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년간 4만 파운드 음식기부 2,800가정 도운
▶ 아콜라한인연합감리교회 박용화 장로
추수감사절마다 지역사회 저소득층 이웃을 위해 14년 동안 무려 4만 파운드의 음식을 기부하며 2,800여 가정에 따뜻한 사랑을 나눠 온 한인이 있다.
주인공은 뉴저지 파라무스에 있는 아콜라한인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안명훈)의 박용화(73•사진•미국명 테드) 장로. 뉴욕시 일원에 대형 수퍼마켓 3개를 운영하고 있는 박 장로의 성공 철학은 바로 어떤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일까?’를 가장 먼저 생각해 결정한다는 것이다.
잘나가던 한국에서의 생활을 접고 34세의 나이로 1976년 가족과 이민 왔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뼈아픈 사업실패 뿐이었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봉제공장을 이민생활 2년 만에 접고 빈손이 된 후 우연히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간 곳이 편의점 매니저였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휴스턴으로 삶의 터전까지 옮겨 바닥부터 다시 시작한 직장생활이었지만 막대한 매출감소를 이어가던 업소의 수익을 고공행진으로 뒤바꿔놓으며 남다른 실력을 인정받아 단숨에 수퍼바이저로 승진했다. 당시 지역일원의 편의점 11개를 관리감독하며 쌓은 노하우가 지금의 그를 있게 한 밑거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에게 의지하며 제대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도 바로 그 즈음부터다. 한때 엘리트 의식에 사로 잡혀 한창 때에는 마치 나폴레옹처럼 ‘내 앞에 불가능은 없다’는 자만심도 컸다. 하지만 이민생활동안 크고 작은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눈앞이 캄캄해질 만큼 막막하고 궁지에 몰리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신다는 것을 체험했고 그래서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게 됐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밀어붙일 때에는 되지 않던 일들이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며 믿음을 쌓아나가면서부터는 매번 새로운 길이 열렸다. 지금도 늘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도 하나님의 역사를 믿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니카라과에 있는 학생들의 학비를 지원해주고 어린이병원과 상이군인 및 장애인 기관 등도 매년 돕고 있지만 이 모든 일조차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하나님의 이름만 나타내고 싶다며 인터뷰를 극구 꺼렸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매년 교인들이 교회가 속한 연합감리교(UMC) 뉴저지연회 구호단체인 CUMAC에 불우이웃을 위한 추수감사절 터키와 통조림, 과일 등 1만 달러어치를 전달하고 있는데 14년간 박 장로가 매년 터키 200마리와 12개들이 통조림 50상자를 꾸준히 기부해오자 올해는 CUMAC에서 감사패도 전달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시무장로에서 은퇴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패를 받긴 했지만 80세까지는 현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한 앞으로도 기부는 계속 이어간다는 각오다.
메트로폴리탄 수퍼마켓 협회(MSA) 회장도 역임했던 박 장로는 지금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8세 때 부친을 잃고 편모슬하에서 힘들고 어렵게 공부하던 어린 시절부터 늘 품고 있던 꿈이다. 바로 장학재단을 만들어 돈이 없어 공부할 기회를 포기하는 학생이 더 이상 없도록 돕고 싶다는 것이다.
이 또한 자신의 이름으로 만들지 않고 소속 교회의 이름을 딴 ‘아콜라장학재단’으로 출범한다. 뜻을 함께 하는 다른 한인들이 참여해 더 큰 규모로 확대되도록 하기 위한 뜻이 담겨 있다. 내년부터 매년 2만 달러를 부모가 없거나 편부모 가정, 부모가 있어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우선 대상으로 삼아 고등학교 때부터 지원해 돈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 장로는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라는 성경말씀(마태복음 7장7~8절)이 있다. 그렇다고 기도만 하고 있으면 안되고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공평하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에 더 많은 한인들이 함께 하길 소원했다.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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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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