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국(픽포스터 대표)
모든 사람들은 세월의 흐름을 유수와 같다고 표현을 하였다. 또 덧없는 인생의 무정세월이라고도 하였다. 어느새 눈 깜짝 할 사이에 2004 갑신년을 뒤로 하고 2005 을유년의 새아침이 찬란하게 밝았다.
우리는 매년 세월의 벽두에 설 때마다 수없이 많은 다짐과 약속과 각오를 새롭게 한다. 그런데도 작심삼일의 우를 벗지 못하고 속절없이 한 해를 보냈다. 또 미련이 남아 후회하면서도 다시 한번 새로운 결단으로 애꿎은 세월을 원망하며 새로운 해를 맞았다.
금년 만큼은 첫째 목표가 건강관리로 그간 부실해진 건강을 챙겨야 하겠다며 굳게 결심을 한다. 또 오랫동안 찾지 못하였던 고국 방문을 통해 그리운 사람들과의 해후를 다짐해 보기도 한다.
이민 와서 지금까지 영위하였던 지겨운 사업과 채바퀴 돌듯 지루하게 일관해 왔던 모든 생활도 좀 새롭게 변형을 하고 싶다. 그간 무관심하게 지내온 가족들과의 새로운 설계로 유럽 또는 캐리비안 크루즈 여행도 한번 해보아야 하겠다.
수없이 많은 희망사항들을 하나 하나 열거하면서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을 해 본다. 그러나 일년 삼백육십오일 채바퀴 도는 똑같은 생활은 마음 먹은대로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물어물 한 해가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자고 일어나면 바쁘게 직장으로 향하고 열시간, 열 두시간 직장에서 시달리다 집에 돌아와
바쁘게 잠에 빠져들어야 하고, 저녁이라는 어둠이 찾아들기 시작하면 내일의 강박관념으로
가슴이 무거워지기 시작을 한다. “내일은 또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내일이라는 코
앞에 바로 앞날을 걱정하는 습관이 생겨난 것이다.
이렇게 똑같은 연속의 생활 속으로 가야하는 이민생활의 고달픔이 강박관념으로 변질되어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어언 20여년의 기나긴 이민생활을 통하여 가까운 친지, 또는 친구도 생겼고 어느새 새 식구
도 늘어나고 세계 최고 최대의 도시라는 뉴욕의 뉴요커로 살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이런 강
박관념 속에서 초조해야 하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지 가끔은 내 자신도 이해가 되지를 않
는다.
문득 문득 고향산천이 그리웁고 그리운 사람들이 보고 싶어 달려가 그 속에 동화되고 싶어
지는 그 마음들은 세월이 가도 매년 가슴 속에 메아리치고 있다. 어딘가에 맺혀있는 이런
응어리들이 마음의 병이 되어 강박관념으로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어느 때 큰마음으로 결단하고 몽매 그리던 고향을 찾아보지만 근대화로 탈바꿈 되어버린 조
국의 모습은 너무나 달라져 옛날 그 모습, 그 정취를 찾아볼 수가 없다.
미국 이민자들은 미국 거지들이라 표현하고 알맹이 하나 없이 미국문화 보다 몇 배 진전된
듯 모든 생활들이 서양화 되어 겉으로 보기에 풍성한 듯 보이나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
라에 자동차의 홍수로 피폐해진 산하는 옛날 삼천리 금수강산의 명성을 찾아볼 길이 없다.
사람들의 인심도 변질되어 어느 한 곳에도 목마른 자에게 냉수 한 대접 공짜로 줄만한 허술함이 전혀 보이지 않고 악마들이 들끓듯 정치와 모든 사회가 도전적이며 광적인 모습으로 변질되어 있다.이제 우리 이민자들의 신세는 솔직히 조국을 잃어버린 유랑의 이방인으로 전락된 기분이다.
가도 와도 우리가 안심하고 둥지 틀어 안착할 영원한 안식처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세월의 수레바퀴는 계속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이제 2005년 을유의 새해다. 우리는 이제 조국의 향수 따위에 연연하지 말고 또 한번 우리 자신들을 기만하던 마음속의 작심들을 떨쳐내고 진실되며 실천 가능한 다짐으로 단단히 결심하여야겠다.
금년에는 병들어 울지 말고 좀 더 건강해 보자. 또 지난 해 보다는 좀 더 잘 살아 보자. 또 우리 모두가 합심하여 스스로의 권익과 부를 창출해 보자. 그리고 미국 속에 한민족의 긍지와 기상을 높여 보자.
을유년 새해가 우리의 희망과 변혁의 획기적인 해로 우뚝 서줄 것을 진심으로 바라며 동포 가정이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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