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뜬 밤의 맨하탄 전경. 태양과 맨하탄 야경을 합성한 사진이다. 민족사는 물론이고 개인사에도 언제나 명암이 교체한다. 태동이래 번영기만을 구가해온 민족은 존재하지 않았다. 출생 이후 행복만을 향유하는 개인 역시 없다. 낮과 밤이 순환하듯 개인이나 민족도 흥망성쇠를 겪는다. 뉴욕 뉴저지 한인 및 한인사회도 당연히 어둠과 밝음, 번영과 쇠락의 서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단지 밝음과 번영의 시간은 길게, 어둠과 쇠락은 가급적 짧게 줄이도록 노력할 뿐이다.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그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태양(Nikon F4, Lens 20mm, f=22, 1/8000 20분간격 다중촬영)과 맨하탄 배경(Nikon F4, 200mm, f=5.6, 1/2)을 합성 <김재현 기자>
새로운 도약,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인 경제, 한인 거주지역, 한인 2세, 우리 문화 등 모두가 도약과 변화의 대상이다. 이를 무시하거나 회피하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경제가 어렵다. 특히 한인 경제가 어렵다고들 한다. 주류 사회 경기는 좋아졌다는데도 한인 사회는 그렇지 않다. 주류 쪽 경기가 좋아지면 한인 사회 경기도 뒤따라가는 현상이 없어졌다.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 기업의 해외 아웃소싱 설, 주류 사회 경기 회복 착시 설 등 여러가지다.
그러나 회복되지 않는 한인 경제의 원인을 주업종의 경쟁력 퇴조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가발, 봉제, 세탁, 청과, 델리, 네일 등은 그간 뉴욕 뉴저지 한인 사회를 번영시켜왔다. 일부는 기존에 있었고 다른 일부는 한인들이 창조하다시피 한 업종이었다. 한인들이 단독 드리블하던 이들 업종은 얼마전부터 타민족의 강한 태클에 걸려 고전하고 있다. 자연히 경쟁력과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업종의 침하는 한인 커뮤니티 경기 전반을 주름지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의 주업종은 수익 구조를 극대화할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 한인 사회를 번영시켜나갈 새로운 주업종 창출도 시급하다.
퀸즈 플러싱, 뉴저지 버겐카운티로 대표되는 한인 밀집 거주 및 상업 지역은 현재처럼 굳건히 지켜야 한다. 아니 더 번성시켜야 한다. 이들 지역에 더해 새로운 주무대를 개척해야 한다.
시간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외치는 한인 정치력 신장도 구두선에 그쳐서는 안된다. 2세들 가운데 기필코 주류 정계에 뛰어들 인물이 나와야 한다. 이는 당사자 개인만의 영달이 아니다. 한인 사회가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되느냐 마느냐가 여기에 달려있다. 아니 최소한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튼실한 한인 정치인을 배출해야 한다.
미주 한인은 지난해로 이민 100주년을 맞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또다른 100년을 역사할 징검다리 세대다. 집단으로서 한인 사회, 개체로서 너와 내가 ‘향후 100년 웰빙’을 위해 새로운 도약,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뉴욕한국일보는 ‘새로운 도약, 과감한 변화’를 창간 특집 주제로 정했다.
한인 주력업종의 오늘과 내일
■ 청과협회
힘들게 닦은 터전...또다른 성공모델 찾아야
청과와 식품, 네일업계는 현재 뉴욕 한인 경제의 버팀목이다. 70년대와 80년대 시작된 이 업종은 한인들이 전체 업계의 70~80%를 차지하고 있어 타민족이 끼어들 여지가 없을 만큼 탄탄한 위치를 굳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미래가 장미빛만은 아니다. 미국 경제 침체와 맞물려 이 업종들의 불황이 심화됐으며 결국 대형화와 공동구매, 전문화, 업종 다각화 등의 노력
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들 업계의 성장 과정과 위기, 발전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청과는 ‘성실과 근면’으로 상징되는 한인들이 뉴욕 초기 이민역사에서 ‘땀과 눈물’로 일궈놓은 대표적인 업종이다.이민 초기였던 70년대 초반 한인들이 청과업소를 오픈하고 헌츠포인트 청과시장에 출입하기 시작했다. 초창기 한인 청과업주들의 표현을 빌리면 ‘하우 머치(How much)’라는 단 한마디로 텃세가 심한 시장에서 버텨나갔다.
