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래드 모티카 FBI 아시안조직범죄 수사반장이 본보와 인터뷰를 마치고 FBI 범죄수사과 현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장래준 기자>
미 연방수사국(FBI) 뉴욕지부에 ‘C-6’라는 특수반이 있다. C-6는 아시안 범죄집단을 수사, 검거하는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Asian Organized Crime Unit)의 암호로 FBI 특별수사관들과 뉴욕시 경찰관들이 포함돼 있는 기동 수사반(Task Force)이다.
1989년 설립된 FBI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은 도청, 감시, 언더커버 특별수사관, 비밀정보원 등을 동원,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범죄집단을 수사하는 특수임무를 띄고 있어 소속요원들의 신원은 물론, 숫자까지도 일체 비밀이다.
따라서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과 그 활동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그러나 뉴욕한국일보가 최근 일부 한인들이 저지른 인신매매 사건을 잇달아 주요기사로 취급하자 FBI는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의 활동을 한인사회에 알리고 인신매매와 같은 ‘반인류적 범죄’가 한인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 한인언론과의 최초의 인터뷰를 본보에 요청해왔다.
다음은 FBI 뉴욕지부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을 총지휘하는 콘래드 E. 모티카 반장(Supervisory special Agent)과 뉴욕한국일보가 23일 오전 10시 맨하탄 연방청사 28층 FBI 뉴욕지부 본부에서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편집자주>
▲ FBI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의 활동을 한인사회에 소개하는 최초의 인터뷰를 뉴욕한국일보와 갖기로 한 이유는?
- 반에 소속돼 있는 한인 특별수사관으로부터 우리와 관련된, 또는 관심을 갖는 내용의 기사들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특히 최근 ‘르네상스 룸살롱’ 사건을 보도한 여러 한인 언론 중 뉴욕 한국일보 기사 내용이 가장 충실한 심층보도였다.
실제로 그 기사를 보고 많은 한인들이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우리에게 범죄를 신고해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활동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을 발견해 우리의 활동을 한인사회에 더욱 정확하게 소개해 한인사회 범죄 척결에 협조를 부탁하기로 하고 그 방법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로 결정한 것이다.
▲ FBI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은 무엇이며 어떤 임무를 띄고 있나?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은 잘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1989년 맨하탄 차이나타운에서 중국갱들간의 이권 다툼이 거리에서의 총격전으로 폭발했고 당시 차이나타운을 방문한 필리핀계 관광객이 ‘고스트 샤도우’(Ghost Shadow) 단원이 쏜 총을 맞고 사망하자 아시안범죄집단 문제가 집중 조명됐다.
이로 인해 FBI뿐만이 아니라 이민국(당시 INS), 마약단속국(DEA), 알콜·담배·총기국(ATF) 등이 모두 아시안범죄집단을 수사, 수사 검거하는 특수반을 구성했다.
이로 인해 FBI는 ‘코리안 파워’(KP), ‘코리안 푹칭’(Korean Fuk Ching) 등 한인 범죄집단을 검거, 그들의 폭력적인 범죄 행위를 처벌하는 많은 실적을 올렸다. 실제로 8∼10년전에는 퀸즈 등 일대에서 이들 갱단들의 폭력적인 범죄가 성행했으나 현재는 이 같은 범죄 사례가 그때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자부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매우 은밀하게 추진되기 때문에 이번 ‘르네상스 룸살롱’ 사건과 같이 언론 등의 조명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우리의 존재를 사회가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FBI가 한인사회 조직범죄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은 FBI 특별수사관들과 뉴욕시경으로 구성
된 기동 수사반(Task Force)으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특별수사관과 경찰관들이 포함돼 있어 언어 능력이 충분하다.
그러므로 한인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범죄에 대한 정보도 충분히 갖고 있다. 또 이 같은 범죄들을 적극 수사한다.그러나 우리는 마약, 공갈협박, 강제매춘, 도박, 그리고 이 같은 범죄와 연관된 인신매매 등 주요 조직범죄에 초점을 두고 도청, 감시, 언더커버 특별수사관, 비밀정보원 등을 동원, 뉴욕시경과는 달리 넉넉한 기간을 두고 빈틈없는 정밀 수사를 벌인다. 때문에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는 분명히 한인사회에 존재한다.
▲ 한인사회로부터는 주로 어떠한 내용의 신고가 들어오는가?
