍을 이기지 못하고 9명만 당선되는데 그쳐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했고, 자민련도 충청권 4개 지역에서만 당선됐을 뿐 비례대표 1번인 김종필 총재마저 낙선해 양당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이에 따라 민주. 자민 의원들이 개인 성향에 따라 양당구도에 흡수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수도권과 호남. 충청에서 강세를 보이고 한나라당이 영남권을 휩쓸어 동서 지역대립 구도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우리당이 부산과 경남. 울산 등지에서 4명을 당선시키면서 교두보를 확보했고, 호남도 1당 독식이 없어지면서 지역구도 완화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총선 지역구 개표가 대부분 완료된 16일 새벽 2시30분 현재 전국 243개 선거구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129곳, 한나라당 100곳, 민주당 5곳, 자민련 4곳, 민주노동당이 2곳, 국민통합 21 1곳, 무소속 2곳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다.
비례대표 의석을 가르는 정당별 투표에서는 97%가 개표된 가운데 우리당이 38.3%, 한나라 35.8%, 민노당 13.1%, 민주당 7.1% 를 나타내고 있어 각각 23, 21, 8, 4 석이 배분될 것으로 보이며 자민련은 3%에 미달되는 2.8%를 보이고 있어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152석, 한나라당 121석, 민주노동당 10석, 민주당 9석, 자민련 4석, 국민통합 21 1석, 무소속 2석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충남 당진에서는 자민련 김낙성 후보가 열린우리당 박기억 후보를 13표차로 이겼지만 박 후보측 요청으로 재검표에 들어갔고, 서대문갑 등 일부 박빙 선거구에서 후보들간 신경전으로 개표가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 3월12일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당시 의석분포는 한나라당 145석, 민주당 62석, 열린우리당 47석, 자민련 10석이었다.
열린우리당이 1당과 함께 원내 과반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지난달 11일 `총선과 재신임 연계’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는 노 대통령은 정치적 재신임을 받게 됐으며 내달 중순께로 예정돼 있는 헌재 결정전 정치적 해결이 모색될지 주목된다.
이와관련,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노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재신임을 받은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탄핵문제의 정치적 해법모색을 위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의 양자회동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중앙선관위가 밝힌 잠정 투표율은 60.0%로 지난 16대 총선 투표율 57.2% 보다 높아졌다.
■방송3사 예측조사, 실제와 차이 보여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제17대 총선 투표자의 출구조사 결과를 15일 오후 6시 일제히 발표했으나 실제와 차이를 보여 예측조사의 한계를 또다시 드러냈다.
KBS의 경우 열린우리당이 최소 142석, 최대 188석을 얻을 것으로 폭넓게 예상하는 한편 경합지역의 향방을 고려해 자체 분석한 결과 172석을 획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최소 87석, 최대 129석을 얻을 것이라며 경합지역을 자체 분석할 때 전체 예상의석은 101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BS도 열린우리당이 적게는 157석, 많게는 182석을 가져갈 것이라고 보도했고, 한나라당은 최소 92석, 최대 114석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 172석, 한나라당 101석이라는 예상 의석수도 자체 분석 결과로 내놨다.
또 MBC는 열린우리당이 155석에서 171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나라당은 101석에서 115석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는 개표 결과와 거리가 있어 출구조사에 대한 신뢰성에 여전히 의문을 갖게 했다. 개표가 종반에 이른 16일 오전 1시 현재 집계결과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차지했고, 한나라당은 120석을 얻었다.
당선 예상자가 뒤바뀐 지역구도 여러 곳이었다. KBS와 SBS가 조사를 의뢰한 미디어리서치와 TNS는 당선이 확실하다고 예측한 196개 지역구 가운데 6곳(서울 종로. 동대문을. 영등포갑. 인천 남동. 경기 고양일산을. 충남 당진)은 당선자의 얼굴이 달라졌다.
오차범위 내(전화조사 ±4.4%, 출구조사 ±2.2%) 경합지역으로 분류된 47개 지역 중에서는 12곳에서 1위와 2위의 순위가 달라졌다. 이는 2000년 총선 때 21곳보다 3곳이 줄어든 것이다.
MBC의 의뢰로 출구조사를 실시한 코리아리서치는 당선이 확실하다고 발표한 206개 지역구 가운데 7곳(서울 종로. 동대문을. 충남 당진. 부산 해운대 기장갑. 경기 포천 연천. 강원 춘천. 경남 양산)에서 예측이 빗나갔다. MBC는 경합지역의 우세자를 발표하지 않아 23곳에서 오류를 보인 2000년과 비교하기 어렵다.
출구조사가 실제와 다소 차이가 난 원인에 대해 방송사들은 오차범위 내에 드는 초경합지역이 무려 40여 곳에 달했고 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의견을 꺼리는 경향이 재현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의 최소와 최대 폭이 상당히 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사기법이나 당선자 예측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KBS의 경우 열린우리당의 예상의석의 폭이 46석에 이르러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KBS는 이날 `뉴스9’에서 열린우리당이 150석, 한나라당이 122석을 얻을 것이라고 뒤늦게 예상의석수를 좁혀 발표하기도 했다.
SBS는 열린우리당의 최소. 최대 예상의석의 차이가 25석에 달했으나 최소치인 157석마저 실제 개표결과 범위에 들지 못했고 한나라당의 최대치도 114석이라고 예측했으나 실제와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냈다. MBC 역시 최소와 최대 범위에 들지 못했으나 중간값으로 따지면 방송 3사 중에는 그나마 실제에 가장 근접했다고 볼 수 있었다.
이들 방송3사는 15대와 16대 총선 때도 실제 개표 결과와 예측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조순형 당대표직 사퇴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16일 총선 결과에 대해 당 대표로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당 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조 대표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뒤 사퇴후 당 운영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17대 총선 당선자와 상임고문, 전당대회 의장으로 구성되는 비대위는 전당대회까지 당 수습과 운영에 관한 전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한편 자신의 낙선에 대해 대구시민의 지지와 성원에도 불구하고 총선에서 실패한 것은 오로지 저의 부족함과 부덕의 소치라며 비록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결단과 시도는 실패했지만, 모든 불이익과 손해를 무릅쓰고 대국민 약속을 끝까지 지킨 것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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