한인 청과인들은 주 7일 새벽부터 늦은 밤시간까지 일했으며 목숨을 걸고 헌츠포인트시장에 다녔다. 당시만해도 헌츠포인트시장이 코압 형태가 아니었으며 아무나 출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으슥한 곳에 숨어있던 강도들이 불쑥 나타나 총을 들이대고 금품을 빼앗아 갔으며 시장안에서는 차별적인 도매업소의 횡포와 주차 문제로 인한 시비로 폭행 사건이 많이 발생했다. 심지어 78년에는 주차 문제로 미국인과 시비가 붙어 한인 청과인 2명이 총격 사망하기도 했다.
현 청과협회의 전신인 청과상조회가 설립된 것도 생존권의 차원에서다. 청과업종의 특성상 시장에서 한인끼리 매일 만나게 되고 구매와 관련된 차별에 공동 대응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다.
청과상조회는 74년 처음 결성됐으며 점차 친목차원에서 벗어나 공동 구매나 공영트럭 운영, 도매업소에 대한 불매운동 등을 주도했다. 90년에 발생한 브루클린의 처치 애비뉴 사건은 한인 청과인들의 결속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청과업은 많은 자본보다는 노동력으로 승부를 낼 수 있었기 때문에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대거 몰렸다. 70년대 후반에 이르러 한인 청과인이 500명을 넘어섰으며 지역별로 계속 확대해 나갔다. 청과업의 발전은 무엇보다 외부의 압력에 힘을 모으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도매업소의 횡포에 대항하고 주차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끼리 내부적으로 결집하던 한인 청과인들은 82년 ‘한인 청과상이 통일교 자본과 관련있다’는 미언론의 보도에 항의하고 90년 처치 애비뉴 사건과 관련 ‘9.18 평화시위’ 개최 등 외부적으로 활동을 넓혀나갔다. 이같은 활동이 한인 청과인들의 위상을 높여주었으며 협회차원에서 2세를 위한 장학재
단 설립과 추석맞이 대잔치 등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청과업의 어려움은 90년대 후반부터 종사자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메트로 일대 한인 업소의 수는 1,200여개이며 운송(딜리버리) 등 청과 관련 종사자들은 2,000여명에 달한다.
뉴욕한인청과협회 전홍규 봉사실장은 그러나 매년 1~2%씩 감소하는 추세라며 매출 감소와 새벽 시장 등 힘든 노동 환경 때문에 점차 소규모 업소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청과업은 힘들게 닦은 터전 위에 또다른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 높은 렌트와 인건비 상승, 미국의 대형 수퍼마켓 등과 경쟁하기 위해 업소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상품의 품질과 고객 관리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이세목 청과협회장은 과거 청과에서 샐러드바를 처음 시작해 폭발적인 성공을 거뒀듯이 청과업소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
▶이세목 청과협회장
업소 대형화.품목 다양화 성공비결
업소 대형화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추세이며 품목의 다양화도 적극 생각해야 합니다.이세목 청과협회장은 청과업종의 성공 모델로 뉴욕업스테이트의 한 청과업소를 운영하는 서동원씨를 소개했다.
이 업소는 이 지역에서 별로 인기가 없는 조그마한 샤핑몰에 입주했다. 처음 1년 동안 열심히 일을 했지만 매출이 오르지 않고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서씨는 싱싱한 과일과 야채를 꾸준히 공급, 박리다매로 팔았다. 또 델리 품목과 생선 등을 갖다놓고 주민들이 한 자리에서 원스톱 샤핑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씨의 업소가 입소문이 나면서 이 지역의 명물이 됐다. 그동안의 자신의 희생과 과감한 투자, 상품 다양화가 성공을 거둔 것이다.이 회장은 청과업의 스타일이 저소득층을 상대로 싸게 사서 싸게 파는 것과 좋은 상품을
비싸게 파는 2가지 방식이 있다며 그러나 싸게 사서 싸게 파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발전이 없다고 말했다.
