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열기는 뜨겁지만, 월드컵 현장에서 응원 소식을 전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예년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예능 프로그램 중 남아공 월드컵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은 SBS의 ‘태극기 휘날리며’와 KBS ‘해피선데이’의 코너인 ‘남자의 자격’ 등 2개뿐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MBC ‘이경규가 간다’와 KBS ‘날아라 슛돌이’, SBS ‘X맨’ 등이 앞다퉈 독일 현지와 국내의 응원 열기를 전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당시 각 방송사는 응원전을 쇼 형식으로도 소개했고, KBS ‘개그콘서트’ 같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도 월드컵 특집을 마련했다.
◇ 떠들썩한 예능 프로 주목 못 받아 = 시청자들의 관심 측면에서도 이번 월드컵 예능 프로그램은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일찌감치 방송을 시작한 SBS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자릿수 시청률로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그리스전 직후인 13일 방송에서도 11%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KBS의 ‘남자의 자격’은 매번 월드컵 때마다 현장에서 응원전을 펼쳤던 이경규를 중심으로 출연진을 대거 파견했지만 13일 방송에서 16.1%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 했고, 월드컵 현장 분위기 전달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MBC의 경우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단비’ 팀이 남아공 현지나 한국과 경기를 하는 나이지리아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SBS의 단독 중계가 결정되자 계획을 접었다.
결국, 예능 분야는 단독중계하는 SBS의 부진에 KBS나 MBC가 맞닥뜨린 현지 촬영의 한계까지 겹쳐 별 재미를 못 보는 셈이다.
대신에 다큐멘터리 같은 교양 프로그램이 대거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데, 이는 SBS가 월드컵 전 경기를 중계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을 대거 결방, 심해지고 있다.
◇ ‘월드컵’ 교양 프로그램 풍성 = 과거 월드컵에서 쇼 형식의 프로그램이 두드러졌다면 올해는 차분한 다큐멘터리가 전면에 배치됐다.
SBS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남ㆍ북ㆍ일 월드컵 삼국지’를 통해 세 나라의 전력을 비교, 분석했으며 ‘첫 원정 16강을 향해’에서는 한국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짚었다. 다큐멘터리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입니다’는 한국 대표팀의 최근 생활을 집중적으로 보여줬다.
앞서 SBS는 지난 5월 말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27.5%의 확률게임-대한민국은 월드컵 16강에 오를 것인가?’편에서 월드컵을 다루기도 했다.
KBS는 월드컵 개막 직전 아프리카 국가들의 잠재력을 분석한 ‘아프리카 파워’를 내보냈으며 5월 말에는 남아공 현지에서 교민과 현지인이 출연한 가운데 ‘도전! 골든벨’의 월드컵 특집을 방송하기도 했다.
MBC도 ‘100분토론-월드컵!광장을 말하다’편에서는 월드컵 응원 문화를 다뤘으며 국제시사프로그램 ‘W’는 남아공 현지 취재를 통해 월드컵의 명암을 살펴봤다. ‘통일전망대’에서는 ‘남과 북의 그라운드’편을 통해 남북한 축구 역사를 돌아보기도 했다.
◇ 황선홍ㆍ유상철ㆍ김태영 토크 프로그램서 ‘주가’↑ = 토크쇼 형식의 프로그램 중에서는 2002년 월드컵 스타인 황선홍과 유상철, 김태영의 주가가 높다.
한 이동통신회사 CF에 같이 등장하기도 했던 이들은 MBC의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에 함께 출연해 축구 실력 못지않은 입담을 과시했으며 KBS의 ‘남자의 자격’에도 나란히 출연했다.
지난달 KBS의 ‘병영체험 진짜사나이’에도 등장했던 유상철은 최근에는 SBS의 ‘강심장’에 출연해 한쪽 눈의 실명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
황선홍은 23일 방송되는 ‘무릎 팍 도사’에 출연해 씨름 선수 출신 강호동과 기 싸움을 벌이며 2002년 월드컵 당시를 회고할 예정이다.
이들과 함께 월드컵을 맞아 주목받는 축구 스타는 바로 2002년 월드컵 당시 사령탑이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KBS는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한국팀에 대한 조언을 듣는 ‘히딩크에게 듣는다-대한민국 16강 해법은?’을 별도의 특집 프로그램으로 편성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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