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출전 확정되면 복귀시키기로 소속팀과 사전 약속
▶ 한국축구 차세대 스타탄생 예고한 강렬한‘임팩트’떨쳐

신태용 감독이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후반 황희찬을 교체투입하며 지시를 내리고 있다. <연합>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예선을 겸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떨쳐 한국축구의 차세대 스타재목으로 부상한 공격수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 일본과의 결승전에 뛸 수 없게 됐다.
대표팀은 27일 “황희찬이 소속팀인 잘츠부르크로 복귀하기 위해 오늘 카타르 도하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희찬은 당초부터 한국이 올림픽 출전티켓을 따낼 때까지만 대표팀에 남는다는 조건으로 합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소속팀이 선수를 보내야 할 의무가 없고 잘츠부르크도 황희찬의 대표팀 차출을 강하게 반대했기에 대표팀은 올림픽 본선 진출이 결정되면 즉시 황희찬을 소속팀으로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하고 잘츠부르크를 설득해 황희찬을 합류시켰고 26일 4강전에서 카타르를 꺾고 결승 진출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자 약속대로 그를 소속팀에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황희찬의 잘츠부르크 동료인 일본 대표팀의 공격수 미나미노 타쿠미(21)도 같은 이유로 결승 한일전에 출전하지 못하고 잘츠부르크에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은 이날 소속팀 합류에 앞서 카타르 도하의 대표팀 숙소인 래디슨 블루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승에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결승에서도 도움이 됐으며 좋았을 텐데 마지막까지 힘이 못돼 아쉽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우승할 것으로 믿고 있다. 형들을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대회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에 대해선 “4강전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뻤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 출전에 대해선 “올림픽은 어릴 때부터 꿈꿨던 무대다. 마지막에 대표팀 명단에 오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선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결승 한일전을 남겨놓고 소속팀 잘츠부르크로 복귀해야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황희찬. <연합>
대표팀에서 막내인 황희찬은 이번 대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비록 득점은 없었으나 공격수가 꼭 골을 넣지 않아도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그의 존재감은 단연 압권이었다.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어 카타르와의 4강전에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황희찬은 1-1 동점이던 후반 34분 교체 투입된 후 저돌적인 돌파력으로 최전방에서 카타르의 수비진을 뒤흔들면서 한국이 2골을 넣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후반 44분 권창훈의 결승골도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고 특히 후반 추가시간 문창진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는 과정에선 군계일학의 플레이로 경탄을 자아냈다.
황희찬은 해프라인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아 순간적으로 밀착 마크하던 수비수 두 명을 개인기로 가볍게 따돌린 뒤 질풍같은 드리블로 치고 들어갔고 카타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또 한 명의 수비수를 농락한 뒤 반대쪽에 노마크로 있던 문창진에게 패스를 연결, 쐐기골로 연결된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다.
거의 70m를 질주한 그의 폭주 드리블에 이은 어시스트는 파워와 스피드, 개인기와 함께 천부적인 축구감각이 완벽하게 갖춰진 선수임을 입증시켜줬다. 단 15분여밖에 뛰지 않았지만 이날 황희찬은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상대한 모든 감독들은 하나같이 가장 인상적인 선수를 그를 지목했을 정도였다.
포항제철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오스트리아로 건너간 황희찬은 2부리그 FC리퍼링에 임대됐고, 지난해 17경기에 출전해 11골 5도움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이후 잘츠부르크로 복귀한 그는 지난해 10월 호주와의 두 차례 친선경기를 앞두고 처음 신태용호에 합류하며 눈도장을 받았고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으로 올림픽 8회 연속 본선 진출에 크게 기여하면서 신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그런 황희찬이 전열에서 빠진 것은 숙적 일본과의 경기에서 상당한 핸디캡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신태용 감독은 요르단과의 4강전처럼 김현(제주)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류승우와 권창훈, 문창진 등 득점력있는 2선 공격진을 최대한 활용하는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 감독은 “황희찬은 저돌적인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를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웨인 루니와 같은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리우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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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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