마진을 줄이더라도 좋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업소의 장기적인 성공 비결이라는 것이다.이 회장은 고정 지출이 어느 업소나 비슷한 상황에서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판매하는 대형화 추세라며 소규모 업소라도 지역 주민과 친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 관리 차원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탁협회
서비스 개선. 장비 현대화 업계 발전 지름길
뉴욕 한인들의 세탁업 역사는 197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탈리아계와 유대계가 장악하고 있던 세탁업계는 타고난 근면성과 손재주를 자랑한 한인들에게 금새 점령됐다. 70년대 중반 한인들은 뉴욕시 5개 보로와 롱아일랜드, 업스테이트에서 하나 둘씩 세탁소를 차리기 시작했으며 특히 맨하탄서는 델리그로서리 등에서 일하던 한인들이 인근 세탁소가 꽤 괜찮은 비즈니스라는 걸 알게 되면서 속속 이 업종에 동참하
게 됐다.
어느덧 78년께는 한인 세탁소가 30여개 업소로 늘어났으며 이후 2~3년 동안 폭발적인 팽창을 거듭해 80년에 이르러서는 100여개 업소로 확장됐다. 이러한 붐을 타고 78년 한인 드라이클리너스협회가 발족됐으며 이후 기존의 이탈리아, 유대계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던 세탁소를 한인들에게 넘기게 됐고 뉴욕 한인의 주요 비즈니스의 하나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인들의 세탁업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맞았다. 미국 경기 호황과 함께 세탁소 문만 열면 2~3년 내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돈을 벌었던 것. 게다가 한인 이민자 유입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세탁소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에는 드롭 스토어를 포함해 뉴욕 지역의 한인 세탁업소는 약 5,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인들의 세탁업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타고난 근면성이 고객들로부터 큰 점수를 받았으며 얼룩을 빼거나 수선 등에서 남다른 손재주를 자랑해 어느 곳에서든 쉽게 정착할 수 있었고 그 만큼 돈도 벌었다. 이 덕에 60~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세탁업계와 비교해 한인들은 불과 30여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 세탁업의 주류로 자리잡
아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 동안에 세탁 장비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70년대 한인들이 세탁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장비 대부분은 1세대 기계로 세탁과 건조가 분리돼 있었고 세제는 탁월한 세탁력을 자랑하는 퍼크가 주종이었다. 이후 기술의 발달로 80년대 초부터 세탁과 건조를 함께 할 수 있는 2세대 세탁기가 등장했고 한인 세탁업도 이들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퍼크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에 해로운 물질이 섞여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80년대 중반부터는 이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이 기간에 연통이 사라지고 기계 자체의 냉각장치를 이용해 세탁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3세대 세탁기가 등장하게 됐다.
결국 90년대에 접어들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93년 연방 환경 관계자들이 세탁업소에서 사용하는 퍼크 세제를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어 주별로 적합한 환경 규제법을 만들도록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당시 마리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환경위원회를 구성해 퍼크 세제 규제를 하게 됐고 이와 함께 한인 세탁업소들은 물 또는 하이드로카본 등을 사용
하는 기계 등 제4세대 세탁기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세탁업은 이러한 환경 변화와 함께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이미 뉴욕 지역 등의 세탁업이 포화 상태를 맞으면서 과당경쟁과 덤핑의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 더구나 기존의 한인 업소 근처에 새로 세탁소를 오픈해 한인 업자들끼리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일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인 세탁업은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는 김영환 전 19대 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장의 설명이다. 지난 30여년과 비교해 세탁소를 운영하는 사람과 각종 장비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그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 회장은 퍼크 기계 대신 하이드로카본 세탁기계를 사용해본 결과 섬유의 촉감이 좋아지고 앨러지 반응도 크
게 줄어 고객들이 반기고 있다며 보다 나은 기계를 이용한 서비스 개선과 컴퓨터 등을 이용한 비즈니스의 현대화가 앞으로의 세탁업을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 동안 한인들의 세탁업은 소매업소 중심으로 확장돼 왔는데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앞으로는 세탁에 필요한 각종 세제에서 옷걸이, 비닐백, 옷에 붙이는 택 등 서플라이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현재 의류에 부착하는 택 시장만 해도 전체 규모가 2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케미칼의 경우 마진이 좋아 5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게다가 컴퓨터 이용이 늘면서 이를 유지하고 적절하게 업그레이드 해주는 등 전문 관리 분야도 유망한 직업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환 회장은 이미 한국 세탁소가 전체 시장에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서플라이 분야에서 자리를 잡기가 쉬울 것이라며 어카운트 200개 정도만 확보하면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택의 경우 특수 인쇄와 관련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시장 공략이 쉬울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보일러, 전기, 컴퓨터, 직물 등 관련 분야가 넓어 고정적인 세탁소 개념을 탈피하고 보다 넓은 분야의 서플라이, 관련 분야 제조업 등으로의 시장 개척이 유망하다는 평가다.
