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에게는 황당한 일일 수밖에 없다. 개나 고양이가 갑자기 토사곽란을 거듭해서 수의사에 달려가 보면 간이나 신장이 망가졌다는 진단이다. 더 기막힌 일은 몇 천달러가 치료비로 날아갔는데 결국 애완동물 장지를 물색해야 하는 결과다. 어떤 개, 고양이 식품을 사 먹인 까닭이란다.
결국은 여러 종류의 동물 식품을 제조하는 캐나다 회사가 중국으로부터 온 굴루틴을 원료로 한 개, 고양이 식품을 수거하기에 이르렀다. 밀가루로 만드는 굴루틴에 ‘멜라민’이란 공업용 화학물질이 섞였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그런데 중국산 굴루틴이 동물 식품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음식 제조에도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동물에 비해 사람들의 덩치가 커서 멜라민이 섞인 음식으로 오장육부가 망가지자면 엄청난 분량을 먹어야 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아무래도 개운한 설명은 못된다. 그러니 중국 제조품은 물론 중국의 원료를 들여다가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만든 것을 사먹게 되는데도 주춤거려지는 게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언젠가 신문에서 보니까 한국의 초코파이가 러시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해서 초코파이를 하나 사왔더니 한국산이 아니라 중국에서 만든 것이라서 실망한 적이 있었다. 지구촌락이나 세계화 현상 때문에 제조회사들은 인건비나 재료비가 싼 곳으로 공장을 옮김으로써 싼 값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자본주의 경제체제 아래서 불가피한 현상인지는 몰라도 식품 구입 때 원산지를 따져야할 판이니 복잡한 세상이 되었다.
또 음식점에서도 싼 재료를 써야 이윤의 폭이 넓어지니까 중국산 원료를 쓰는 경우가 흔하다니까 외식하기도 무서운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렸을 때 읽은 수호지 내용 중에서 주막에 찾아온 사람들을 술 먹여 죽이고는 만두 재로로 사용했다는 끔찍한 구절들이 연상되는 이유는 얼마 전 ABC 방송 등에서 방영한 바 있지만 가벼운 죄인들도 마구잡이로 사형시키고 간, 신장 등의 장기를 채취해서 감옥 부근의 병원에서 대기하고 있는 외국인 장기 이식 대기자들에게 집어넣는 현대판 의료상의 식인주의에 대한 보도 때문일 것이다. 중국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정부에서 속히 시정하지 않는다면 중국 불신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음식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는 비타민 생산도 대부분 중국에서 이루어진단다. 전에 뉴트라 스위트 회사 사장이던 전문가의 기고문을 읽은 적이 있다. 경쟁할 수가 없어서 미국에서 비타민C를 생산하던 마지막 공장이 1년 전에 문을 닫았다는 것이다. 유럽의 최대 비타민C 공장도 작년 겨울에 문을 닫았으며 지금 선진국에는 단 하나의 공장만이 가동 중이란다. 물론 서양 회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세우고는 품질관리 등 철저히 한다지만 전 세계 비타민C의 8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그중 상당부분이 안전과 품질유지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방식품의약국(FDA)의 역할도 미미하다. 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쇠고기는 미 농림성에서 검사하지만 굴루틴 같은 음식의 원료의 생산시설에 대한 FDA의 검사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식품 생산과정에 쓰이는 물이 수은 같은 중금속과 살충제로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 음식이나 약품의 유해 가능성은 물론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엊그제 보도를 보면 ‘옥시콘틴’이라는 강력한 진통제의 미국 제약회사와 현·전 중역 몇이 그 약의 심한 중독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안전한 것으로 허위 광고를 했다는 죄목에 유죄를 자인했고, 도합 6억3,500만달러의 벌금을 물기로 했다는 것이다.
허위광고로 28억달러의 수입을 올렸다는 것이니 돈만 벌린다면 사용자들이 아편중독자처럼 되어버린다던지 심지어는 죽어도 무방하다는 악질 비즈니스 방법이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라는 성서 구절을 생각나게 한다.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세상은 아니지만 여름철에는 상치, 시금치, 고추, 토마토라도 심어 청정음식을 먹어보도록 노력해야겠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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