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 ‘브루클린스 파이니스트’ 웨슬리 스나입스
현재 상영중인 형사 범죄물 ‘브루클린스 파이니스트’(Brooklyn’s Finest)에서 갱생하려는 드럭 딜러로 나와 알찬 연기를 보여준 웨슬리 스나입스(48)와의 인터뷰가 지난 4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밤색 모자에 가죽과 천으로 된 상의를 입은 멋쟁이 스나입스는 질문에 조용한 목소리로 시종 차분하고 겸손하면서도 확신 있게 대답했는데 가끔 제스처와 가성을 동원해 유머를 구사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아내가 화가인 한국인(니키 박)이어서 한국을 제2의 고향처럼 생각하는데 기자의 질문에 깍듯이 “네”라면서 대답을 했다. 회견이 끝난 뒤에도 그는 가슴에 자기 손을 얹고 기자를 “브라더”라고 부르면서 남달리 반갑게 대했는데 지난 동계올림픽 때는 온 가족이 “오, 코리아, 코리아”를 외치며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스나입스는 지난 2008년 탈세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은 뒤 현재 항소 중에 있다.
나는 예술가 양질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과만 일할 생각
아내는 박씨성의 한인 한국에 매년 갈 때마다 에너지와 정신을 느껴
▲이 영화는 만든 지 근 2년 뒤인 이제야 개봉됐는데 영화를 만든 경험과 함께 처음과 달라진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
-리처드 기어, 이산 호크 및 단 치들 등 앙상블 캐스트와 일한 것이 너무 좋았다. 나는 앙상블 연기를 좋아한다. 개봉된 영화에서는 내가 총에 맞아 죽지만 원래는 살아남는다.
▲영화에서 경찰은 부패하고 직업에 불만이 많은 자들로 묘사됐는데 왜 이렇게 경찰을 어둡게 묘사했다고 생각하는가.
-업무수행 중 사망하는 경찰보다 자살하는 경찰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안트완 후콰 감독은 그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경찰은 목숨을 내 건 직업인데도 박봉에 시달린다.
▲그렇다면 그런 처지를 개선할 해결책은 무엇인가.
-우선 대화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영적인 차원에서 보도록 해야 한다. 제도란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다. 제도가 망가진 것은 사람들이 망가진 것을 뜻한다. 따라서 우리가 그 망가진 사람들을 치유하면 제도도 그 것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요즘 흡혈귀 영화가 붐인데 당신은 흡혈귀로 나온 ‘블레이드’ 시리즈에 다시 나올 계획이라도 있는가.
-가능성은 있다. 요즘 흡혈귀 영화들을 보고 감동을 받았는데 우리 영화가 어느 정도 이들 영화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도 균형 잡힌 몸매에 건강하고 기운차며 또 잽싸게 동작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시리즈를 한 편 정도 더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두고 봐야 한다. 시리즈가 더 이상 안 만들어지면 나대로 ‘블레이드 킬러’라는 영화를 만들 계획이 있다.
▲제임스 브라운 전기를 만들 것인가.
-최근 그것에 관해 매우 활기 찬 논의가 있었다. 자금 확보가 다 돼가는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완성되려면 최소 2년은 있어야 한다. 브라운과 같은 체격을 유지하고 또 그와 같은 인물이 되려면 최소 5개월은 걸린다. 그 후에도 편집 등 후반 작업까지 합치면 2년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내가 정말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나의 성은 당신 부인과 같은 박씨다(이에 그는 “네”라고 웃으며 답했다). 한국엔 몇 번이나 갔는가.
-우리는 매년 간다. 서울은 영혼(soul)과 같은 발음이라는 것이 참으로 매력적이다. 한국에 가면 에너지와 사람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음식은 미 남부의 아프리칸-아메리칸의 음식과 아주 비슷하다. 한국은 매우 정신적인 곳이다. 나는 한국을 대단히 즐긴다. 아내의 집에서는 우리 모두 매일 한국어로 말한다. 난 한국말도 어느 정도 할 줄 안다. 그리고 조반도 한국식으로 먹는다.
▲당신은 브루클린과 경찰과 어떤 관계라도 있는가.
-내 가족 중에 경찰이 있다. 그리고 난 뉴욕에서 자랐고 공부했다. 어릴 때 영화를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영화에 나올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배우가 돼 내가 자란 동네에서 영화를 찍으니 그것이야 말로 내 꿈을 찍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절대적으로 마법적이라 할 것은 영화를 찍을 때 동네의 순찰 경관과 드럭 딜러들을 직접 만나 그들로부터 거리의 현실을 배운 것이다. 영화에서 내 머리를 딴 것도 거리의 친구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브루클린은 지금 맨해턴으로부터 대거 옮겨온 예술인과 문화인들로 인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창조적 에너지가 넘쳐흐르고 있다. 그리고 예전과 달리 안전하다.
▲당신은 지금까지 매우 다양한 역을 했는데 다양성에 대해 말해 달라.