또한 이미 포화 상태가 된 세탁 시장에서 신규 업소를 차리기보다는 기존 업소를 인수한 뒤 리모델링과 선진화된 마케팅을 도입해 영업을 정상화하는 방법도 적극 추천되고 있다. 특히 이민 1세대들이 서서히 나이가 들면서 은퇴를 앞두고 있어서 앞으로 좋은 신용을 갖고 있는 업소들도 대거 시장에 나와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 이무림 협회장
새 마케팅 도입 적극 변화 대응
한인 세탁업은 이제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로 갈수록 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세탁업을 해오던 1세들마저 은퇴를 앞두고 있어서 극심한 시장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1990년부터 5년간 10~15대 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장을 맡았던 이무림씨는 이미 시장 포화로 인한 폐해는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데 신규업소들의 덤핑에다 중국, 아랍 등 타민족의 진출이 눈에 두드러지고 있다며 게다가 1세들이 자신이 운영하던 세탁소를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적어지면서 뉴욕 한인들의 세탁업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무림 전 회장은 과거 유대인이나 이탈리안들은 자식들에게 세탁업을 물려줬지만 한인들은 이런 케이스가 적다며 물론 자식이 아버지의 직업을 물려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없지만 1세들이 어렵게 터전을 마련했는데 너무 쉽게 물러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80년대만 해도 15만달러 정도를 투자하면 3~4년 내에 모두 회수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으며 현재 세탁소 중에서 경재의 심화와 자연 도태로 30~40%는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새로운 마케팅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로 대응할 경우 아직도 세탁업에서 승산은 충분하다고 한다. 이 회장은 어떤 비즈니스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보다 나은 서비스와 선진화된 마케팅으로 승부한다면 극심한 변화 속에서도 세탁업으로 성공할 수가 있다며 1세들의 장점을 이어받고 여기다가 젊은 사람들의 참신한 아이디
어와 선진화된 기법을 도입한다면 세탁업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장래준 기자>
■ 뉴욕한인 경제 나아갈 방향
한인 경제권의 미래 성장 동력은 과연 무엇인가.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뉴욕일원 시장의 추세는 한인 경제권에도 더욱 신속한 변화와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본격 시작된 한인 경제권은 빠르게 성장해가며 뉴욕시 경제를 이끌어 가는 하나의 동력으로 뿌리 내렸다.가발업이 기반이 돼 일어난 한인 경제권은 그 이후 세탁, 청과, 수산, 네일, 뷰티서플라이,잡화업까지 20년도 채 안돼 뉴욕 일원의 소규모 자영업계를 장악해왔다.
점유율만 해도 업종 당 70∼8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한인 경제권이 그동안 뉴욕시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쳐 왔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단행된 정부의 웰페어 축소 정책을 비롯 메가스토어의 등장, 임대료 급등, 과당경쟁 등은 한인 주력 업종이 쇠퇴과정을 걷게 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주력업종의 고도화 실패와 새로운 업종 개발에 대한 노력 부재로 최근 수년간 연쇄적 불황사태를 맞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아직도 전통 업종만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뉴욕한인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전미 소매유통업계별 판매고 추세(1992-2003)
<단위:10억달러>
업종 1992 2003 증감율
가구* 55 97 74%
가전/전자 43 95 121%
건축자재/정원 161 321 99%
식료품/음료수* 371 506 36%
건강/의료품 91 192 111%
주유소 157 268 71%
의류/신발* 120 178 48%
운동기구/서점 49 79 61%
종합잡화 248 471 90%
기타 소매* 56 105 88%
무점포 소매 81 189 133%
식당/주점* 203 357 76%
백화점 181 216 19%
할인매장 94 128 36%
전국연쇄점 87 88 1%
도매형초대형점 40 218 445%
온라인통신판매 81 189 133%
합계 2037 3569 75%
자료=연방센서스 *한인 선호업종
전문가들은 이같은 물음에 답하기 앞서 한인들의 주력 업종이 현재 전체 미국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경쟁력 변화의 추세를 분석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업종별 판매고 추이를 집계한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2∼2003년 동안 한인들이 종사하고 있는 주요 업종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게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표 참조>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주요업종들의 판매고가 지난 10년 동안 75% 성장했는데 반해 식료품, 의류/신발, 식당/주점 등은 각각 36%, 48%, 74% 성장하는 데 그치고 있다.반면 대형화하고 있는 업종과 무점포 소매업과 같은 최신 업종의 매출고는 크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이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전통 한인 업종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이는 한인들의 주력 업종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업종 흐름과는 괴리돼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페얼리 딕킨슨 칼리지 상박 전 교수는 한인 경제가 침체된 것은 20여년 동안 일궈 온 한인 주력업종의 고도화를 이뤄내지 못한데다 활발한 신업종 개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해답은 한인 경제권의 돈 줄기가 될 업종을 찾아내 급변해 가는 미국경제의 거대한 흐름을 타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또한 전통 주력 업종의 시스템 전환과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화를 이뤄내야한다는 것이다.
