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 박근혜 탄핵인용, 워싱턴 한인사회 반응
밤 늦게까지 방송·인터넷 통해 심판과정 지켜봐
탄식과 환호, 정치성향 따라 희비 극명하게 갈려
탄식과 환호.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9일(한국시간 10일) 워싱턴 한인들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이날 밤 늦게까지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헌재의 탄핵 심판을 지켜보던 대다수 한인들은 지난 5개월여 대한민국을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 선고로 일단락되자 기쁨과 좌절감이 뒤섞여 밤잠을 설쳤다.
진보단체들은 박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 촛불이 승리했다며 크게 반겼다. ‘사람사는세상 워싱턴’의 이기창 대표는 “우리 국민은 세계사에 처음으로 비폭력, 평화, 촛불 명예 시위만으로 폭압의 정권을 몰아낸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며 “이제 다함께 정의로운 정부를 원하는 염원을 담아 19대 대통령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주희망연대 워싱턴 회원 30여명은 이날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두 군데에서 모여 탄핵심판을 지켜보다 파면으로 결론나자 “촛불시민의 위대한 승리”라며 서로 얼싸안고 감격을 나눴다. 이재수 사무총장은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우롱한 박 대통령의 파면 결정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나타났다”며 “법 앞에 누구도 특권이 없는 정의와 희망의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도록 이제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들은 탄핵 결과에 좌절감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 우성원 회장은 “헌재의 판결이 났는데 다른 무슨 말을 하겠느냐. 다만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인데 정치인들이 나라를 끌어가는 모습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한미자유연맹 강필원 총재는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을 우리는 아무도 예상치 못해 의외의 결론에 깜짝 놀랐다”면서 “국회 소추 절차가 미흡한데도 헌재가 이를 무시했다”고 헌재에 날을 세웠다. 강 총재는 이어 “만약 야당이 집권하게 되면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펴게 되고 현 미국의 대북정책과 결이 달라지면서 한미동맹의 약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주요 동포단체장들은 이구동성으로 헌재의 판결을 존중하고 앞으로는 모두가 화합하는 동포사회와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워싱턴한인연합회 김영천 회장은 “헌재의 판결을 수용하고 존중해야 하며 이 판결로 인한 어떠한 갈등과 대립도 자제되어야 하고 탄핵이 미래를 향한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기초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동포사회도 분열됨이 없이 하나 되어 이 국난을 슬기롭게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한인회 백성옥 회장은 “대통령 탄핵은 대한민국은 헌법을 존중하고 따르는 법치국가임을 확인한 것”이라며 “이제 양분된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화합, 단결해 그동안 실추된 나라의 권위를 회복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위상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평통의 황원균 회장도 “탄핵 결과에 만족하든 만족하지 않던 간에 이제 결론이 났으니 모두가 받아들이고 갈라진 나라를 하나로 만드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동포사회도 지금까지의 진통과 갈등을 모두 벗어던지고 한마음으로 더 좋은 한인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워싱턴한인교회협의회 손기성 회장(목사)은 “밤늦게 생방송으로 탄핵심판을 지켜보다 미국에 사는 코리안 아메리칸의 한 사람으로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울컥했다”며 “헌재의 판결이 나왔으니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우리 모두 한민족 동포로서 촛불을 든 분들이나 태극기를 든 분들이 서로 안아주고 격려해주며 화합하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미한국학교 워싱턴지역협의회 한연성 회장은 “교육 일선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정의와 민주주의 이론을 가르치며 조국 대한민국이 제발 정의롭고 후세들에게 교육의 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은 정의를 지키려는 슬기로운 국민의 노력의 결과라 생각하기에 환영하고 교육자들은 정의는 죽지 않았음을 다시 떳떳하게 가르칠 수 있게 돼 다행이며 이젠 갈등 대신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PNP 포럼 윤흥노 대표는 “헌재의 판결내용을 떠나 촛불과 태극기로 뒤덮인 광장을 바라보면서 이념으로 갈린 해방정국의 대립상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웠다”며 “이젠 구시대의 이념 논쟁에서 탈피해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경제를 튼튼히 해 대한민국이 세계사의 주역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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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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