-맞다. 앞으로도 더 많이 다양성을 찾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나는 조연이지만 상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양질의 작품을 만들어 미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려는 재능 있는 예술가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할리웃은 냉정하면서도 또 어떤 때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경우처럼 관대하기도 하다. 한 때 수퍼스타였던 당신은 그 뒤로 광채를 잃었다가 이제 서서히 재기를 하고 있는데 과연 당신은 할리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창 잘 나갈 때 나는 사실 내가 무엇을 하며 또 그것의 영향 같은 것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제 할리웃은 내게 ‘웰컴 백’이라며 다시 받아주고 있다. 다시 할 일을 가지게 되니 운이 참 좋다. 계속해 양질의 창조적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당신은 늘 새롭고 신선한 것을 찾아왔다. 그러나 훌륭한 배우들이라 할지라도 그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데 당신의 경우는 어떤가.
-나는 결코 누군가가 내게 무엇을 주기를 기다려 본 적이 없다. 내가 스스로 쟁취해야 했다. 기회가 오면 그것을 잡기 위해 늘 준비해야했다.
▲무슨 책을 읽으며 그것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내 취미는 독서로 과학에 관한 것을 많이 읽는다. 그리고 사회학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마음의 유연성과 두뇌의 재형성 능력에 관한 책을 읽었다. 독서는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나의 인식과 창조주에 대한 감사를 더욱 확대시켜 준다. 또 이 몸이라는 것의 힘과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을 넓혀 주고 내가 아직 완전히 찾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한 잠재능력을 깨우쳐 주는데 그로 말미암아 추진력과 행동력을 얻게 된다.
▲당신 부인은 미술가인데 당신과 미술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그리고 일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는가.
-우리는 지금 만화로 된 시네마 그래픽 웹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그것은 공상과학 모험 시리즈다. 이것을 바탕으로 장편 극영화를 만들 것이다. 나는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 일 안할 때는 매일 나의 삶의 한 부분인 무술을 연습한다. 서울에 갔을 때 올림픽 훈련센터를 방문했는데 모두들 나를 후대해 줬다.
▲당신이 배우가 되기로 결심할 했을 때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가.
-난 처음에 댄서가 되려고 했다. 내게 영향을 준 사람은 제임스 브라운과 마이클 잭슨이다. 난 스코르세이지가 만든 마이클의 ‘배드’ 비디오에 나오면서 그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는데 그는 비배우이면서도 내게 연기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다. 나는 지금도 세트에 들어설 때는 가슴이 뛴다.
▲당신은 까다로워 스튜디오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 배우로 알려졌다. 그것이 당신의 경력을 주춤거리게 한 이유 중의 하나로 알려졌는데.
-영화는 집단사업이다. 그러나 예술가들인 배우들은 때로 그런 이익관계에 대해 어둡다. 그래서 스튜디오는 그런 약점을 이용해 우리를 종종 꼭두각시 취급을 한다. 이제 나는 그런 이익문제에 대해 알게 됐는데 난 언제나 작품의 질에 대해 아랑곳 않는 사람들과 문제가 있어 왔다. 나는 아름다운 매체인 영화와 재주 있는 예술가들을 착취하는 사람들과 다투곤 했다. 이런 것이 내 경력을 지체시키는 원인이 된다 해도 할 수 없다. 난 할리웃에 오기 전에 예술가였다. 난 세계 어디서나 공연하고 연기할 수 있다. 난 언제나 양질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과만 일 할 용의가 있다.
▲당신 부인도 무술 고단자로 아는데 당신과 부인 중 누가 더 실력이 좋은가.
-아내다. 나의 여왕은 아이가 넷(둘은 스나입스의 전처의 아이고 8세난 딸 이셋과 3세난 아들 알리마유 모아-T는 니키의 아이들)이 있는데 아내는 둘째를 낳은(아이들은 보두 집에서 출산했다) 뒤 태권도 블랙벨트를 땄다. 아내는 이번 주에 카포에이라(아프리칸-브라질 무술로 음악과 노래와 춤과 곡예를 혼합한 무술) 2단 심사를 받는다. 내가 집에 돌아오면 집안은 온통 아내와 아이들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무술을 연습하느라 내지르는 고함소리들로 요란하다. 나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연습 부족인데 아내와 아이들이 나보다 나아질까 봐 염려가 된다. 우리는 온 가족 무술영화 ‘매스터 대디’를 만들 예정이다.
▲당신이 시련에 처했을 때 무엇이 그것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었는가.
-가족과 무술이다. 그리고 모든 시련은 언젠가 지나가게 마련이다.
▲당신은 세계 어디에서나 활동할 수 있다고 했는데 몇 개국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가.
-현재는 3개 국어다. 한국에 가면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스나입스는 마치 창을 하듯 길게 내뽑았다)라고 인사를 한 뒤 뜻은 완전히 몰라도 한국말로 마구 떠들어댄다. 난 말을 흉내 낼 줄 아는 재주가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갱생하려는 드럭 로드 웨슬리 스나입스(왼쪽)는 어두운 과거 때문에 비극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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