■한인 주력업종의 고도화
맨하탄 미드타운에 위치한 ‘살롱투데이’의 매장에는 전통적인 네일살롱 코너와 함께 초 현대식 시설의 데이스파 및 스킨케어 코너가 공존한다.
지속되는 경기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수년 째 괄목할만한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 업소는 현재 맨하탄에만 4개의 체인점을 운영하며 수천명이 넘는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소비경기 둔화라는 불황 속에서도 이 업소가 이처럼 빼어난 실적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수익성 위주로 재편한 사업 구조 덕분이었다.즉 전통 업종인 네일살롱은 언젠가 베트남이나 중국계의 추격 등 거센 도전에 시달릴 것이라는 판단에 고부가가치 구조로 다각화한 것이었다.
정수정 사장은 네일업종이 살기 위해서는 노동 집약형의 전통 모델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업종 다각화를 통해 변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고집스런 투자와 기술 개발이 앞서야 한다고 성공비결을 설명했다.
10여년 전부터 갈수록 심해지는 과당경쟁과 타민족 업소들의 시장 잠식으로 한때 여느 업소들처럼 심한 수익률 하락으로 살롱투데이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정 사장은 6년전 과감히 업종 다각화를 시도했다. 데이 스파와 스킨캐어 코너를 매장 내에 신설하는 것을 비롯 3년전에는 스파 페디큐어, 얼굴 맛사지, 발 반사요법 등으로 서비스 분야를 늘려 지속적인 품질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같은 발빠른 사업구조 전환은 지난 9.11테러 이후 네일업계가 심한 타격을 입었을 당시에도 유감없이 효과를 발휘했다. 대부분의 업소들이 앞다퉈 감량 경영에 나섰지만 살롱투데이는 오히려 투자를 늘려 체인점을 오픈했다.
맨하탄 업타운에 위치한 한인 잡화점 ‘메트로 플라자’도 눈 여겨 볼만하다.가격이 훨씬 저렴한 중국계 및 동남아계 업소들이 거세게 추격해오고 있는데다 대형 백화점들 마저 소규모 잡화점들이 취급하고 있는 품목들을 판매하면서 한인 잡화업계는 이제 살아남기 위한 변화의 노력에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메트로 플라자의 유인목 사장은 한인 잡화업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화와 고급화를 기본축으로 삼아 다른 경쟁업소와 차별화해야 한다며 잡화업소들이 수십, 수백 종류의 품목을 진열, 판매하는 기존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설 땅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트로 플라자는 이같은 이유로 3년 전부터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만물상이었던 업소를 여성 전문 패션 잡화점으로 과감하게 변신시켜왔다. 품목도 고가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폭 바꿨다.사업 구조를 수익성이 낮은 남성 품목을 줄이는 대신 소비성이 강한 여성 고객 중심으로 개편하는 게 유리하다는 유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이같은 유 사장의 아이디어는 요즘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업소가 여성 전문 잡화점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손님들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
유 사장은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끊임없이 선보이는 것만이 확실한 살길입니다라고 말했다.결국 전통업종의 틀을 그대로 두면서 업종 형태와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로 옮겨가는 구조 고도화만이 한인들의 전통 업종 생존방안임을 실례로 보여주고 있다.
맨하탄 매디슨애비뉴에 있는 한인세탁업소 ‘메릿 클리너’도 이 사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이 업소는 일찍부터 미국인 마케팅 세일즈 퍼슨을 고용하고 인근에 위치한 극장의 무대의상을 취급해오고 있다.
