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는 언제 화면에 복귀할 것인가. 지금 할리웃에서는 빈사상태에 빠져 있는 본드 시리즈의 제작을 놓고 갖가지 추측과 예언이 나돌고 있다. ‘본드는 영원하다’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긴 하나 이 시리즈가 여러 가지 문제로 아예 숨을 거둘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할리웃, 007 시리즈 명맥유지 낙관-비관 교차
배급권 가진 MGM 자금난 영화제작 계속 지연
영국의 스파이 출신인 이안 플레밍이 쓴 소설이 원작인 본드 시리즈는 지난 1962년 MGM이 제1대 본드로 션 코너리를 기용해 만든 ‘닥터 노’에서부터 시작해 제6대 본드인 대니얼 크레이그가 나온 ‘콴텀 오브 솔리스’(2008)에 이르기까지 무려 22편이 만들어 지면서 총 50억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그런데 이 시리즈가 제작비 충당과 배급권을 가진 MGM의 재정 악화와 이로 인한 회사의 무기력화로 인해 제23편의 제작이 계속해 지연되면서 앞으로 수년간 관객들은 화면에서 본드를 만날 수가 없게 될 것 같다.
MGM은 현재 총 40억달러의 빚을 갖고 있는데 지난 11월 회사를 매물로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안 팔린 상태다. 이에 따라 MGM은 현재 제작활동이 전면 중지된 상태인데 만약 이 회사가 파산이라도 하게 되면 본드 시리즈의 앞날은 정말로 오리무중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까운 시일 내의 시리즈 제작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크레이그의 스릴러 ‘용의 문신을 한 여자’에의 출연. 크레이그는 시리즈 제23편의 제작이 자꾸 지연되자 최근 이 영화에 주연을 맡기로 한 것.
데이빗 핀처가 감독할 영화는 동명 스웨덴 영화의 리메이크로 크레이그는 신문기자로 나오는데 영화의 촬영이 올 후반기에나 시작되기 때문에 크레이그는 빨라야 내년 후반기에나 자유로운 몸이 된다. 그러고 나서도 그는 현재 찍고 있는 존 화브로 감독의 ‘카우보이와 에일리언’의 홍보 행각에 나서야해 사실상 내 후년에나 가야 본드로 나올 수가 있게 된다(그것도 시리즈가 만들어질 경우에).
그렇다고 비평가들과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크레이그를 교체할 수도 없는 일이다. 현재 크레이그는 42세인데 시리즈 제작이 자꾸 지연돼 크레이그가 40대 후반으로 접어들게 되면 늙은 본드가 될 우려가 생긴다. 제5대 본드였던 피어스 브로스난을 갈아 치운 이유도 그의 나이 때문이었다.
시리즈 제23편은 사실 올 봄만 해도 제작이 순조롭게 될 것 같은 기운을 갖췄었다. 그 때만 해도 영화의 각본을 아카데미상(아메리칸 뷰티)을 받은 감독 샘 멘데스와 아카데미상 후보(프로스트/닉슨)에 올랐던 피터 모간이 손질하고 있었고 멘데스가 감독을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그러나 각본 문제로 시리즈의 제작사인 이온(EON)의 소유주인 바바라 브로콜리와 마이클 윌슨과 이견이 생기면서 시리즈 제작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것.
본드 시리즈는 과거에도 두 차례 오랜 휴지기간을 맞은 적이 있었다. 처음은 1989년 제4대 본드인 티머시 달턴이 나온 ‘살인면허’ 후 무려 6년간 제작이 중단됐었다. 이 시리즈를 되살린 것은 바바라와 마이클이다. 바바라는 본드 시리즈의 제작권을 가진 고 알버트 브로콜리의 딸이고 마이클은 바바라의 의붓오빠다. 알버트가 사망하면서 이들이 제작권을 물려받았는데 둘이 시리즈를 소생시킨 첫 작품이 알버트가 사망하기 1년 전 인 1995년에 나온 피어스 브로스난 주연의 ‘골든 아이’.
이어 브로스난의 마지막 본드역인 2002년 작 ‘다이 어나더 데이’ 이후 4년간 역시 제작이 중단 됐었다. 이를 다시 소생시킨 것이 역시 바바라와 마이클로 그 첫 작품이 크레이그 주연의 ‘카지노 로열’이었다. 그런데 ‘카지노 로열’과 ‘콴텀 오브 솔리스’는 앞으로 만들어질 제23편과 함께 사실상 3부작으로 구상돼 크레이그의 출연은 필수적인 상태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본드의 인기가 높다 해도 제작이 계속해 중단되면서 본드가 팬들과 오랫동안 안 만나다 보면 팬들이 그를 멀리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제6대 제임스 본드 역의 대니얼 크레이그. 그의 다른 영화 출연으로 007시리즈 제작이 지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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