- 조금전에 언급했듯이 얼마전 뉴욕한국일보에 ‘르네상스 사건’이 보도된 이후 한인사회로부터 많은 제보를 접수하고 있으나 일부 제보자들이 우리와 협조하면 영주권을 발급받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체류신분 여부와 관계없이 제보자를 보호하고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 영주권 발급은 이민당국 소관임을 확실하게 알리고
싶다.
단 우리에게 주요 범죄와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들에게는 철저한 보호와 각 기관 단체와의 협력, 그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단순 폭행과 같이 우리보다는 뉴욕시경이 취급하는 범죄를 신고해 오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고용주, 또는 주변사람이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을 신고해온다.
우리는 마약, 공갈협박, 강제매춘, 도박, 그리고 이 같은 범죄와 연관된 인신매매 등 주요 조직범죄, 특히 폭력적인 조직범죄를 전담하고 있다.물론 국토안보부(DHS)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경세관보호국(BCP)처럼 밀입국 범죄도 우리가 다루기는 하지만 단순한 밀입국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밀입국, 성노예를 목적으로 한 국제인신매매, 감금, 공갈협박 등과 같은 범죄가 연관된 밀입국 범죄를 취급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 같은 범죄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거나, 피해를 당하고 있는 한인들의 제보를 바란다. 우리는 제보자들의 신원을 철저히 보호하고 만일 법정에서 진술을 해야하는 협력이 필요할 경우, 안전을 확실하게 보호한다. 우리가 보호한 증인이 범인으로부터 신체적 해를 당한 사례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
▲ 한인사회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범죄는?
인구 분포에 맞춰 한인 조직범죄가 다른 특정 아시안계 조직범죄보다 규모나 범위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특히 마사지 팔러, 룸살롱 호스테스 등 한인조직범죄가 연관된 인신매매, 이에 따르는 성노예, 감금, 마약, 도박, 고리대금 공갈협박 범죄, 그리고 한인조직범죄단이 중국계 또는 다른 조직범죄단과 공모하는 것 등을 가장 우려하는 범죄로 주목
하고 있다.
특히 성노예를 목적으로 한 국제인신매매는 반인류적 범죄로 우리의 큰 관심 수사 대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위법사항이다.또 우리는 이 같은 범죄를 엄격히 처벌한다. 한 예로 우리의 이 같은 노력은 이번 한인사회
에 널리 알려진 플러싱 르네상스 룸살롱 사건이다. 우리가 이 사건 용의자들에게 적용한 ‘노예적 복종’(Peonage) 혐의는 유죄 판결시 최저 20년에서 최고 종신형이 가능한 처벌이다.
연방법은 또 주법과 달리 20년 선고를 받으면 조기석방이 되거나 하지 않고 실제로 모범수 특혜로 한달 구금에 하루 정도 감형되는 약간의 감형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거의 20년 옥살이를 꼬박 해야 풀려난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범죄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 종종 1년 이상 수사를 벌이기도 한다.
▲ 언제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장이 됐나?
1년반 전에 임명됐다. 사실 9.11 사태 이후 많은 특별수사관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투입됐으나 최근 아시안조직범죄수사반이 다시 본래의 임무로 다시 풀 가동됐다.
나는 미 해병대에서 제대하고 16년전에 미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FBI 등에 지원했다. 외교관 시험도 합격했고 지원한 모든 기관의 심사를 통과했으나 나의 부인과 함께 FBI를 선택했다. 나의 부인도 FBI 현직 특별수사관이다. 당시 FBI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때 내가 접촉했던 FBI 특별수사관들이 사회에 대한 봉사정신이 가장 특출하다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고, 직업 역시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9.11 사태로 언론이나, 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을 때 상당히 고심을 했다. 이유는 우리가 취급하는 내용이 비밀스럽기 때문에 그들의 비난에 일일이 반박할 수 없기 때문으로 그냥 삭혀야 했다. 내가 하는 일이 그럴 때가 가장 힘들 때이지만 처해진 상황에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피해자들을 돕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 16년전 우리 부부의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 마지막으로 한인사회에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여러분들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그리고 내 지휘를 받고 있는 특별수사관들 역시 이 같은 역할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99건 사건에 성공하더라도 1건에 실패하면 진다는 어려운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효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관심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도 우리는 한인사회가 우리에 대한 믿음과 신의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FBI 뉴욕지부 연락처
New York Field Office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26 Federal Plaza
New York, New York 10278
212-384-1000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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