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 방송된 SBS TV ‘김정은의 초콜릿’에서 김정은은 때아닌 ‘노출 논란’에 휘말렸다.
2PM의 택연과 함께 ‘내 귀에 캔디’를 부르면서 앞이 트인 과감한 상의에 핫팬츠를 입고 나온 그의 모습은 파격적이었다. 공연도 공연이었지만, 그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내내 같은 의상을 입고 있어 연이어 출연한 게스트들도 모두 놀라워했다.
"전 우리 프로그램 녹화가 진짜 공연처럼 흐름이 깨지지 않고 한 호흡으로 가길 원해요. 방송 녹화라는 티를 팍팍 내면서 중간 중간 끊어버리면 방청객들의 흥이 깨지잖아요. 그래서 그날 옷도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던 거예요. (웃음)"
이 화제의 공연은 ‘김정은의 초콜릿’ 방송 2주년을 기념한 특별 무대였다. 그리고 ‘김정은의 초콜릿’은 오는 29일 방송 100회를 맞는다. 국내 지상파 TV에서 여성 MC가 단독으로 진행한 토크쇼 중 최장수 타이기록이다. 앞서 SBS TV ‘김혜수 플러스 유’는 100회에서 막을 내렸다.
김정은을 최근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0회라니까 대단한 것 같고 듣기 좋네요. 그런데 좋은 반면에 생각하고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2년쯤 되니 제가 MC가 아니라 제작진의 마인드가 돼서 프로그램을 바라보게 되네요."
그간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 ‘이하나의 페퍼민트’ 등도 있었지만 모두 오래가지 못했다. ‘김혜수 플러스 유’도 100회에서 막을 내렸으니, 현재 막을 내릴 계획이 없는 ‘김정은의 초콜릿’은 내달이면 여성 MC 진행 최장수 토크쇼가 된다.
"’내가 재미있으니 오래도록 해야지’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진짜 이렇게 잘될지는 몰랐죠. 브랜드 네임이 확고해졌고, 시청률도 마구 마구 올라가고 있어요. 토요일 자정 넘어 방송되는데 8%까지 나온 적도 있어요. 누구는 다음 목표를 자정 안으로 편성 시간을 받는 거라는데 전 절대 바라지 않아요. 심야에는 심야에 어울리는 토크쇼가 필요하고 전 지금 시간이 너무 좋아요."
100회 정도 되면 MC 김정은의 입김도 무척 세졌으리라.
"MC의 파워 부분에서는 선을 잘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다만, 양보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는데, 포맷이 흔들리거나 게스트를 차별할 경우에는 목소리를 냅니다. 시청자들이 관객이 된 듯한 느낌으로 본다는 것이 저희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물론 진행 능력도 일취월장했다. 처음에는 한껏 들뜬 풋풋한 소녀였다면, 이제는 성숙한 아가씨의 느낌이다. 여유롭고 자신있다.
"그나마 많이 나아졌죠.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게스트 얘기를 듣다 보면 푹 빠져서 그다음에 해야 할 말을 놓치기 일쑤였고, 제일 어려웠던 것이 상대의 말을 중간에서 자르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듣다가 재미없다 싶으면 잘 잘라요.(웃음)"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서 처음에는 소극장 공연처럼 아담했던 무대도 아이돌 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하는 화려한 무대로 종종 탈바꿈한다.
"제가 이 프로그램 아니면 임재범 씨가 이대근 씨 성대모사 하는 것을 언제 보겠어요? (웃음) 타이거JK와 윤미래 씨는 앙코르가 나오면 죽을 때까지 응해요. 라이브에 강한 가수들을 보면 너무 멋져요. 아이돌 가수들도 많이 나오는데 너무 좋죠. 전 뒤떨어지지 않고 요즘 세대의 음악을 함께 즐기고 싶어요."
김정은은 최근 진행된 이 프로그램의 100회 녹화 말미에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응급실로 실려갔다. 100회를 기념해 팬이 보내준 초콜릿을 무대에서 한 입 베어 물었는데 그 안에 딸기잼 성분이 있었던 것. 그는 말린 과일 등에 들어 있는 아황산염에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체질이다.
"클로징 멘트 직전에 쓰러졌어요. 알레르기라고 하면 뾰루지 몇 개 나는 걸로 생각하시는데, 그게 아니에요. 벌에 콱 쏘이는 것처럼 쇼크가 오는데, 피부 이상증세뿐만 아니라 기도와 위의 점막이 부어서 호흡이 곤란해져요. 그나마 빨리 해독제만 먹으면 되는데, 그 시점을 놓치면 큰일 나죠."
그는 "100회 녹화에서 그런 일이 있었으니 주위에서 ‘액땜’ 한 거라며 1천 회까지 가겠다고 하더라"며 "덕분에 100회 이벤트는 확실했다"고 웃었다.
김정은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영화 ‘식객’과 드라마 ‘종합병원2’ 촬영을 병행했다. 톱 여배우로서는 쉽지 않은 스케줄이다.
"주 1회 프로그램이라 무슨 일이 생겨도 어디로 완전히 도망가지는 못해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아니면 제가 스트레스 풀 데가 없어요. 제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일이 아닌, 생활의 활력이 되는 부분이에요. 오래도록 하고 싶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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