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적 화가이며 수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수태고지’란 그림은 45도 각도에서 보아야만 그림이 정상적으로 보인다고 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보이는 것이 틀려진다는 이야기다. 사람은 눈 뿐만 아니라, 상황을 인식하는 마음의 창도 어떠한 틀을 가지고 그 상황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이것을 소위 ‘프레임 법칙’이라 하는데, 데이비드 번스라는 정신과 의사는 벌어진 상황을 대할 때 본인도 깨닫지 못하는 편견, 선입관 등 고질적으로 왜곡된 인식습관을 고침으로써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인식 치료(Cognitive Therapy)”를 개발했다. 다시 말하면, 우리 내면의 감정에 따르는 반응은 그 상황 자체 보다는 그 상황을 어떻게 마음의 창을 통해 해석하고 받아 들이는가에 따라 좌우된다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모두는 마음의 창문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깨끗한가 자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죄성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 인간들은 조심하지 않으면 온갖 오물, 즉 질투와 시기, 미움, 탐욕, 거짓, 그리고 허영과 위선 등으로 뿌옇게 흐려진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인 본인은 개인적으로 성경말씀 묵상, 기도 그리고 영혼을 맑게 하는 독서를 통해 마음의 창을 흐리게 하지 않도록 힘쓴다.
더러워진 마음의 창문의 부작용이 여럿 있겠지만, 흔히 주위에서 쉽게 경험 하는 것 중 하나는, 확실하게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것들을 마치 사실인양 수군거리고, 다른 사람에게 퍼뜨려 그 대상에게 크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근거 없는 악플이 몇몇 연예인들을 자살로 몰고 간 사례는 잘 알려진 일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몹쓸 짓은 개 교회의 성도들에게도 예외가 아닌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개인의 좋은 점, 칭찬 받을만한 일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지 않는데, 이런 일은 꼭 부정적 내용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 인간들의 죄된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겠다.
한 예를 들어본다. 약 5개월 전에 플로리다의 한 고교에서 총격사건으로 17명의 학생이 숨졌고, 17명의 학생이 다친 충격적 사건이 있었다. 이 학교의 경비를 담당하는 스캇 피터슨이라는 경찰에 대한 기사가 6월 5일자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되었다. 간략한 내용은 이렇다. 사건 후 신문, 방송에서는 연일 스캇이 겁쟁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빨리 현장에 출동하지 않아 그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떠들어 대고, 취재진들이 매일 집 앞에 장사진을 치고,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까지도 공개적으로 그를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너무나 심한 상처를 입은 스캇은 그 사건 후 90일 동안 집안의 창문을 가리고 외부출입과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숨어 지냈으며, 경찰직에서도 사임했다. 그러다가 결국 자기의 심정을 워싱턴포스트 기자에게 밝혔다. 그는 “나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곳에 근무했지만, 어쨌든 17명의 학생을 잃었다”라며, 직무를 다하지 못한 것을 구태여 변명하려 들지 않았다. 그가 사건 소식을 듣고 출동했을 때는 이미 사방에 신음소리와 핏자국, 그리고 건물 내부도 연기로 가득 차서 누가 범인인지 전혀 식별이 안 된 혼란스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훈련받은 대로 그 혼란스런 상황에서 자기의 최선을 다 했는데도 모든 언론은 그를 의도적으로 직무를 피한 겁쟁이로 몰아 부친 것이다. 지금도 그는 꿈속에서 그때의 상황을 자주 대면하며 그때 다르게 대처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수 만가지 생각으로 극심한 고통을 당하는데, 그에게 ‘겁쟁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은 아마도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
이 기사를 통해 받은 교훈은 우리 자신도 흐려지고 왜곡된 마음의 창문 때문에 타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은 없는지 더욱 조심 하라는 것이다. 성경말씀은 “혀는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하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참으로 무서운 경고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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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효 약물학 박사,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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