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기백 <전의회 도서관 한국과장>
우리나라에 묻히고자 국빈으로 1946년 서울에 와 안식교 병원에서 죽은 우리 임금의 고문 허버트는 궁리란 사업을 낳는 어머니요, 성취의 앞잡인데, 우리가 궁리가 없어 두 고래사이에 새우신세가 됐다(Imagination is the mother of enterprise, the forerunner of achievement and lack of it has made Korea the shrimp between two whales. p. 147)면서 우리 원수인 ‘풍신수길’(도요도미 히데요시)을 영웅이라 했다. 우리를 가장 동정한 허버트마저 이렇게 우리 원수를 영웅시했다면 왜 이런 말을 했나 알아야겠다. 지성에 의심할 바가 있으면 불신과 배반(Perfidy)이 따르나 한다. 허버트가 묻힌 양화진은 경기도 관할 구역이기에 경기도 토목국 서무과장으로서 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이미 인용한 정약용은 “배움이란 잘못 깨닫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럼 이 잘못을 깨닫는다는 말은 뭘 말하는 걸까. 그 실 한자를 바르게 알자 란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우리 삶에 얽힌 잘못, 곧 우리의 ‘걸림돌’을 깨닫는 말로 바꿔 본다. 이는 문화, 곧 풍속에서 온 잘못과 틀린 사리를 Critical 하게, Inquisitive하게, 그리고 논리(Logical) 있게 보고 생각하는, 곧 Imagination이 부족한 잘못이며; 문물을 궁리와 기교(Mechanical)와 재간(Dexterity)으로 개량 안 하는 잘못이며; 나아가 우리 ‘전통과 유산과 가치관’에 깔려있는 걸림돌을 두고 한 말이다. 이를 박지원 작품집(2) 47쪽에 있는 말로 말해보면 “대체로 중국 가마의 법식은 우리나라 것과는 판이하다”면서 “먼저 우리나라 가마의 결함을 말하고 보아야 참말 가마 제도를 똑똑히 알 수 있을 것이다”했다. 다시 말하면 우리 ‘걸림돌’을 알아야 비로소 남의 좋은 것은 안다는 말이다. 연암이야말로 둘도 없는 우리나라의 지성이다.
된 사람과 사회, 그리고 국가, 다 그들의 ‘걸림돌’을 깨달아 알아차려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걸러내지 않나 한다. 이게 바로 ‘새롭게 하자’란 15-17세기 서 유럽 르네상스 지성운동(Renaissance)이며; 18세기 특히 잉글랜드 국가주의(Nationalism)와 계몽운동(The Enlightenment)이며; 19세기 특히 독일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낭만주의(Romanticism); 그리고 가까이 일본의 완전 서양화 ‘탈아입구’운동이다. 우리도 한 때 이들처럼 발버둥친 경험이 있었으나 우리 옛날부터 궁리(Imagination)가 모자라 우리 자신을 재검토, 반성(Introspection)의 절차를 안 거친 아쉬운 민족사가 있다.
문일평은 한미관계 오십년사(229쪽)에 우리 유학생 아메리카 대학에서 공부 잘해 다들 놀라게 했으나, “아메리카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끼친 영향에 견주면 우리 아메리카 유학생의 영향은 문제도 안 된다”고 했다. 어찌 미국 유학생뿐이랴.
해외에서 독립운동 한 분들도 돌아와 한 자리 하는 일에 연연, 우리 겨레 향상을 위해 한 일을 들은 일이 없다. 특히 이 점에 있어 해외에 나간 일본 지도자들이 돌아와 그들 개화에 이바지 한 것과 대조가 된다.
이미 말한 것처럼 먹는 것과 더불어 말과 글이 인간의 두뇌형성에 영향을 준다 한다. 말과 먹는 것에 따라 인간의 지성이 달리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공부하는 것과 이를 응용하는 두뇌 세포조직이 각각 다르단 말이며; 조직적이요 논리적인 말을 배워 자라면 인간두뇌 또한 그리 된다는 말이며; 하나만 알면 인간의 머리는 단순해 융통성 없고 고지식해진다는 말이다. 지성과 인간성은 두뇌의 신경세포에 있고; 이 신경은 먹는 것에 따라 살아 있고; 이와 더불어 말과 글의 형태에 따라 형성된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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