주요 극장 18곳과 독점적으로 세탁 계약을 맺음으로써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전산시스템 구축으로 철저한 고객관리는 물론 인력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내면서 비용도 줄여나가고 있다. 최근들어 과당경쟁과 함께 수익구조 악화로 허덕이고 있는 여느 세탁업소들과는 구별되는 마케팅 기법이다.
김영환 사장은 무대 의상 한벌에 보통 4,000~7,000달러의 고가품이라며 처음 계약 맺기부터 세탁물의 품질까지 매우 까다롭지만 마진이 높고 세탁 기술도 향상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성과는 김 사장이 세탁 공정에 대해 간여하지 않고 마케팅 쪽으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직원이 30여명이 있지만 각 분야별로 매니저가 책임을 지고 일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가격만 싸다고 성공하는 업소는 없다고 말하고 서비스 업종인 만큼 고객 관리와 마켓팅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업소는 인근에 있는 주류 호텔으로부터 세탁 전담권을 따내기 위해 마케팅 중으로 접촉 중으로 장차 세탁 도매 전문회사로 키워 나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뉴욕한인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한인 주력 업종들은 이제 단순 노동 위주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구조 고도화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인 경제권을 향후 떠받치고 나갈 새로운 업종도 뿌리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업종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한인들의 새로운 업종으로 자리를 굳혀가는 사례도 눈에 띄고 있다.이 중 대표적인 업종은 일본식 달러 스토어. 일본식 달러 스토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1달러 미만 상품을 판매하는 99센트 점포가 성업 중인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한인 상
인들을 주축으로 개발한 업종이다.
지난해 중반 생겨나기 시작한 이후 1년도 채 안되는 기간 뉴욕, 뉴저지에만 15개 업소 이상이 늘어나는 등 출점 속도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초기 한인 및 중국인 손님에 한정됐던 고객층이 점차 히스패닉과 흑인, 백인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매출도 크게 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자이는 현재 뉴욕일원에 4개의 직영점과 6개의 프랜차이즈를, 사무라이는 직영점 2개와 프랜차이즈점 1개를 운영하고 있다.후발 주자인 피카피카 역시 직영점 2개를 오픈한 것을 비롯 앞으로 미 전역을 대상으로 직
영점과 프랜차이점을 확대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피카피카의 한 관계자는 일본식 달러스토어는 일제라는 이미지에다 기존 달러스토어의 제품 가격과 차이가 없으면서도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우월하다는 점에서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이제 하나의 업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한인들에게는 미지의 세계로만 여겨오던 제조 산업에 뛰어들어 성공가도를 달리는 회사도 있다.뉴저지 소재 ‘BJ 인터내셔날’은 한국의 비디오테이프 원단을 들여와 비디오테이프 껍질(일명 하우스)에 감아 녹음되지 않은 테이프를 생산하는 업체. 현재 한달에 40만개 이상의 비디오 테이프를 생산해 뉴욕 및 뉴저지는 물론 필라델피아와 커네티컷의 일반 소매시장과 영
화사 등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창업 3년 만인 재작년 처음 손익 분기점을 넘은 이 회사는 갈수록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 최근 서부지역에 제2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정주훈 사장은 뭔가 색다른 업종을 찾다 보니 한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비디오테이프 제조업을 선택하게 됐다면서 처음 생각과는 달리 경쟁력이 있어 업체들의 주문이 잇따르면서 생산규모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이후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한인 닷컴업계도 지난해부터 속속 재등장하면서 한인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도시락을 전화나 컴퓨터를 통해 배달 받을 수 있는 ‘도시락닷컴(www.dosirak.com)’을 비롯 온라인 한글 자동차 전문 검색업체 ‘카사시오닷컴(www.CarSasio.com)’, 잡지 할인 사이트’치퍼맥스닷컴’(www.cheapermags.com), 온라인 증권교육정보제공업체 ‘월스트릿맨닷컴
(www.Wallstreetmen.com) 등이 바로 그런 업체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한 도시락닷컴은 맨하탄과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에디슨, 트렌턴 등에서 주문 후 배달 서비스를 실시, 매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카사시오닷컴은 차량 정보 및 딜러 소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락닷컴’의 윤지로 사장은 지난 90년대말 한인업계에 새사업 모델로 제시됐다가 줄줄이 휴폐업을 해야만 했던 닷컴기업이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고 다시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면서 닷컴업계 경우 수익구조만 제대로 갖춘다면 IT 기술력이 뛰어난 한인들에게는 머지 않아 매력있는 업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상박 페얼리 딕킨슨 전교수는 그동안 유통 판매업에만 치중돼 있던 한인 경제권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재에서 안주할 것이 아니라 부단히 신업종을 발굴, 보다 넓은 영역으로 뻗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김노열 기자>nykim@koreatimes.com
■네일협회
스킨케어 네일업 접목으로 ‘제2의 호황’ 기대
▶호황
네일업은 한인들이 일궈낸 신종 비즈니스다. 맨하탄 네일 살롱의 역사는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용실의 한 분야였던 네일은 유대계에 의해 독립업종으로 특화 됐으나 특별한 손재주가 없어 인기를 끌지 못해 사양산업으로 취급 됐었다.
