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팬데믹 기간 중 정신없이 오르던 부동산 시장에 미세하지만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레드핀’(Redfin)은 최근 지난 5개월간 거침없이 달리던 주택 시장에 처음으로 적신호가 켜졌다고 전했다. 8월1일 기준으로 7월 4주간 주택 가격이 0.2% 하락했다는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0.2%란 가격 하락 폭은 작년 팬데믹 이후 시작된 거의 매달 가격을 새롭게 경신하던 것에 비하면 별로 의미없는 소폭의 하락일 수도 있지만 이 미세한 변화에 오르기만 하던 부동산 시장에 처음으로 브레이크가 걸린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사실 필자도 지난 몇 주간 특히 6월 중순부터 시장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지만 곧 발표되는 지난 7월 가격과 매매량 등의 통계와 함께 앞으로 다가오는 가을철 기존 주택 매매량 및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컬럼에서는 최근 발표된 레드핀의 몇 가지 통계 자료를 통해 현 주택 시장 분위기를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전해 보고자 한다.
첫째, 매매 가격 상승 추이가 둔화되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올해 3월까지 거의 5개월 동안 정신없이 오르던 가격이 7월 말 기준으로 정점에 최근 다다른 것으로 보이며 이제는 진정 국면 내지는 보합세의 장세로 들어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고 해서 이제부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현재의 매매물량부족을 이유로 올 연말까지 소폭이나마 더 오를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 간 미국 전역의 주택 가격은 약 18%의 가격 상승을 보여 왔다. 남가주도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기간 내에 대부분 최소 25% 이상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특히 인기가 높은 지역들은 30% 이상 급격한 가격 상승을 불러오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최근 레드핀이 발표한 소폭의 가격 하락세가 유지된다면 올 가을부터는 바이어들에게 이전 보다 좀 더 나은 시장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일단 소폭이나마 하락세를 보이면 시장에 매물이 서서히 늘어나면 경쟁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어 바이어들에게 이전보다 좀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매물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소폭이나마 지난 7월 말 전체 매물이 전달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원인으로는 너무 오른 가격에 지친 바이어들이 시장에서 조금씩 관망으로 돌아서거나 혹은 구입을 포기하면서 이전 보다 바이어들의 숫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치열하다 못해 전쟁 분위기를 연출했던 구입 경쟁이 최근에는 조금씩 완화되는 분위기다. 경쟁이 줄어들면 당연히 가격 인상폭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올 7월 말 기준 시장의 인벤토리는 1년 전에 비해 2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아직도 부동산 시장의 고질적인 매물 부족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도 지금같이 심각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나 가격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셋째, 시장에 매물이 머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주택 한 채를 매매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6일로 역대 최단 기간을 기록했다. 하지만 7월 들어서는 지난 2월에 비해 이 숫자가 반으로 감소하면서 이전에 비해 경쟁이 많이 완화된 것이 통계 자료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나친 가격 경쟁에 바이어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증거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추어서 최근 리스팅 가격 추세도 상승보다는 약간의 보합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시장의 주도권을 100% 가지고 있던 셀러의 주도권이 조금씩 바이어들 손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이 최근 시장 분위기다.
문의 (714) 72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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