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 ‘아메리칸’
주역 조지 클루니
오늘 개봉된 고독한 킬러의 서스펜스 스릴러 ‘아메리칸’의 주연 배우 조지 클루니와의 인터뷰가 지난달 28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서 있었다. 호남인 클루니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면서 유머러스하게 질문에 답했는데 인터뷰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가 진실로 인생을 즐기며 사는 사람이라는 점.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는데 상냥하고 친절하게 오랜 친구처럼 굴면서 도무지 수퍼스타 티를 내지 않았다. 그는 또 농담을 어찌나 잘하는지 마치 장난기 심한 어른 아이 같았다.
<박흥진 편집위원>
좋은 친구와 가족에다
만들고 싶은 영화 실컷
난 화낼 이유 없는 사람
*맡은 역을 어떻게 소화했는가.
-난 여태껏 이렇게 조용하고 매우 정지된 상태의 역을 해 본적이 없다. 영화를 찍으면서 가진 경험은 대부분 고요함을 지키는 것이어서 모든 것을 내 안으로 소화시켜야 했다. 감독 안톤 코르빈과 나는 영화의 각본을 몇 년 전부터 영화화 하려고 시도했지만 어떻게 얘기로 만들어야 할지를 몰랐다.
그것을 이번에 로완 조피가 훌륭하게 각본을 재구성해 영화로 만들게 됐다. 그리고 안톤이 유럽인(네덜란드)이어서 작품에서 유럽풍이 느껴진다. 또 안톤은 아주 뛰어난 영상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이 영화는 책이 원전인데 당신은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으며 또 당신에게 가장 강한 영향을 준 책은 무엇인가.
-저자가 서명한 ‘앨라배마에서 생긴 일’(To Kill a Mockingbird)의 초판을 받아 지금 다시 읽고 있다. 어렸을 때 읽고 이제 다시 읽고 있다. 정말로 아름답고 훌륭한 책이다. 그리고 매우 드문 일인데 책을 각색해 만든 영화도 진실로 아름다운 영화다. 이 책은 내가 자랄 때 읽어 매우 뚜렷한 영향을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태어난 해에 출판된 책으로 알고 있다. 또 난 어렸을 때 ‘과달카날 일기‘를 열 번 정도 읽었다.
*당신은 영화에서 감정적으로 매우 냉정한 사람으로 나오는데.
-첫 장면에서 주인공이 그의 여자 친구를 대하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감정이 결여된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 이런 감정의 결핍은 진실로 사악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절망적인 사람에게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당신은 매우 상냥하고 친근감이 가는 사람인데 영화에선 그런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런 어두운 역을 한 뒤 그 그림자를 떨쳐버리려고 애를 썼는가.
-자기가 한 역을 상당기간 함께 지니고 사는 배우들이 있는데 난 그렇지 않다. 영화를 찍는 동안에만 맡은 역 안에서 사는데 내겐 그 것이 아주 편하다.
*성형수술과 짙은 화장으로 모양을 내는 여자와 자연스런 여자 중에 누구를 더 좋아하는가.
-난 그렇게 여자를 구분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25세난 여자가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더 젊게 보이려고 노력한다면 그 것이야말로 걱정되는 일이다.
*‘오션스 13’의 속편을 만들 생각이 있는가.
-그 것은 이제 다 끝난 일이다.
*무슨 차를 모는가.
-난 지금 테슬라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난 밖에 나갈 때 80%를 모터사이클을 탄다. 교통이 복잡한 LA에선 그 것이 오히려 편하다.
*당신에게 몰려드는 팬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하는가.
-난 어렸을 때부터 유명 인사인 아버지(닉 클루니는 TV 호스트이자 뉴스 진행자였다)를 따라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자라 스타와 팬들의 관계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팬들에게 어떻게 좋게 대해야 하는 가도 잘 안다.
나의 팬들은 보통 내게 아주 나이스해서 난 그들의 사인 공세 같은 것도 꽤 잘 참는 편이다. 팬들의 접근이 내겐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다.
*영화에서 당신은 창녀를 사랑하게 되는데 앞으로도 종종 로맨틱한 역을 맡을 생각인가.
-난 이제 49세여서 앞으로 날 로맨틱한 장면에서 볼 기회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보다는 지금까지 그래 온 것처럼 성격묘사 연기를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영화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여자는 당신보다 훨씬 연하인데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가.
-딸 같은 여자를 좋아한 후안무치한 내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 난 젊은 여자도 좋아하고 나이 먹은 여자도 좋아한다. 나의 여자에 대한 태도는 변함없이 늘 같다.
*영화를 이탈리아에서 찍었는데 할리웃과 유럽의 영화제작의 다른 점은.
