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비젼즈’브랜드 대상, 한·흑 긴장 우려
잘 나가는 한인 의류업체에 대한 흑인 상인들의 고의적 집단 불매운동이 전개돼 한흑간 긴장이 고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0일 힙합 스타일의 티셔츠를 생산, 판매하는 ‘이스트 코스트’사(사장 강정원·52)의 ‘비젼즈(Visionz)’ 브랜드가 워싱턴 DC와 프린스 조지스 등 흑인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여가자 위협을 느낀 흑인 상인들이 협회(Unity Clothing Associatio n)를 결성해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강 사장이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아이버슨 몰’에 문을 연 ‘비젼즈 스토어’가 판매하는 티셔츠는 인근 30여 개의 상점과 별로 다를 바가 없지만 문제는 같은 고급 품질이면서도 100달러 이상 호가하는 다른 상점 물건과 달리 가격은 훨씬 저렴, 위협을 느낀 흑인 상인들이 ‘Unity Clothing Association’을 조직하는 등 집단 행동에 들어간 것 이라고 전했다.
포스트는 한편 1991년 미국으로 이민와 현재 버지니아 스프링필드와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에 제조 공장을 두고 있는 강씨가 재정난에 봉착하자 직접 상점을 운영하기로 결심하고 지난해 아이버슨 몰에 ‘비젼즈 스토어’를 열었다고 소개하면서 많은 흑인 소비자들은 강씨가 만드는 제품이 품질도 뛰어나고 가격도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의 요지.
강 사장이 아이버슨 몰에 ‘비젼즈 스토어’를 열었을 때 이 상점은 워싱턴 지역의 유사한 상점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물건들이 100달러 이상이 되는 다른 가게와 달리 ‘비젼즈’는 같은 고품질이면서도 값은 훨씬 쌌다.
위협을 느낀 흑인 티셔츠 디자이너들과 상인들은 협회를 급조, 대책에 나섰다. ‘비젼즈’의 주인이 한인이라는 것을 알자 수많은 전단을 클럽과 농구장, 몰 등 흑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뿌리며 보이콧에 들어갔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모든 흑인 동네의 캐리 아웃과 리커 스토어는 아시안들이 장악하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 동네가 ‘강간(rape)’ 당하는 것을 방치할 것인가? 정신 차려랴! 속지 말라!”
이들은 수천 달러를 써가며 보이콧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물론 이미 옷을 산 사람들은 타사 제품으로 바꿔주는 등 소비자 회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강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다음달 버지니아 스프링필드 몰에 상점을 또 하나 열 계획이다. 전국에 체인을 형성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는 강씨에겐 이 상점들은 단지 샘플일 뿐이다.
강씨의 디자인 컨설턴트인 대니얼 몽고메리씨는 “만일 강씨가 DC를 장악하려 했다면 벌써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자신의 가게를 보이콧하는 전단을 보고 놀라긴 했지만 이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이런 방해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자신의 상품을 여전히 찾아줄 것으로 믿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후 티셔츠와 내의를 만드는 공장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강씨는 평생 의류업계에만 있었다.
두 명의 아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미국에 온 그는 1993년 뉴욕 무역 박람회에서 정교한 무늬가 들어간 스포츠웨어를 보고 자신의 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몇 번 실패는 했지만 결국 버지니아에 공장을 차릴 수 있을 만큰 성공을 거뒀고 지금은 3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흑인들이 즐겨입는 ‘어번 웨어(Urban Wear)’를 지역사회 일원이 아닌 아시안들이 만든다면 문제라는 것이 흑인주민들의 생각이다. ‘블랙 머니’는 ‘블랙 커뮤니티’에 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비젼즈’ 소비자들은 “다른 상점 제품들은 가격이 터무니 없지만 ‘비젼즈’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제품을 입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비젼즈’가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시인하고 있다.
어쨌든 ‘비젼즈’ 때문에 30여명의 흑인 상인들은 몇 달전에는 생각 할 수 없었던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강씨 때문에 우리가 힘을 합치는 게 가능했다”면서 “어떤 결과를 반드시 얻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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