하지만 80년대 초 네일 살롱에서 일하던 한인여성들을 중심으로 맨하탄 미드타운 지역에 하나 둘 오픈, 한인들의 진출이 본격화 됐다. 이후 한인 네일 업소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10년만에 맨하탄 네일 시장을 장악했다. 뉴욕한인네일협회에 따르면 뉴욕일원에는 현재 3,500여 네일 업소가 성업중이며 2만여명의 한인이 네일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 위기
고속성장을 하던 한인 네일업계는 90년대 중반부터 차츰 위기를 맞는다. 위기의 시작은 맨하탄 지역에서 발생한 한인업소간 과당경쟁이었다. 맨하탄 한 블럭에 3~4개 업소가 동시에 들어서면서 가격경쟁으로 이어져 결국 폐업을 하는 한인업소들이 속출하기 시작한 것. 설상가상으로 베트남계와 중국계의 진출이 이어지면서 결정타를 맞게된다.
90년대 초 만해도 맨하탄 네일시장의 90%를 점유했던 한인네일업계는 현재 65% 가량만 점유하고 있다. 특히 맨하탄 업 타운 경우 히스패닉과 흑인손님들이 싼 가격을 무기로 한 베트남계와 중국계로 대거 이동했다. 협회 관계자는 한정된 인력의 베트남계는 그나마 다행이다.
중국계의 업계잠식은 상상을 초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90년대 중반부터 업계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급화, 대형화 업종다각화 등 변신을 시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래
네일업이 한인경제에 차지하는 위상은 엄청나다. 네일업 종사자가 한 주에 받는 임금을 평균 400달러로 잡았을 때 네일 업계를 통해 유통되는 한 달 자금은 무려 5,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네일업계 관계자는 네일업은 아직까지 한인사회의 주력업종이라면서 한인업소들은 업종다각화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인네일업계는 한인업소간 과당경쟁 자제와 신기술도입, 업소 대형화 및 고급화, 업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방주석뉴욕한인네일협회 회장은 타민족의 진출을 막기 위해 가격인하 경쟁을 펴는 것은 문제해결의 방법이 아니다며 맨하탄 지역 한인업소들은 고급화, 대형화, 업종다각화를 꾀해 품질차별화를 시도해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스킨케어를 네일업에 접목 차별화를 이뤄야 한다며 협회 산하 스킨케어 연구위원회가 실시하고 있는 스킨케어 세미나를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회장은 스킨케어 면허를 취득, 메디스파와 같은 최신 스킨케어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다면 한인네일업계의 미래는 밝다고 덧붙였다.
▶방주석 뉴욕한인네일협회장
네일 업계는 업종 다각화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방주석 뉴욕한인네일협회 회장은 한인들의 우수한 손 기술을 바탕으로 업종다각화를 시도, 다시 한번 네일 시장을 장악하자고 제안했다. 방 회장은 시시각각으로 압박해 오는 타민족의 시장잠식에 대비, 한인 업소들은 고급화, 대형화 그리고 한편으로는 스킨케어를 네일 업에 접목시키는 업종 다각화를 추진해
야한다면서 스킨케어 접목만이 타 민족 업소와 차별을 꾀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한인네일협회는 지난해 뉴욕주 한인 경우 여권 확인만으로 네일 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했으며 왁싱 면허 시험도 한국어로 응시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왁싱은 업소매상의 25%를 차지하는 효자 업종이지만 80%이상이 무면허로 면허취득이 급선무였다.