-우선 유럽은 식사시간이 되면 모두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제대로 식사를 한다는 것부터가 다르다. 유럽은 할리웃보다 모든 면에서 예의범절을 지킨다. 이 영화를 찍은 제작진 중에는 과거 훌륭한 이탈리아 영화에 종사한 사람들이 많아서 같이 일한 것이 좋은 경험이었고 또 재미도 있었다.
*영화에서 당신은 상당히 나이 먹어 보이는데 영화 속의 그런 당신을 본 느낌은 어땠는가.
-난 나이 먹는 것을 아주 편하게 생각한다. 아무 문제없다. 그리고 난 영화 속에서 날 보지 않는다. 단지 영화를 볼 뿐이다. 난 영화 안의 나와 실제의 나를 분리할 수 있는 행운을 지녔는데 그렇지 않다면 머리에 염색이라도 해야 될 것이다.
*당신은 늘 친절하고 착하고 좋은데 도대체 당신을 화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내 곁에 있다가 공연히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다. 그 외에는 난 아주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 좋은 친구와 가족이 있고 건강하고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니 화 낼 이유가 없다.
*앞으로의 계획은.
-연극 ‘패라굿 노스’를 내가 영화용으로 각색했는데 내년 초에 감독할 예정이다. 정치계를 냉소적으로 풍자한 우습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TV로는 라이브 공연을 한 번 하고 싶다.
*영화에서 당신은 총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또 제조도 하는데 누구에게서 그 것을 배웠는가.
-안톤과 나는 유능한 총기제작 기술자로부터 그 것을 배웠다. 몇 군데의 폐자동차 상에서 쇠붙이들을 사다가 그 것으로 총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3~4일 동안 배웠는데 총을 조립하는 시간을 재면서 연습을 했다. 원자재에서 고도로 기술적인 물건을 제작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죽은 사람이든 산 사람이든 당신이 식사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인가.
-잭 케네디와 마릴린 먼로다. 아차 마릴린은 안 되겠구만. 난 바비와 마틴 루터 킹 등을 보면서 참 흥미 있는 때에 자랐다. 그 때 사람들을 초대해 그들의 얘기를 듣고 싶다. 그런데 난 지난여름 진짜로 대단한 사람들과 함께 내 집에서 식사를 했다. 우디 해럴슨, 윌리 넬슨, 코피 아난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참으로 우습고 야단스런 저녁식사였다.
*로케이션 촬영 현장에서의 경험은.
-이탈리아에는 아름다운 작은 마을들이 많은데 우리가 아브루조의 마을을 택한 이유는 그 곳이 지진으로 큰 피해를 당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를 다소나마 촉진해 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을 많이 고용했다. 그 곳은 여름 휴양지로 우리는 겨울에 촬영을 했기 때문에 동네에 사람이라곤 100여명 정도밖에 없었다. 작은 마을에서 혼자 있어 보기란 2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 분위기여서 내 역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총을 잘 다룰 줄 아는가.
-그렇지 못하다. 총을 보면 위협감과 공포를 느낀다. 그러나 난 총들이 사방에 널린 켄터키에서 자랐기 때문에 총기 사용법을 배웠다. 또 여러 영화에서 총을 쏴보면서 사용법을 배운 셈이다.
*당신은 처음부터 오바마의 열렬한 지지자였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그는 우리나라가 양극으로 분열됐을 때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지난 1950년 이래 가장 세금을 낮게 내렸고 또 이 나라를 재정 패망의 문턱에서 구해냈는데도 사람들은 그가 한 일이 없다고 아우성을 친다. 그러나 나는 역사는 그를 제대로 평가하리라고 믿는다.
*영화와 소설은 많이 다른가.
-책의 절반 정도를 읽어도 주인공이 누군가에 의해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은 모른다. 그래서 그가 과대망상증자가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독자들은 그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저 그 사람이 책의 제목대로 매우 조심스럽고 사적인 신사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것을 영화로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다소 고쳤는데 그러나 책의 본 의도는 그대로 살렸다.
*당신은 왜 이탈리아를 좋아하는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이어서 1년에 3개월을 보낼 뿐이다(코모 호수 부근에 집이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우리나라보다 음식이 훨씬 더 맛있다. 나는 이탈리아의 모든 것을 구경하기를 즐긴다.
그러나 난 LA에도 집이 있고 또 나의 부모는 아직도 켄터키에 살고 있다. 난 아직도 켄터키 뿌리를 유지하고 있다.
*할리웃은 젊은 팬들을 겨냥한 특수효과 위주의 영화들을 양산하고 있는데 이런 성인들을 위한 영화가 흥행에서 성공할 수가 있다고 보는가.
-나는 제작비가 1,500만~2,000만달러의 비교적 저렴한 영화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그래서 내 영화는 5,000만달러만 벌어도 이익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언제나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고 또 영화사들도 내 영화가 이익을 내는 한은 그 것을 수락하고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킬러 잭이 자기가 제조한 라이플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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