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워싱턴 한인사회 반응

한국시간 9일 오후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후 청와대를 배경으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에 가결 속보가 뜨고 있다. <연합>
“국민들의 뜻” ...“시스템 바로 잡아야”
“찬성했지만 착잡” ...“헌재부결 기대”
“조속히 안정 찾아 자랑스런 조국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에서 가결된 데 대해 워싱턴 한인사회는 “탄핵은 국민의 뜻”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 성숙하고 자랑스러운 모국이 됐으면 한다”고 차분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보수단체 인사들은 탄핵이 가결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워싱턴한인연합회 임소정 회장은 “같은 여자로서 미국에서도 힘든 유리 천정(박 대통령 당선)을 먼저 깨트린 한국이 참 자랑스러웠는데 탄핵 사태까지 오게 돼 안타깝다”면서 “헌법재판소로 넘어가 있는 동안에도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계속 쏟아져 나와 나라가 계속 시끄러워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회장은 이어 “앞으로 빠른 시일 내에 헌재에서 탄핵 심의가 끝나 조속히 안정을 되찾고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에게 자랑스러운 모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 손기성 회장(목사)은 “탄핵은 백성들의 요구이자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관하고 이끌어 가시는 방법”이라며 “이게 끝이 아니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남은 만큼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반목과 분쟁을 없애고 질서와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이어 “촛불시위에서도 보듯 한국의 국민의식은 높아졌으며 이번 탄핵 건으로 인해 아픔은 있지만 한국 민주주의가 토착화되는 성숙의 단계로 받아들이자”면서 “모두가 낮은 자세로 돌아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미주이순신교육본부 이내원 이사장은 “탄핵 정국은 불행한 사태이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촛불 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한국 국민은 올바른 지도자만 만나면 선진화된 민주시민으로 발전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그런 의미에서 정치 지도자와 정당이 대오각성해 국민 위주의 정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NP 포럼의 윤흥노 대표는 “박 대통령의 소행을 보면서 스스로 비천한 국민인 줄 알았는데 국민들의 평화적인 촛불집회로 탄핵이 통과돼 그나마 재외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은 면했다”면서 “앞으로 여러 혼란은 있겠지만 정경유착을 말끔히 씻어내고 참다운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기를 희망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한국학교협의회 한연성 회장은 “탄핵을 원했지만 막상 결과가 나오니 착잡한 기분이 든다”며 “원칙이 통하는 나라, 거짓이 더 이상 대세가 되지 않는 나라가 되고 국민이 좀 더 똑똑해져 올바른 지도자를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와 진보단체 인사들의 시국관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미자유연맹 강필원 총재는 “물론 박 대통령이 잘못 한 건 있지만 수백만 명이 촛불집회를 한 것은 군중이 좌파세력들에게 넘어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실책은 주변사람들 관리를 잘 못해 실수한 것으로 끌어내릴 정도는 아니기에 헌재에서 재판관들이 진실을 잘 파악해 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 우성원 회장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데 법을 위반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아직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끝나지 않고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안인데 탄핵이 가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이어 “만약 헌재에서 박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명확히 판결하면 이에 순응해 물러나야 한다”면서 “다만 요즘 시국으로 인해 안보 불안에 대한 염려가 앞선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사람사는세상 워싱턴 이기창 대표는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에서 절대 다수가 국민의 명예와 자존심을 망가뜨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앞으로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은 준엄한 민심의 뜻을 헤아려 신속히 탄핵 소추안을 인용해 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앞으로 깨어 있는 국민들이 그동안의 비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을 바로 잡고 상식과 원칙의 대한민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주희망연대 워싱턴 이재수 사무총장은 “한줌도 안 되는 기득권 세력이 나라를 농단하고 국민을 우롱한데 대해 위대한 국민들이 심판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해체하고 박 대통령은 사퇴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며 헌법재판소는 조속히 탄핵 심판안을 심의, 결정해 국민의 뜻에 맞게 전원 찬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탄핵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으로 평화와 정의의 세상을 만드는 일에 정치권은 국민과 함께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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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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