협회는 이를 통해 왁싱 면허 취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네일협회를 방문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각국에서 개최하는 네일쇼와 기술경연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방 회장은 뉴욕과 같은 다민족 경쟁사회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서 밝힌 고급화, 대형화, 업종다각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협회에서 실
시하는 각종 교육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진수 기자>jinsulee@koreatimes.com
■ 식품협회
’구매력. 경쟁력 향상’ 전문화 시급
▶식품협회의 태동
뉴욕한인식품협회(KAGRO)는 지난 84년 모 우유회사의 가격 횡포에 맞서기 위해 모인 한인 소매상 30여명이 86년 발족한 뉴욕한인그로서리 협회(초대회장 양희내)를 모태로 한다.
뉴욕한인그로서리협회는 당시 우유회사의 횡포에 맞서 우유 공동구매 사업을 전개, 슬기롭게 난관을 타개했다. 89년 뉴욕한인식품협회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에도 브루클린 한인 청과상에 대한 흑인들의 불매 운동에 대항, 회원 200여명이 뉴욕시청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식품협회는 출범 당시부터 연대를 통한 공동구매사
업을 전개, 단순한 친목단체의 성격을 넘어 한인업소들의 권익을 옹호하고있다. 식품협회에 따르면 현재 한인 식품점은 뉴욕 일원에 약 3,500업소가 성업 중이다.
▶경쟁력 확대와 협회의 위기
식품협회는 출범 이후 자체 경쟁력 확대를 위해 92년부터 식품 쇼를 개최하고 있으며 보다 높은 수익창출을 위해 ‘쿠도 빈스’라는 자체 브랜드 커피를 개발,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한 브라운 앤 윌리엄스 사와 담배 프로모션을 맺어 한인업소에 각종 혜택이 돌아가게 했다. 협회를 통한 계약으로 2배 이상의 프로모션 수익이 창출, 회원업소에 실질적인 이윤을
가져다 줬다.
하지만 업종의 특성상 개별화가 심화, 회원 수가 급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상생을 위해서는 업계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참여가 늘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원이 감소한 현재도 우유 공동구매에 동참하는 한인 업소가 약 400개에 이른다.
식품협회 김영길 회장은 최근 우유 값 폭등으로 소비자 물가지수가 상승,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간의 공동구매 크레딧으로 난관을 잘 극복하고 있다면서 한인식품업계는 공동구매의 노력으로 우유 값 인상폭의 50%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우유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식품협회와 계약을 맺은 회사는 ‘투칸스 우유’이다.
▶공동구매확대와 업소 전문화가 나아갈 길
이건우 전 회장이 지난 2002년, 신년 모토로 내세운 업소의 전문화는 이제 업계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당시 협회는 뉴욕시 일원의 2,500여 회원사에 구매력 향상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적인 상품을 구비해야 하며 나아가 그 가게만이 갖고 있는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지적으로 올가닉 제품과 자연식, 건강제품, 노펫 식품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한인업소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영길 현 회장은 회원배가 캠페인을 전개, 우유와 담배 공동구매에 이어 음료와 주류에 대한 공동구매계약을 체결 회원사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한다면서 협회는 기존에 실시해 오던 세미나와 장학사업, 식품 쇼, 봉사실 운영 등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영길 뉴욕한인식품협회장
공동대등. 구매만이 살 길
김영길 회장은 불황타개를 위해서는 공동구매를 확대, 대형 홀 세일사로부터 실질적인 이득을 얻어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회는 몇 해 전 공동으로 쓰레기 수거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면서 공동대응과 공동구매만이 한인업소들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협회는 회원들이 직접 라이센스를 취득한 뒤 쓰레기 전문수거업체에 하청을 줘 현재 보다 30% 싼 가격에 쓰레기를 수거케 했다. 이어 김 회장은 전문화가 한인업소의 나아갈 방향이라면서 지역의 특성에 맞는 상품을 찾아 매장에 구비하는 일에서부터 건강식품 수요증가에 따른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자연식과 올가닉 제품 등을 보다 많아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지역별로 시장조사를 실시 할 예정이며 이 같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협회보 발간과 웹 사이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협회는 식품관련 마케팅 정보 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다. 먹는장사는 망하지 않는다. 다만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빠르게 파악, 신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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