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김 /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아이바잉(iBuying)이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인터넷 마케팅을 통해 셀러로부터 직접 주택을 구입한 뒤 수리와 리모델링을 거쳐 바이어에게 직접 되파는 회사의 고유 명칭이다. 아이바잉의 최대 장점은 셀러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매매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바이어와의 문제점들을 비교적 간단한 몇 가지 절차만 거쳐서 빠른 시간 내에 매매를 완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모든 구입을 전액 현금으로 구입함으로 셀러들이 가장 걱정하는 바이어의 융자 문제를 해결해 줌으로써 집에 특별한 하자가 없다면 매매가 깨질 우려가 거의 없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아이바잉 업체들도 매매 수수료를 부가하며 일반 에이전트를 같이 4~6% 정도의 수수료를 셀러에게 부과하게 된다. 오픈도어(Opendoor), 질로우오퍼(Zillow Offers), 레드핀나우(RedfinNow), 오퍼패드(OfferPad) 등이 바로 아이바잉 방식을 사용하여 주택 구매를 하는 대표적인 인터넷 부동산 서비스업체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아이바잉은 프로그램은 시작 초기부터 이들의 구입 가격의 현실성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비판적인 시각을 받아왔다. 이들 업체들의 비즈니스 초기에는 대부분 시세보다 낮은 가격을, 근래에 와서는 주로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인터넷의 발달로 이러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아이바잉 추세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데는 필자도 동의하지만 이들 업체가 구입하는 가격에 대해서는 종종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을 하는 경우들을 보아 왔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의 이론은 알고 보면 비교적 간단하다. 자신들이 시세보다 높게 사더라도 팬데믹 기간처럼 가격이 급등하는 시장에서는 자신들이 매입한 매물을 간단한 수리나 리모델링을 한 후 더 비싼 가격에 다시 팔 수 있다는 인공지능이 제공한 가상 전망치로 판단해 구입을 결정한 것이다.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에만 지나치게 의존해 가격 등을 산출해 구입을 경쟁적으로 하다 보니 이들 업체들이 간과한 중요한 사실이 있다. 부동산은 일반적인 일용 소모재와는 달리 한 번 구입하면 다시 판매하는 데는 최소 4~6달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이다. 즉, 집이란 바로 사서 그냥 다시 시장에다 되판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은 손을 보고 고쳐서 팔아야 부가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전체 업종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금 같은 때에는 수리 인력을 구할 수 없어 수리 후 시장에 팔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됨을 예상치 못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구입에 투자한 자금을 빨리 회수할 수 없어 자금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인공지능이 간과한 또 다른 문제점은 상승세 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 이들 업체가 이미 사들인 인벤토리들은 시장의 둔화와 함께 인공지능이 몇 달 전에 제시했던 예상 매매 가격을 밑도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질로우(Zillow)가 자신들이 자랑하던 인공지능을 이용한 구입, 재판매방식의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최근 대규모 인원 감원과 함께 자신들이 그동안 사들인 약 7000채의 주택을 손해를 감수하면서 일시에 매각하는 동시에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아이바잉 비즈니스에서도 잠정적으로 철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아직 수면 위로 떠 오르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시장 둔화 속도에 따라서 다른 아이바잉 업체들도 곧 이러한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바로 인공지능(AI)을 사용한 아이바잉 알고리즘이 아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동산 시장의 시세 및 예측하는 능력이 부동산 에이전트나 전문가들의 능력보다 떨어진다는 것을 증명함 셈이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아이바잉 비즈니스 모델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에이전트 매매 방식과 치열한 경쟁을 할 전망임은 분명해 보인다.
문의 (714) 726-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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