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13. 퀸즈 보태니칼 가든 한인후원회등
주류사회에 한인이미지 심는 일에 앞장
한인 청소년재단의 방준재(59. 브루클린 베이릿지 거주) 회장은 잘 알려지다시피 직업이 의사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러 단체를 동시 다발로 운영해온 인물이다. 이것은 모두 그의 사회봉사에 대한 투철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봉사란 모름지기 시간과 정력, 그리고 금전적인 지출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는 현재 자신이 맡고 있는 청소년재단과 채널13 한인후원회 회장직을 6년간 맡았었다. 동시에 뉴욕골프협회장도 2년이나 맡았고 퀸즈 보태니칼 가든 한인후원회 회장직도 2년동안 맡아 왔다. 그만큼 방 회장은 자신의 본업이 부업인 듯 싶게 단체 활동에 혼신을 쏟아 왔다. 그 기간이 지금까지 만 10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달려온 그의 이 긴 세월은 실제로 적지 않은 결실을 가져왔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99년도 공영방송 채널 13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코리언 아메리칸 스피리트(Korean American Spirit)’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속에 한인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방 회장이 채널 13 방송 한인후원회를 만들어 소리 없이 지속적으로 방송국을 후원한 것이 결실을 맺은 대성공작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채널 13 방송국을 위해 한인사회에서 거두어준 금액은 30만달러나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그 고마움에 대한 채널 13측의 무언의 답례품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프로그램은 한인들이 미국 속에서 잘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미국 언론 사상 처음 긍정적으로 조명한 작품으로 한인사회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방송은 25만명이나 되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뉴욕타임스도 한인들의 고유음식 및 식당 등에 관한 기사를 양면 게재했다. 그리고 1주 후 또 다시 교회와 세대 간의 격차 등 한인들에 관한 기사를 전면 대서특필하는 역사적 사건을 기록했다. 그의 활동에서 또 하나의 결실은 ‘청소년 재단상’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는 청소년의 의식구조를 파악하고 정체성 확립을 위해 에세이 공모를 올해 6번 째 실시했다. 방 회장은 이 행사를 통해 한인 2세 지
도자 발굴에 힘썼으며 그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 그리고 비전을 심어주는 일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공모전에 담긴 그의 뜻은 뽑힌 아이들을 롤 모델로 문제 청소년도 간접적으로 따라가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맡고 있는 청소년 재단은 올해로 창립 11돌을 맞았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단체는 앞으로 2세들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견실한 조직으로 하나 둘씩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그는 지난 10년간 단체
활동에 열심을 다했고 회장직을 물려준 단체에도 끊임없이 미국사회와 한인사회를 오가면서 열심히 후원했다.
방 회장이 처음 단체 활동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채널 13방송을 보다가 받은 감명과 어떻게든 소수민족으로서 한인이 미국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것을 계기로 그가 채널 13방송의 한인후원회를 결성하게 되면서부터가 시초이다.
거주지가 브루클린에다 직업상 한인사회와는 유리된 생활이고 보니 방 회장은 당시 한인사회에 대해서 인맥이나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그는 질 좋은 채널 13의 교육방송 프로그램에서 그 동안 자신이 알던 수박 겉 핥기 식의 미국이 아닌 진짜 미국이 어떤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때가 바로 75년도.
