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펜던스 애비뉴 쪽에서 본 온실(멀리 의사당이 보임).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볼 수 있으니 우리에게는 식물원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디씨 지역에서 식물원을 말하게 되면 단연 의회 식물원(United States Botanic Garden)을 손꼽게 된다. 그리고 이 식물원이 내년 1월 2일까지 특별한 행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말에 꼭 나가봐야할 이유가 된다.
70여 유명 건물 정교하게 재현
지금 그 식물원에서는 국립공원과 역사유적지를 나무, 잎 등 70여 가지 이상의 자연재료로 매우 정교하게 재현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그 작품들 사이를 모형 기차가 달리고 있다. 소인국에 간 걸리버를 생각하면 된다. 자신이 걸리버가 되어 여기저기를 기웃기웃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워싱턴 디씨의 유명 건물인 의회의사당, 링컨기념관, 백악관,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유명 건물과 명승지를 축소한 것들을 보게 된다. 게다가 작품들 사이를 모형 기차를 달리고 있으니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서 즐거워한다.
다른 곳에서 살다가 워싱턴 메트로 지역으로 이사 온 사람이라면 자신 출신지의 명물이 만들어져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다녀온 곳의 추억을 되살려보게 될 것이다. 러시모어 산의 큰바위 얼굴, 그랜드캐년 기차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올드 페이스풀 인(Old Faithful Inn)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드 페이스풀 인은 모형의 앞만 볼게 아니라 뒤로 가서도 보아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인의 내부를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국립공원 지정 100주년을 기념하고 국가유적보호법 공포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보통 때는 온실 중앙에 있는 출입구 하나만 개방하는데 지금은 특별 행사가 있어서 출입구를 두 개 개방하고 있다. 오른쪽은 온실로 바로 들어가는 곳이고 왼쪽이 모형기차 특별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이다. 왼쪽 문으로 들어가서 모형기차를 본 후 나머지 전시물 등을 보는 것이 좋다. 다만, 모형기차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것은 각오해야한다. 필자의 경우 평일에 가서 50분을 줄서서 기다렸다가 입장했다는 것을 참고하시고. 그렇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도 첨언해둔다.
1820년 개원, 6만5천여 식물 보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식물원의 아이디어는 조지 워싱턴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실제로 식물원이 시작된 것은 1820년이다. 그리고 1850년에 의사당 앞쪽으로 이전했다가 1933년에 지금의 자리에 정착했다. 식물원은 실내인 온실(Conservatory)과 야외의 내셔널 가든(National Garden), 바르톨디 공원(Bartholdi Park) 이 셋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은 겨울이니까 사람들은 온실에만 집중하게 된다. (여기의 바르톨디는 뉴욕시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디자인한 사람이다)
이 식물원을 지원하는 시설이 아나코스티아에 있는데 그 시설은 대략 85,000평방피트의 온실을 포함하여 모두 25에이커나 된다. 그래서 이 식물원은 대략 65,000이나 되는 방대한 식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온실은 중앙의 열대 우림관을 중심으로 가든 코트, 원시림관, 하와이관, 세계의 사막관, 의약식물관, 난초관, 지중해관 등이 배치되어 있고 이스트와 웨스트에 각 하나씩 모두 두 개의 갤러리가 있다.
바나나꽃과 모형기차
온실에 들어서면 가든 코트를 만나게 되는데 여러 가지 경제적 가치가 있는 식물들이 전시되어있다. 지금 가면 여기서 바나나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부터 앞에서 얘기한 전시품을 만나게 된다. 맨 처음 만나는 것이 의사당인데 어찌나 잘 만들었는지 한참을 들여다 보게 된다.
여기서 곧 이스트 갤러리로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서 부터는 전시품뿐만 아니라 모형기차도 만나게 된다. 특별전시회 때문에 이 구간은 일방통행으로 진행된다. 이스트 갤러리를 벗어나면 원시림관으로 이어지는데 더 이상 모형기차는 없다. 원시림관에서 모형기차가 운행되는 곳으로 거꾸로 들어갈 수는 없다. 모형기차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형기차 전시장 전용 입구로 들어가야 한다.

나무 등 자연재료로 만든 의사당 모형.
약용 식물관도 있다
원시림관은 주라기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곳인데 주로 이끼, 고사리 등을 전시한 곳이고, 하와이관은 화산지역 특유의 식물들을 전시한다. 세계의 사막관에서는 다양한 선인장과 그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 옆에 있는 약용식물관은 여러 나라의 약용식물이 전시되어있는데 여기에 민트, 타임, 알로에를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파인애플과 파파야도 그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조금쯤은 놀랄 수도 있다. 그곳을 지나면 난을 집중적으로 전시하는 공간이 있는데 사람들이 사진기를 가장 많이 들이대는 곳이다. 그에 따라 관람객 흐름의 속도가 살짝 늦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난은 수시로 교체하기 때문에 언제 가더라도 활짝 핀 난을 만나게 된다.
20미터가 넘는 나무들
그 다음은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곳의 식물들을 모아놓았다. 그리고 온실의 중앙에 있는 열대우림관은 20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들어선 곳이다. 때때로 안개가 뿜어지므로 전자기기 관리에 신경써야한다. 여기는 2층 계단통로가 별도로 마련되어있는데 여기에 올라가면 이 열대우림관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다. 이 2층은 계단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다.
온실에서는 작은 안내판에 전화번호(202-730-9303)와 stop 번호가 적혀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거기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한 후 거기 적혀있는 stop번호를 입력하면 그 곳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시청각교육이 일어나는 곳이다.
성탄 트리와 기관차 모형
웨스트 갤러리는 전시장인데 지금은 연말연시를 맞이해서 특별히 커다란 성탄트리가 설치되어있고 그 밑에 워싱턴 디씨의 락크릭공원에 있는 역사적 건물인 올드 스톤 하우스를 축소한 작품들을 배치해놓고 그 앞을 모형기차인 토마스 기차가 지나가게 만들었다. 이 성탄트리 옆에 나무로 만든 기관차모형이 있는데 어린이가 그 안으로 들어간 후 기관차 앞에 뚫린 구멍으로 머리를 내밀고 사진을 찍으면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토마스 기차에 자신의 얼굴이 오버랩된 사진이 나온다.
성탄절을 대표하는 꽃인 포인세티아. 화장실 부근에 가면 30여 종의 포인세티아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의 액자를 보면 그 꽃이 어떤 사람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사람 이름이 무엇이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그리고 무엇을 한 사람이었는지는 이번 주말에 식물원을 가본 사람만이 알 수 있도록 여기서는 설명을 생략한다.
방문 정보
●시간 : 아침 10시-오후 5시(야외공원은 일출-일몰), 연중무휴
●입장료 : 없음
●주소 : 100 Maryland Ave. SW, Washington, D.C. 20001
●인터넷 : www.usbg.gov
(행사에 관해서는 www.usbg.gov/programs-and-events)
* 이 부근에 자동차를 주차하는 것은 몹시 어렵다. 전철 탈 것을 권유한다. 블루라인, 실버라인, 오렌지라인의 페더랄 센터(Federal Center) SW역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됨
* 온실 곁을 지나는 길은 여럿 있으나 입구는 메릴랜드 애비뉴 SW에 접하여 있음
* 건물 안에 화장실, 급수대는 있으나, 음료나 음식을 판매하는 곳은 없음
* 휠체어 대여 가능
* 담배를 피울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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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성식 (VA, 스프링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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