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난데일서 5분 거리에 ‘기화요초의 세계’ 펼쳐져
꽃. 참 아름다운 존재이다. 자연 속의 꽃을 흠뻑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리치몬드의 루이스 긴터 보태니컬 가든(Lewis Ginter Botanical Garden)이나 펜실베이니아 주의 롱우드 가든(Longwood Gardens)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도 사계절 내내 꽃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그린 스프링 가든 파크(Green Spring Gardens Park). 버지니아 주의 한인타운 중심지인 애난데일에서 I-395쪽으로 10분도 안 걸리는 곳에 있는 기화요초의 세계. 브래덕 로드(Braddock Road, 620번 지방도로)와 리틀리버 턴파이크(236번 지방도로)가 만나는 곳에서 1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
겨울의 위치 헤이즐
사실 가든은 봄에 찾는 것이 최고이기는 하다. 그 다음은 여름부터 가을 까지가 되겠고. 그린 스프링 가든도 마찬가지이다. 봄부터 시작해서 초겨울까지 온갖 종류의 꽃들이 피었다 지니까 그 때가 좋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접어드는 이 때에 소개하는 것은 바로 위치 헤이즐(Witch Hazel, 풍년화) 때문이다.
이 꽃은 겨울에 피는데, 이미 피고 나서 져버린 녀석도 있고 이제 막 꽃망울을 맺는 녀석도 있는데 어떤 종류는 2월에도 핀다. ‘어떤 종류’라고 적는 이유는 이 가든에 일백이 넘는 종류의 위치 헤이즐이 있기 때문이고 이것이 이 가든의 뛰어난 특징이다.
인터넷에서 소개되는 가든의 심볼에도 이 꽃이 들어가 있고, 본관에서 얻을 수 있는 지도의 아래편에도 별도로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오죽하면 브래덕 로드에서 가든으로 들어가는 짧은 길의 이름이 위치 헤이즐 로드(Witch Hazel Road)일까. 아닌 게 아니라 그 길옆에 있는 공원입구 정원(지도 #22)에 위치 헤이즐이 제일 많다. 그 다음은 스프링 하우스 부근(지도 #23)과 주차장 부근(지도 #20)이다.

본관 전경
어떻게 생겼나요?
막상 도착하기는 했는데 위치 헤이즐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고? 아주 쉽다. 이 가든에는 대부분의 식물에 안내 표지판이 있다. 그러니까 입구 정원(지도 #22)으로 가서 나무 앞에 있는 안내 표지판을 읽으면 된다.
위치 헤이즐은 종류가 많기 때문에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은 후 위치 헤이즐(Witch Hazel)이라고 적혀있다. 예를 들면 ‘Harry Witch Hazel’처럼 말이다. 몇 그루의 위치 헤이즐을 보고나면 감이 잡히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나무를 보고나서 확인 차 안내표지판을 보게 될 것이다.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은 것들이 많아서 다시 본관으로 가서 전문가에게 꽃망울을 촬영한 것을 보여주면서 물어보았다.
“지금 가보니까 이렇더군요. 언제쯤 활짝 필까요?” “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햇빛의 양, 기온 이런 것들의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얼마나 더 있으면 활짝 필거라고 말하기는 참 어려워요.”
우문에 현답. 본관 안내석 담당자는 이 가든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가 든 바인더를 가지고 있는데 그 바인더에 2월에 찍은 위치 헤이즐 사진이 있었다. 그러니 이 겨울에는 위치 헤이즐을 찾아서 가끔 들러보다가 봄이 되면 본격적으로 기화요초를 즐기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본관 안의 도서실.
본관과 도서실
주차를 한 후 들어오던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본관을 만난다. 본관을 들어가면 안내석이 있는데 거기서 무료로 나눠주는 지도를 받는다. 지도를 보면 본관이라고 말한 이 건물의 정식명칭이 원예센터 및 온실(Horticulture Center and Glasshouse)임을 알 수 있다.
본관 안내석 앞에는 예쁘고 앙증맞은 기념품을 판매하는 작은 공간이 있고, 소품에 해당하는 그래서 푼돈으로 살 수 있는 원예작물을 사시사철 판매한다. 그 뒤로 도서실이 있는데 퍽 많은 도서를 보유하고 있어서 정원관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도서실 안쪽으로 쑤욱 들어가면 벽에 위치 헤이즐을 소재로 한 상품들을 전시한 유리상자가 벽에 걸려있고 그 오른쪽에 어린이를 위한 자연에 대한 아주 간단하고 유용한 그림설명이 있다.
원예 강좌
도서실을 나오면 본관 벽에 전시된 예술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전시품은 수시로 교체되는데 항상 자연과 관련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전시품을 감상하면서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에 교실이 있는데 여기서는 원예에 관한 강좌가 자주 열린다.
한겨울에도 열리니까 인터넷에서 찾아보시길. 교실을 지나 유리문을 밀고 나가면 바로 거기에서 부터 자연이 시작된다. 일단 본관 밖으로 나서면 탁 트인 잔디밭을 보게 되는데 가슴도 트인다. 아까 안내석에서 지도를 받았으니 지금부터는 지도를 보아가면서 둘러보기로 한다.