한국에서는 전혀 접촉할 수 없었던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는 너무나 감탄했다. ‘저것이 바로 미국의 진주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저들과 어떻게든 친교를 맺어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 대한 직접적인 동기는 채널 13 방송에서 본 보드 미팅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니 미국에서 유명하다는 인물은 모두 출연해 그는 ‘저들과 관계를 맺게 되면 한인들에 대한 그들의 인식을 전환시킬 수가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더욱이 프로그램은 너무나 좋은데 당시의 상황은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이 방송의 프로그램이 사장될 지도 모를 위기에 놓여있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의 지속성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당시 뜻을 같이 하는 전문의 엄규동 박사와 이기웅 전 스태튼 아일랜드 한인회장과 함께 93년 겨울 채널 13방송국을 찾아갔다. 채널 13 한인후원회 조직은 결국 그의 이런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10년동안 방회장이 여러개의 단체를 동시다발 식으로 운영해온 것은 인맥이 거의 없는 자신의 입장에서 채널 13 방송의 지속적인 후원을 모색하다 보니 생겨난 결과라고 한다. 누가 이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는 개의치 아니하고 무조건 앞만 보고 열심히 뛰었다. 이것은 전적으로 그의 뜨거운 열정과 필요성에 대한 집념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항간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실제로 구설수에도 많이 올랐으나 그는 자신의 하는 일에 나름대로 분명한 소신을 갖고 있었다.
다름 아닌 우주만물의 기본인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중요한 요소로 삼은 것이다. 그 결과 하늘은 공중으로 퍼뜨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채널 13 방송 한인후원회를 조직했고, 땅을 확실히 짚어야 한다는 뜻에서 퀸즈 보태니칼 가든의 후원회를 조직했으며, 미래의 가장 중요한 역군을 청소년으로 보고 청소년재단을 맡게 되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채널 13후원회나 퀸즈 보태니칼 가든 후원회는 결국 한인사회의 원동력인 청소년을 위한 활동의 포석으로 삼은 것이라고 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런 단체들은 꼭 한인사회에 필요하고 한인들이 관심을 갖고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이 목적을 향해 지금까지 무조건 달려왔다고 한다. 그런 결과 결실도 있지만 혼자서 여러 단체를 이끌다 보니 힘이 많이 들었고 때로는 한인들의 무관심과 호응 부족으로 역부족을 느낄 때도 많았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힘들어서 못해먹겠다는 말도 자주 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10년 봉사하면 됐지 하면서 그는 이제 올해 임기가 끝나는 청소년재단을 마지막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 조용히 뒤에서 도울 생각을 갖고 있다.
경상남도 진주 태생인 방 회장은 70년도 한국에서 서울의대를 졸업했다. 3년간 군복무를 마친 후 인턴에 이어, 레지던트를 하는 과정에서 학교를 중단, 다시 정치 외교학과를 지망하기 위해 입시공부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구들의 만류로 그는 결국 뜻을 꺾고 다시 한국과 미국의 의사자격 시험을 거쳐 취업으로 미국에 건너왔다. 브루클린의 킹스브룩 주이시
메디칼센터에서 인턴쉽을 거쳐 뉴욕 메소시스트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78년에 마치고 자격시험에 통과한 후 지금까지 내과의사로 환자들을 돌봐 왔다.
이런 가운데 그는 매일 단체 일을 하기 위해 남보다 수면시간을 줄이고 새벽에 일어나 연중 일정을 미리 미리 짜곤 했다. 회원들에게 그 계획과 소식, 안내사항을 일일이 손수 써가며 회원들에게 수없이 많은 메일을 지금까지 띄워왔다. 방 회장은 한 단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 활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고 행사 때 참여해주는 것이라며
많은 단체들이 그들의 활동에 꾸준히 관심 가져주고 열심히 참여해 주게 되면 단체활동이 저조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청색이 남색에서 나왔지만 남색보다 더 푸르다’는 의미가 담긴 `청출어람’의 자세를 예로 들며 미국사회는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로 올라가면 갈수록 한계점이 생길 수도 있는 나라라며 1세들은 이 한계를 뛰어넘어 2세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고 뒷받침 해주면서 길을 닦아주고 2세들은 1세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슬하에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한 큰 딸 미셸(28), 전액장학생으로 NYU를 졸업하고 비즈니스 스쿨에서 부동산학을 전공하고 있는 아들 에릭(27), 의사가 되기 위해 소피데이비스 바이오 사이언스를 공부중인 막내 딸 에리카(25) 등 1남2녀가 있다.
<여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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