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고 근면해도 ‘우물한 ‘한계
미국시민 ‘봉사’, ‘기여정신’ 본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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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메리칸 드림’이 아직도 존재하나. 진정한‘아메리칸 드림’은 무엇인가.
엄 = 아메리칸 드림은 분명히 아직도 존재한다. 기회를 만났을 때 열심히 노력하면 손안에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의 척도는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의하기 힘들다.
은 = 물질적 축복은 현실적으로 중요하다. 미국에서 이루어낸 물질적 축복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진정한 성공의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다음세대 한인커뮤니티의 성공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대의적인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윤 = 미국은 아직도 수많은 기회가 존재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공 확률이 줄고 잇다.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환경을 이해하고 단계별 성취를 이루어내는 조직력과 기획력이 중요하다. 가령 미국내 개스 소비가 생산에 4배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소형차를 구매하는 현명한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이 =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도태 확률이 높아졌다. 더 이상 노력만 한다고 꿈을 이룰 수는 없다. 한인들도 정보력과 지도력을 키워야 한다.
------------------------사회 = 한인의 장점은 무엇이고 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미국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엄 = 한인은 정말로 똑똑하고 부지런하다. 여기에 정보력을 더한다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은 = 한인들의 근면성은 장점이지만 우리는 단기적인 결과에 너무나 집착한다.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끈기 있게 추진하는 모습이 아쉽다.
윤 = 월드컵경기 당시 한인들이 얼마나 잘 모였는가. 쉽게 단합을 이루지만 또 의외로 서로 잘 찢어지는 것 같다. 경쟁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어교육에 힘써야 한다. 이 사회에 동화되면서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 똑똑하고 근면한 장점을 살리려면 한인사회에 안주하지 말고 미국 사회로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장 영어신문을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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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요즘 어려운 한인이 많다.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한인끼리만 모여사는 생활방식으로 반경이 좁아진 탓도 있다. 올바른 생활양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엄 = 미국사회에 동화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인들의 나쁜 버릇을 배우지 않아야 한다.가령 크레딧카드 빚으로 생활하는 습관은 배울 필요가 없다.
은 = 개인적으로 쥬얼리 도매업을 하고 있지만 고객층을 주류사회로 맞추었더니 아무래도 경기의 영향을 덜 타는 것 같다. 이민 1세로서 많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곳은 미국시장이다. 한정된 한인시장 안에서 나눠먹기 식으로는 성장이 어렵다. 부단하게 미국을 배우고 주류시장에 뛰어드는 개척정신이 필요하다.
윤 = 한인들은 특별히 집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분수를 넘어서는 구매로 과중한 빚을 떠안게 된다. 경제행위를 보다 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2세 교육만큼 1세들의 재교육이 시급하다.
엄 = 우리 스스로 울타리를 만들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 정부사업을 수주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누군가 길을 열어 놓으면 다른 사람들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지역 리더들이 역할을 해내야 한다.
은 = 울타리보다 다리(브릿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민1세들이 격리된 ‘섬’을 만드는 것은 어느정도 불가피하다. 우리만의 사회가 필요하지만 이 섬에 다리가 없다면 위급한 상황에 어떻게 되겠는가. 특히 LA 흑인폭동처럼 히스패닉 폭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의 태도를 반성해볼 일이다.
이 = 한인타운은 한국과 미국의 양면성을 지닌 독특한 사회다.‘울타리’의 모습으로 변질된 점이 아쉽지만 한인들의 절대 근거지가 되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수 밖에 없다. 주류사회의 좋은 점을 배워 발판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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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위한 거시적 안목 기를때
정직, 성실의 원칙 지킬때 장기발전 가능
사회 = 한인타운의 특성과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달라. 이상적인 한인타운의 미래상은 무엇인가.
엄 = 한인들이 소유하는 빌딩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미국인들이 이곳에서 샤핑을 즐길 수 있을 만큼 고급스럽게 운영되는 곳도 늘고 있다.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한인타운은 경제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 같다.
윤 = 한국과 미국의 장점을 두루 합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가령 한국인은‘정’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미국식 개인주의 행동보다 정감있게 고객들을 관리한다면 한국식 문화로 성공을 일굴수 있다. 타민족이 즐겨 찾고 그 안에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면 이상적인 미래라고 본다.
이 = 타민족에 비해서 한글간판과 한국어 행사가 유독 많아 폐쇄적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했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한인사회를 벗어나 다민족을 바라보아야 한다.
은 = 21세기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듯 한인사회 내부도 복잡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가령 체류신분을 볼때 시민권자, 영주권자, 서류미비자, 주재원과 유학생 등 다양한 계층이 섞여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용광로가 아닌 ‘샐러드바’, ‘오케스트라’ 개념을 내세운다. 우리의 정체성과 현재 입장을 스스로 정리해 개선의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 특별히 애틀랜타 한인사회에는 ‘오피니언 리더’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리더를 양성하고 이들의 존재를 존중해줘야 우리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엄 = 한인타운의 미래를 위해 정치참여를 권장하고 한인계 정치인을 육성해야 한다. 투표권자를 늘리기 위해 조지아 상공회의소에서는 매주 이민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인 개개인의 신분 안정화가 그 첫발걸음이라 생각한다.
은 = 얼마전 고급주택단지 총책이 도움을 요청해 왔다. 단지내 한국가정이 많은데 도무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를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국인은 맞벌이를 하느라 바쁘고 또 언어문제로 프로그램 참가가 어려우니 우선 한인끼리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활성화시키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단일민족이라는 배타성이 우리도 모르게 내재해 있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어우러져 사는 시대 요구에 맞춰갈 때 거기에 우리 미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 = 이상적인 미래를 위해 개인과 한인사회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 한국의 가족문화와는 다르지만 미국 역시 가족을 중시한다. 우리 가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바탕 위에 타운과 사회를 논할 수 있다.
은 = 미국은 수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는 밖으로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미국을 진정으로 평가하려면 신앙에 기초한 가족주의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은 아직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국가를 이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인들은 진실성이 떨어진다. 특히 애틀랜타를 시골이라고 생각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한인들이 있다. 미국사회를 잘못 이해한 탓이다. 얄팍한 상술로 한탕을 생각하는 습성을 버려야 한다.
윤 = 현대 소비자들은 교육수준이 높다. 미국은 아직까지 세계 양대 소비시장의 하나다. 이 틈바구니에서 자영업만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는 매우 힘들다. 진실한 자세로 고객만족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더 원칙적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에게 밝은 미래가 열릴 수 있다.
<정리 황재원 기자, 사진 선현창 인턴기자>
알림 = 한국일보는 앞으로도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특별기획을 지속적으로 준비해 한인사회의 의견을 모으는 창구 역할을 해가고자 합니다. 이번 좌담회에 이어 각 분야를 대표하는 한인 인사들을 초청, 특별 인터뷰를 계속할 것입니다. 또 식견 있는 독자들의 글을 기고 받아 지면에 개재할 것입니다.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이번 시도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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