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볼만한 영화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미국영화협회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영화내용을 G, GP, GP-13, R 그리고 X로 분류한다. G는 어린아이들을 포함하는 일반대중에게 적합하다는 의미고 GP는 아이들에게는 부적절할 수도 있는 내용이라 부모의 지도(Parental Guidance)아래 결정하라는 뜻이다.
GP-13은 내용 중 일부가 13세 미만의 아동들에게는 부적절할 수 있으니까 부모들에게 조심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R은 ‘제한되었다(Restricted)’는 단어의 첫 글자로 부모나 보호인인 어른과 동행하지 않는 17세 미만은 관람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X는 부모와 동행하더라도 영화관에 들어올 수 없다는 뜻이다.
X나 R 등급의 영화는 역병이나 괴질처럼 멀리하는 나는 얼마 전 PG 등급이 붙은 영화가 TV에 나오길래 비교적 안심하고 보았더니 내용의 전개가 해괴하게 진행되어 그 같은 등급 제도를 믿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 결론은 12월27일에 60세로 사망한 ‘별들의 전쟁(Star Wars)’의 여주인공이었던 캐리 피셔를 뒤이어 불과 36시간 후에 사망한 데비 레이놀즈(84세)의 1950년대 이후의 많은 영화들을 회고함으로써 더 다져졌다.
1952년의 ‘비 내리는데 노래하기(Singing in the rain)’에서 진 켈리와 노래하고 춤추는 역으로 미국관객들을 열광케 한 레이놀즈 여사는 ‘침몰시킬 수 없는 몰리 브라운(Unsinkable Molly Brown)’, ‘노래하는 수녀(The Singing Num)’ 등 내용이 건전한 영화에 많이 출연했다. 그는 노래도 잘 불러 많은 음반을 내기도 했고 당시 미국의 최고 팝 가수 중 하나였던 에디 피셔와의 결혼은 캐리 피셔와 그의 남동생 토드의 출생으로 이어져 영화 팬 잡지들의 단골 메뉴였었다.
그러나 데비 레이놀즈의 절친한 친구였던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레이놀즈의 가정을 파괴하는 악역을 맡게 된다. 아역배우 때부터 미모가 뛰어나서 많은 남자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던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8세에 호텔 왕 힐튼과 결혼했지만 불과 8개월 만에 이혼했고 두 번째 남편인 배우 마이클 와일딩과의 결혼도 몇 년 못 가서 파경이 되었다. 영화 제작자였던 세 번째 남편을 비행기 사고로 잃어버린 테일러는 레이놀즈의 남편 에디 피셔와 불륜 행각을 벌이다가 들통이 나서 에디 피셔와 레이놀즈가 이혼하게 되었고 에디 피셔는 테일러의 넷째 남편이 된다. 캐리 피셔가 두 살 때 일어난 일이었고 그가 아버지와 어머니 집을 왕래하면서 성장기를 보냈으니까 고등학교 중퇴, 약물과 알콜 중독 등 정신분열증으로 요양소 시설을 이웃집처럼 드나든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일기 적는 습관은 어렸을 적부터 계속해 왔었다는 것을 그의 부고 기사에서 읽을 수 있었다. 캐리 피셔는 1977년에 스타워즈의 리아 공주 역으로 크게 성공했고 그 영화들의 속편들에도 두 번 나오다가 작년도에 해리슨 포드와 마크 해밀 등 첫 번 영화의 스타들과 함께 나와 스타워즈의 팬들을 열광시키기도 했었다는 평이다.
캐리 피셔는 할리우드의 적나라한 성 풍속도를 솔직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묘사하는 소설들과 영화 각본들 그리고 나중에는 자서전을 써서 “여배우가 27세가 지나면 배역이 오지 않아 전화 옆에서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는” 따분함을 극복했다는 평도 받고 있다. 자기 자신의 혼외정사, 마약 중독, 정신 병원 등의 역사를 숨김없이 진솔하게 또 재미있게 쓰는 데는 그의 일기 적는 습관이 크게 도움이 되었단다. 그는 실패한 결혼에서 딸 하나를 남겼다.
레이놀즈는 에디 피셔와의 이혼 이후 재혼했는데 두 번째 남편의 도박으로 거의 파산할 뻔하는 위기를 거쳐 그와 이혼하고 세 번째 결혼 역시 이혼으로 끝났지만 사업으로는 크게 성공했고 자신이 어렸을 때 속했던 걸스카웃 단체 등 여러 단체에 많은 기부금을 낸 자선 사업으로도 유명했다. 10여 년 전 죽은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에디 피셔 이후에도 여섯 번인지 더 결혼하는 기록을 남겼다 .버지니아주 연방 상원의원도 지냈고 해군 장관을 했던 존 워너도 그의 남편 중 하나였다. 리차드 버튼과는 이혼했다가 또 재혼했었는데 버지니아주의 어떤 신문은 비아냥조의 사설에서 “Mrs. 힐튼...” 등 아홉 이름들을 열거하면서 “축하합니다”라고 썼었던 것을 기억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할리우드 영화의 변화는 엄청나다. 60년 전에는 부부 사이의 방사도 아침에 둘이 일어나면서 속옷이 바뀐 것 정도의 은밀한 장면으로 처리되었었다. 현재에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성관계, 동성애자들의 관계, 혼외정사 등이 노골적으로 묘사되는 게 PG 등급 영화에서도 드물지 않다. 할리우드가 ‘미국의 소돔과 고모라’라는 지적도 그럴싸하게 들린다. 영화를 보고 싶으면 데비 레이놀즈의 옛 영화들이나 섭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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