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질링’ 안젤리나 졸리 촬영내내 아이들 품고 잤다
쌍둥이를 출산한 지 3개월이 되는 앤젤리나 졸리(33)는 강렬하게 아름다웠다.
졸리는 최근 한국에서 개봉된 <체인지링>(The Changeling)에서 실종된 어린 아들을 찾기 위해 부패한 LA 경찰국과 맞서는 어머니로 출연했다. 졸리와 지난 해 10월3일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긴 머리를 늘어뜨린 그녀는 V자형 베이지색 실크스웨터와 역시 베이지색 모직팬츠를 입고 인터뷰장에 나왔다. 시종일관 차분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일한 경험은.
=그는 확신감에 찬 사람이다. 그는 모두에게 친절했고 또 모두에게 자기 시간을 공평하게 배분했다. 명백하고 결단력 있고 정중한 사람이었다. 난 매우 긴장했었다.
▲당신은 영화에서 부패한 LA경찰국에 대항하는데 당신 아이들에게 권력기관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는가.
=나는 아이들에게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하도록 가르치려고 노력한다. 누군가 경찰 등 공직에 있거나 당신보다 윗자리에 있다고 해서 그가 당신을 지배할 권리는 없다. 그들이 뭔가 그른 일을 했다는 것을 알 경우 시민 개인으로서 일어서서 그것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 영화의 아름다운 점은 바로 거기에 있다.
▲감정적으로 몹시 힘든 역이다. 매일의 촬영이 끝나고 역에서 자신을 어떻게 분리시킬 수 있었는가.
=이 역은 정말 힘들었다. 처음에 각본을 읽었을 때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동 유괴사건에 관한 영화라서 하고 싶지가 않았다. 나에게 가장 큰 공포는 내 아이들에게 나쁜 일이 생기는 것이다. 촬영기간 내내 아이들 모두와 함께 잤다. 맡은 역을 내게서 떨쳐버리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면 많이 울었고 또 아이들을 수없이 포옹했다. 나는 내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 역을 했다. 촬영 중 내 주머니에 어머니의 사진을 넣고 다녔다.
▲당신의 명성이 배우로서의 당신의 능력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다. 확실한 것은 난 이 역을 맡기 위해 애썼다는 점이다. 영화 관계자들에게 내가 프로라는 점과, 유명 인사가 아닌 배우로서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확신감을 갖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당신은 미국에서 하나의 우상이 되다시피 했는데도 아이들 양육면에서 미국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아니다. 나는 미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 내 아이들 모두 미국 여권 소지자들이다. 미국의 가장 좋은 점은 우리는 여러 인종과 국적을 지닌 사람들로 혼합된 ‘멜팅팟’(다민족문화가 하나로 융합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아시안과 아프리카들인 내 아이들이 서로를 그리고 세상의 다른 부분을 존경하기를 기대한다. 내 아이들은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은 유명 인사가 된 뒤 세상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게 됐다. 그렇지 않던 옛날이 그리운가.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보다 많은 자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대가족을 지닌 복 받은 사람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줄어들 것이다. 사실 나보다 브래드 피트가 더 혹독한 경험을 했다. 그와 나는 모두 유명세 덕분에 고립을 다룰 줄 아는 방법을 알게 됐다. 아이들과 함께 맨해턴 거리에 나가 아이스크림을 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쌍둥이를 기르는 경험은 어떤가.
=두 배로 힘들지만 두 배로 즐겁다. 아이들이 새벽에 깨어 울면 내가 일할 경우 브래드가 일어나 그들을 돌본다. 그는 훌륭한 아버지로 우리 집은 난장판이지만 아름다운 우정으로 맺어졌다. 쌍둥이 중 사내인 낙스는 음악을 좋아하고 침착한 편인 반면 딸아이 비브는 요란하고 공격적인 편이다.
▲당신은 젊었을 때 오스카상을 받았다. 그 뒤로 그것이 단순한 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겠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가.
=다시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결코 없다. 배우 생애 초기에 그 상을 받은 것이 내 경력에 큰 도움은 됐지만 압력은 느끼지 못했다.
▲당신은 만화영화와 액션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 나오는데.
=만화영화는 내 아이들이 좋아해 가능한 한 많이 나올 것이다. 액션영화와 감정적인 영화 그리고 지적인 영화를 왕래하는 것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아이 6명을 키우느라 브래드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
=단 둘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사실 힘든 일이다. 방문을 잠가도 아이들이 노크를 하고 밤늦게 욕실에서 둘이 앉아 얘기를 하려 해도 아이들이 물소리를 듣고 달려온다. 그러나 즐겁고 사랑스럽다. 녹스는 브래드를, 그리고 비브는 날 닮았다. 일단 아이를 3~4명 이상 갖다 보면 6명은 조금 더 큰 혼란일 뿐이다. 아이를 더 가질 작정이다.
▲타블로이드의 당신에 관한 허위날조 기사에 대해 어떻게 조치하는가.
=그것들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거나 넌센스여서 난 무시해 버린다. 우리는 아이들이 인터넷으로 그런 것을 볼까봐 걱정한다.
▲가까운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가.
=작년에 어머니를 잃었다.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다. 그 중에서도 아이를 잃는다는 것은 너무나 부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 아이를 잃을 경우 그것에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난 모르겠다.
▲영화에서 당신 아들을 납치한 범인이 교수형에 처해지는 당신은 사형제도를 찬성하는가.
=답하기 힘든 물음이다. 그러나 내 아이를 누군가 겁탈하고 죽였다면 난 그가 죽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내 경우를 남에게 적용하지는 않겠다.
▲일부 잡지들은 스타들에 관한 허위기사를 써 판매부수를 올리려고 하는데 그런 것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난 그런 것들을 안 읽는다. 내 주위의 사람들도 그런 것에 대해 내게 말하지 않는다. 나에 관한 가십거리를 쓰지 않는 뉴욕타임스나 헤럴드 트리뷴이나 이코노미스트를 읽는다.
▲당신 주위를 늘 맴도는 파파라치에 대해 당신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은 그런 것이 정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보통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가 영화배우여서 사람들이 우리 사진을 찍는다고 말해준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터무니없는 일이어서 아이들에게 이해가 가도록 설명해 줄 수가 없다. 세살배기 자하라는 사진사들을 미워한다. 그 아이는 카메라가 가까이 있으면 실제로 신경을 곤두세우곤 한다. 두살배기 샤일로는 사진사들에 손을 흔들지만 카메라는 때로 아이들을 무섭게 만든다. 우린 그저 가능한 한 아이들을 그런 경우에 처하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사진사가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거리를 제한하는 법이 있으면 좋겠다. 도대체 유모차에 탄 아이의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까닭을 모르겠다. 이는 심리적으로 어린아이를 파괴하는 행위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편집위원,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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