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British Open 20-23일 로열 리버풀 코스
골프경기의 모든 것은 샷에 달려있다. 20일 영국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 코스(파72·7,258야드)에서 제135회 대회가 개막된 세계 골프 최고 역사와 전통의 브리티시오픈은 천재적인 샷의 역사도 풍부하다. 자, 이제 브리티시오픈 승자와 도전자가 예술가의 머리와 비평가의 가슴으로 이뤄낸 샷을 공개한다
■1979년
△누가: 세베 바예스테로스
△언제 어디서: 로열 리덤 & 세인트 앤스, 4라운드 16번 홀
△문제: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지키던 바예스테로스가 날린 티샷이 주차장에 떨어짐.
△천재적인 샷: 볼이 오스틴 힐리 스포츠카 옆에 떨어지자, 흙투성이 그라운드로 드롭해 웨지로 홀에서 15피트 거리에 붙인 다음 버디에 성공했다.
세베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7번이나 페어웨이를 놓쳤지만 모두 버디를 성공시켰으며, 결국 1언더파로 잭 니클러스와 벤 크렌쇼를 3타차로 따돌렸다.
■1961년
△누가: 아놀드 파머
△언제 어디서: 로열 버크데일, 4라운드 15번 홀
△문제: 웨일즈 출신인 다이 리즈와 팽팽한 경기를 펼치고 있던 파머는 15번 홀에서 드라이브 샷을 덤불 주변에 있던 깊은 러프 속에 빠뜨리고 만다.
△천재적인 샷: 웨지로는 그냥 포기해야만 할 것 같은 라이에서 파머는 6번 아이언으로 낫질을 하듯 ‘죽을 힘을 다해서 힘껏’ 볼을 쳐냈고, 볼은 홀에서 15피트 거리에 떨어졌다. 생애 최초의 브리티시오픈 챔피언을 눈앞에 두고 그가 발걸음을 옮기자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났다고 아놀드는 그 날을 회상한다.
■1998년
△누가: 저스틴 로즈
△언제 어디서: 로열 버크데일, 4라운드 18번 홀
△문제: 1953년 이후 아마추어로서는 최저타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던 로즈는 파4인 18번 홀에서 두 번이나 형편없는 샷을 날리며 그린까지 45야드나 남겨두고 있었다.
△천재적인 샷: 당시 17세였던 영국 소년 로즈의 클럽을 떠난 볼이 러프에 빠졌고, 홀 앞에는 거대한 벙커가 자리하고 있었다. 로즈는 문제없다는 듯이 촘촘한 러프에서 매끄러운 샷을 휘둘렀고 볼은 그린 위로 날아간 뒤 그린을 한 번 튕기고 홀로 들어갔다.
영국 골프 협회의 마이클 보날락 경의 말대로 “내가 이제까지 골프 코스에서 들어본 가장 큰 함성”을 들으며 로즈는 공동 4위를 차지했다.
■2002년
△누가: 어니 엘스
△언제 어디서: 뮤어필드, 4라운드 13번 홀
△문제: 2타차로 리드를 지키고 있던 엘스는 파3 홀에서 티샷을 미스하며 그린 왼쪽에 있던 항아리 벙커에 볼을 빠뜨리고 말았다.
△천재의 샷: 벙커의 벽은 무척 높아서 190cm가 넘는 엘스의 머리가 겨우 보일 정도였다. 설상가상으로 두 다리를 딛고 설 수 있는 라이가 아니라 엘스는 왼쪽 발을 벙커 바깥쪽에 대고 균형을 잡아야 했다.
최악은 벙커에 고무래질을 제대로 하지 않아 볼이 움푹 파인 곳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었다. 더블 보기? 천만에. 엘스는 벙커 가장자리를 가까스로 넘기며 볼을 띄워 홀에서 18인치 거리에 붙였다. 이 홀에서 파를 잡은 엘스는 브리티시오픈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보았다.
■1992년
△누가: 닉 팔도
△언제 어디서: 뮤어필드, 4라운드 5번 홀
△문제: 2위였던 존 쿡이 한 타차로 추격을 해오는 가운데 팔도의 세컨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는데, 라이가 거의 회생 불가능해 보였다.
△천재적인 샷: 파묻힌 볼과 주위의 잔디로 인해 전혀 자세가 나올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팔도는 여러 가지 자세를 시도해 보더니, 마침내 오른발을 모래에 파묻고 왼발은 구부려서 벙커 바깥쪽에 꿇는 자세를 취했다. 놀랍게도 팔도는 균형을 잡으며 볼을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고, 개인 통산 세 번째로 클라렛저그를 거머쥐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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