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이제 곧 노무현 정권이 끝나고 이명박 정권이 시작된다.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을 기쁨으로 환영하는 것만큼이나 물러가는 대통령에게도 박수치며 환송해 주는 것이 아름다운 상식 아니던가. 그런데 모국의 분위기는 그렇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취임하는 대통령에게는 대체로 환영일색인데 퇴임하는 대통령에게는 앓던 이빨 빠져나간 느낌이란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쩌다가 그 지경이 되었을까? 그가 남긴 치적이 전혀 없는 것만도 아닐 터인데 그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내던 지지자들조차 이제 대부분 등을 돌리고 말았는가? 정치적 논리로 설명되는 부분도 있고 경제적 이론으로도 풀어낼 수 있으리라. 다만 종교인의 눈으로 볼 때에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증오의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그가 국회의원이 되어 전두환 전 대통령 청문회를 했을 때 국회의원 명패를 던지며 대들었던 영웅적 행동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한다. 대통령은 물러났지만 아직도 권력의 상당부분을 쥐고 있던 전두환에게 그야말로 직격탄을 날린 그 용기 때문에 노무현 의원은 한 순간에 국민적 영웅으로 탄생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청와대의 주인공이 된 것 아닌가.
그러나 그 때가 바로 그에게 증오정치의 원년이 되었다. 그는 이회창 후보가 두 아들에게 병역을 기피시켰다는 점을 파고들어 국민증오심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김대업까지 동원하면서…
대통령이 되고나서는 그의 증오의 대상이 훨씬 많이 늘어났다. 우선 미국에 대한 증오심이 넘쳐흘렀다. 외교적으로 그럴듯한 말을 쓰기는 했어도 그의 대미 증오심은 전혀 감출 수가 없었다. 일본에 대한 증오심도 지나칠 정도였다. 그래서 대미 대일 외교에 실패하고 말았다. 강남에 사는 부자들에게도 증오심의 화살을 수없이 쏘아댔고 서울대학교가 살생부에 올라 있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지지자들과 함께 반대자들도 모두 포용했어야 했다. 특히 상대후보에게 투표했던 국민들과 드러내 놓고 자신을 반대했던 언론들을 가슴 깊이 품어주어야 했다. 그런데 웬 걸, 언론들을 ‘완장 찬 사람들’이라며 가장 크게 증오했고 그래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의 자유 곧 표현의 자유에 대 못질을 했다. 그의 가슴에는 그토록 복수심이 활활 타오르고 있지 않은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일에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노사모)이 큰 역할을 했었단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한 때 개미군단처럼 많았는데… 그렇다면 ‘노무현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누가 있었나. 결국 그가 수없이 쏘아댔던 그 증오의 화살들은 그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되었고 그래서 그의 증오 대상은 남이 아니라 결국 자기 자신이 되고 말았다.
한 때 그토록 대단했던 공산주의 정권들이 무엇 때문에 와우아파트처럼 갑자기 멸망했을까? 그것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군사적 논리로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교인의 시각에서 볼 때 ‘증오의 정치’ 탓일 뿐이다. 공산정권의 영웅들이었던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 폴 포트… 그들이 얼마나 많은 적대자들을 숙청하고 살해해 버렸는지 역사는 자세히 알고 있다. 그들은 ‘인민의 적’이라는 누명을 씌워 부르주아들을 죽였지만 결국 무참히 살해된 사람들도 인민의 한 부분이었음을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앞으로는 증오의 정치가 한반도 남쪽과 북쪽에서 깨끗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아니, 지구 위에서 증오의 정치가 다시는 발을 못 붙이게 되어야 한다. 백성을 사랑해서 한글을 창제하고 문화를 발전시키고 군사강국을 만든 분이 세종 큰 임금 아니던가. 500여 년이 지난 이 광명한 시대에 아직도 증오의 정치를 펴는 사람들이 있다니 이게 도대체 웬 말인가.
진실로 이명박 정권의 시작이 ‘사랑의 정치’ 원년이 되기를 바란다. 김정일 정권도 사랑의 정치로 바꾸어야 큰 박수를 받게 되리라. 그리고 남북이 공동번영을 이룩할 수 있으리라.
이정근
목사·유니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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