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칼/럼
▶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이 세상의 말들 중에 성경 외에 다른 보배로운 말을 찾으라고 한다면 나는 당연히 소크라테스의 철학의 중심 사상인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할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나 자신을 아는 것만큼 쉬운 것은 없을 것이다. 자기 자신 외에 자기를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을 안다고 하지만 오히려 자기 자신을 모를 때가 많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주 밝은 것처럼 생각하지만 가장 어두운 곳은 자기 자신인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그러나 남에 대해서는 관대하지 못하는 법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결점이 있으면 그 결점에 대해서는 숨기고, 때로는 스스로 위로하려고 노력한다. 그렇지만 남의 결점에 대해서는 아주 자그마한 것이라도 지적하고, 그 작은 것을 통해서 전체를 부정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운전하다 보면 나를 비롯해서 거의 대부분의 운전자가 자기가 잘못하기보다는 늘 상대방의 운전자가 잘못했다고 하고 혼자서 자기 차를 운전하며 투덜거릴 때가 있다.
중국의 사상가 맹자가 중국의 연나라나 제나라의 군주나 별 차이 없이 똑같게 보였다. 그런데 서로가 자기가 잘하고 있고, 다른 군주는 못한다고 서로 비방하고 있었다. 그 때 맹자는 오십보가 백보라는 말로 이해를 시켰다. 싸움이 났을 때 적군이 무서워서 오십보를 도망간 병사나 백보를 도망간 병사나 알고 보면 다 그렇고 그런 병사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십보 도망간 병사가 백보를 도망간 병사를 향하여 겁쟁이라고 비난한다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살다보면 누구나 다 옳을 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다 틀릴 때가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때는 내가 재채기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다른 사람이 재채기 할 수 있다. 내가 배고플 때가 있고, 남이 배고플 때가 있다. 내가 배고플 때 밥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서 식욕이 왕성하다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이 밥을 먹으면 사람이 무식해서 게걸스럽게 먹는다고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모르는 일이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다 오십보가 백보인 것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무론 누구든지 네가 핑계치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니라”(로마서2:1)
한때 회교도였던 수피라는 청년은 자기 신앙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 어느 날 수피가 강변을 걷고 있는데, 한 젊은이가 여인을 품에 끼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회교는 술과 여자를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는데 그런 꼴을 보니 마음속에 그 사람에 대한 비난과 정죄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찰나에 강에서 뱃놀이를 하던 배가 전복하여 여러 사람이 사람 살려달라고 소리를 치고 있었다. 수피는 수영을 전혀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용기가 없어 강가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비난하는 그 젊은이가 갑자기 강에 뛰어들어 여러 사람을 구하였다. 그리고는 힘에 지쳐 죽어 가는 듯한 음성으로 수피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여러 사람들 구하다 보니 힘이 없어 마지막 한 사람을 구할 수 없는데 당신이 남은 한 사람을 구해 주시오. 그리고 내가 안고 있던 여인은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이며, 내가 마시던 것은 술이 아니라 물이라고 말을 해 주었다. 이 말을 듣고 수피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으며, 스스로 잘났다고 자랑하던 자신이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한 명도 건지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심히 부끄럽게 여겨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 후 수피는 더 깊은 자기 신앙에 연마하였다.
나는 그 누구와 비교하여 특별하게 잘 난 것도 없으며 그렇다고 못난 것도 없는 것이다. 오십보가 백보라는 생각으로 산다면 마음에 분노나 섭섭함도 없을 것이다. 그래야 마음에 평화가 생기고, 관대하게 되는 것이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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