두개의 연못
본관 옆과 뒤편에는 모두 일곱 개의 화단이 있는데 어린이와 함께라면 어린이 정원(지도 #7)과 어린이 관찰정원(지도 #8)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화단 사이에 난 오솔길을 따라가면 작은 다리를 건너 울창한 숲을 지난 후 두 개의 연못(지도 #25)을 만나게 된다.
연못 정자에 잠시 앉아서 정다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고. 볕이 좋은 날은 바위 위에 앉아 볕을 쬐는 거북이들을 만날 수도 있다. 거기서 조금 더 가서 스프링 하우스(지도 #24)를 끼고 왼편으로 접어들면 그린 스프링 하우스(지도 #16)을 만나게 된다.
그린 스프링 하우스
그린 스프링 하우스. 이 집은 모두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운데 있는 부분은 1780년경에 건축되었다. 그래서 지도에서는 Historic House라고 적었다. 그 오른쪽 즉 본관 쪽의 증축은 1850년경에 이루어졌다. 그 후 1942년에 오른쪽을 개축하면서 왼쪽 즉 공원입구 쪽 그리고 오른쪽 썬룸을 증축하였다. 건물 뒷편으로 가서 건물 증축된 곳을 보면 벽돌의 노후화 된 정도가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자. 듬직한 도어노커가 달린 문을 열고 복도를 걸어가면 좌우의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무척 작다는 것이 특이하다. 복도 끝의 왼쪽 벽에는 이 지역 역사를 적어놓은 액자가 있는데 거길 보면 1585년에 첫 이주자가 도착했고, 1607년에 포카 혼타스가 존 스미스(John Smith)를 구했고, 1609년 봄에 옥수수를 처음 심었고, 1782년 버지니아 인구가 568,000명(지금 페어팩스카운티 인구만 해도 100만 명이 넘는다)이라는 것 따위를 알 수 있다.
이 건물 안에서 안에는 반바지나 청바지를 입고 들어가기는 조금 부담스러운 고상한 분위기의 기품 있는 찻집이 있고 거기서 차에 관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예약을 해야 하는데 참가비가 18불에서 45불. 영화에서 보는 귀부인 차림의 할머니들을 볼 수 있다.

공원 뒷편의 연못과 정자.
하얀색 정자와 공원의 역사
다시 본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예쁜 하얀색 정자를 만나게 되는데, 날씨 좋은 날은 예비 신랑신부의 웨딩촬영을 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이 정자 옆에만 유일하게 담배꽁초 버리는 곳이 있으니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사람들은 참고하시길.
어느덧 다시 본관으로 돌아왔다. 본관의 오른쪽에 온실(glasshouse)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온실은 밖에서 들어갈 수는 없고 일단 본관 안을 거쳐야만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온실 오른쪽에는 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봄부터는 원예작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공원을 모두 둘러보았으면 이제 이 공원의 간략한 역사를 알아보자. 1784년 존 모스(John Moss)가 이 지역에 벽돌 건물을 지어서 역사가 시작되었는데 그 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가 1942년 마이클 스트레이트(Michael and Belinda Straight) 내외가 이 지역을 매입하였다. 그들은 1970년에 16에이커 땅을 페어팩스 공원국에 기증하였는데 공원국은 11에이커 땅을 더 매입하여 지금의 공원을 조성하였다. 기증, 미국의 아름다운 문화.
●방문을 위한 정보 모음
●주소: 4603 Green Spring Road, Alexandria, VA 22312
●인터넷 주소: http://www.fairfaxcounty.gov/parks/greenspring/
●개방시간
- 월요일~토요일 오전 9:00-오후 4:30
- 일요일 낮 12:00-오후 4:30
(단, 그린 스프링 하우스는 수요일~일요일 낮 12:00-오후 4:30)
*공휴일 휴관은 http://www.fairfaxcounty.gov/parks/holidayhrs.htm 참조
*12/23 금: 본관 낮 12:00-오후 4:30, 그린 스프링 하우스는 휴관
*12/24 토: 휴관
*12/25 일: 휴관
*12/31 토: 낮 12:00-오후 4:30, 그린 스프링 하우스는 휴관
*1/1 일: 휴관
●입장료: 없음
●주차료: 하루에 2달러,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무인 시스템
●해서는 안 되는 것들
- 채취(식물, 동물, 광물)
- 레크리에이션: 원반 던지기, 공놀이, 연날리기 등
- 자전거 타기, 스케이트보드, 롤러스케이트, 전동 장난감차
- 주류, 불 피우기
- 낚시, 수영, 얼음지치기
- 야생동물에게 먹이주기
- 결혼식 등 파티, 단체, 상업적 사진 촬영은 사전 예약 필요
●화장실: 두 곳(본관, 그린 스프링 하우스)
●애완견: 데려갈 수 있으나, 끈줄에 연결되어 있어야 함
<
글/사진 김성식 (VA, 스프링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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