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PGA에서 외국선수들의 영어회화능력에 따라서 투어 활동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방침의 발표와 함께 이에 대해서 선수들과 LPGA 그리고 스폰서들은 물론 팬들 사이에서도 해석하는 것과 찬반의 차이가 일어나고 있다.
LPGA에 다수의 한국 선수들이 활동 하고있는 것을 볼 때 조만간 한국 선수들에 관련된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했었지만 언어가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느 스포츠를 막론하고 언어에 대한 특별한 방침은 외국 선수들에 대한 차별 대우인 것은 당연하다. 유난히 한인 선수가 많은 것을 볼 때 한인 선수들에게 불이익한 방침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선수들의 활발한 활동을 즐기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찬물 벼락을 맞은 기분이다.
지난봄 플로리다에 있는 골프의 전당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Mary Hafeman(LPGA International Director of Golf Operations)과 3명의 한인선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한인 선수들이 Ms. Hafeman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그녀가 한인 선수들과 함께 견학을 온 것으로 짐작했으며 한편으로는 어느 어머니가 자녀를 동반하고 구경을 나온 모습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LPGA와 한인 선수들 관계의 상징 일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한인 선수들이나 한인 팬들이 LPGA의 새로운 방침에 흥분하여 그것이 합법적인가를 따지기 이전에 새로운 방침을 준수 할 때 그 에 대한 결과로 득을 보는 편이 누구인가를 먼저 생각 해볼 만 하다.
골프선수 자체가 일인 기업이며 선수의 능력 자체가 상품이다. 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모든 면에서 다른 선수 보다 월등한 것을 기대 한다. 많은 스포츠 중에 골프만큼 선수와 팬들의 사이가 가까운 스포츠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PGA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 위 창수 (미국명:Charlie Wi)가 네이숀 와이드 투어에서 활동 할 때 그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2006년 차타누가 클래식(Chattanooga Classic, Chattanooga, TN)대회에 위 창수(Chalie Wi)선수 이외 진 박(Jin Park), 제임스 오(James Oh)등 한인 선수들이 참여한 대회였다. 그 이전까지는 그들의 이름이 내 귀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마침 내가 묵고 있었던 친구의 집이 바로 클럽 하우스 옆이었기 때문에 대회 시작 이전 준비 과정부터 끝나는 날의 시상식까지 가깝게 구경 할 수 있었다. 한국 선수들을 이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구경 할 수 있다는 것은 횡재 한 기분이었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위 창수선수와 함께 프로 암 라운딩을 했던 미국인들과 합세해서 위 창수 선수를 따라 다니게 되었다. 그들은 위선수가 버클리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는 등 그의 유머 감각이 대단한 화술 등 내가 알지 못했던 위 선수에게 호감이 가는 정보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그날 대회가 끝났을 때는 당일 우승한 선수가 누구인가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고 5위로 대회를 마친 위 창수 선수에 대한 정보와 관심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날 이후로 나는 위 선수의 열렬한 팬이 되어 현재 위 선수의 PGA 활동 성적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따라다닌다. 그날 나를 위선수의 팬으로 만든 미국인 팬 들 역시 나처럼 위선수의 현재 PGA활동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팬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현재 PGA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선수 중 안소니 김이 한인 팬들은 물론 미국인 팬들에게도 상당히 인기가 높은 것은 TV를 통해서 잘 알려져 있다. 지난주 도이치 뱅크 대회 기간 김 선수가 날린 어프로치 샷이 그린 주변에서 의자 앉아 대회를 구경하던 어느 중년 아줌마를 향해서 날아갔다. 칩샷과 펴팅을 마친 김 선수가 자신의 공에 맞은 아줌마에게 다가가서 포옹을 하면서 위로의 한마디를 해주는 동안 아줌마의 함박만한 미소를 띄운 얼굴이 TV 화면으로 크게 비춰졌다. 그날 앤소니 김의 공에 맞은 아줌마는 공에 맞아 멍이든 것이 사라진 한참 후에도 김 선수의 따듯한 포옹과 위로의 말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위 창수 선수와 앤소니 김 선수의 공통점은 두 선수가 어린 시절 미국에서 성장했고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영어로 대화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일반 미국인들보다 더 유머 있게 영어를 구사 할 수도 있다는 짐작이 간다.
LPGA가 외국선수들에게 기대 하는 것도 바로 이런 것들이라 짐작한다. 위 선수나 김 선수처럼 유창한 영어를 기대 하는 것이 아니라도 팬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정도의 회화 실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LPGA가 공식적인 방침으로 채택하기까지 온 것은 매우 실망 적인 결정이라 생각한다.
LPGA의 새로운 방침에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상당한 시간적 경제적 그리고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는 일이다. 영어를 배우는 것에도 동등한 시간적 경제적 그리고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두 가지 모두 가능 하지만 어느 것이 선수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빠른 시간에 가져다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선수자신이 결정 할 수 있는 일이며 팬들은 그 결정의 결과를 따라 다닐 것이다.
한인 팬들은 선수가 한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응원의 박수에 인색하지 않다. 그러나 한인 선수가 한인 팬들만으로 국제적인 경쟁에서 생존 할 수는 없다. 외국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선수가 LPGA나 PGA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그들이 보통을 넘어선 사람들이다. 때문에 그들에게는 불가능보다는 가능한 것에 더 가까운 사람들이다.
영원한 팬이란 매우 드물다. 팬들의 관심은 계절 보다 더 빠르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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