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특별전’ 개막 대한민국예술원 신수정 회장
▶ 유명 1세대 피아니스트서 예술행정가로 ‘우뚝’
▶ “K-예술 글로벌화 보람… 예술적 소통 이끌 것”
▶ 미술계 대표 예술원 회원들 대거 참여 ‘특별전’
▶ LA문화원서 김환기·천경자 등 거장 작품들까지

신수정 회장이 10일 대한민국 예술원 특별전이 열리는 LA 한국문화원 전시장에서 이번 특별전의 의미와 한국 문화예술 발전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LA를 찾았다. 고 김환기, 천경자, 서세옥 화백의 작품을 포함해 현존 한국 현대미술의 대가 17명이 참여하는‘대한민국 예술원 특별전’은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한국 예술의 정수와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상징적인 이벤트다. 이 뜻깊은 특별전을 위해 대한민국 예술 진흥의 산실인 대한민국 예술원의 신수정 회장이 LA를 찾았다.
유명 피아니스트로 서울대 음대와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악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신수정 회장은 1969년 27세의 나이로 서울대 최연소 교수에 임용돼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KBS 교향악단, 런던 필하모닉, NHK 심포니 등 국내외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1세대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2005년 서울대 음악대학 학장, 2019~2021년 예술원 부회장을 역임하며 음악가의 삶을 넘어 예술행정가로 발돋움했다.
예술을 향한 순수한 신념과 리더십으로 대한민국예술원을 이끌고 있는 신수정 회장은 이번 LA 특별전을 통해 ‘예술이 지닌 소통의 힘’과 ‘한국 예술의 정체성’을 한인 및 미 주류사회에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0일부터 LA 한국문화원 갤리리에서 개막한 특별전을 위해 LA를 찾은 신수정 회장을 만나 전시 기획의 배경, 예술원의 비전, 그리고 예술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특별전의 특징은▲대한민국 예술원은 1954년에 창립됐으며, 종신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많은 원로회원들이 작고하셨다. 그분들 중 뛰어난 미술계 대표자들이 많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예술적 유산을 이어받고, 그들의 업적을 기릴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17명의 작가는 모두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예술원에 가입하기 위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인물들이다. 대한민국 예술원의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과 예술적 기여를 인정받아야 하며, 각자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창작을 이어가며 예술적 성취를 이루어낸 인물이어야 한다. 이번 전시는 이들의 작품을 통해 현대 한국 미술의 다양한 흐름과 심층적인 미학적 가치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K-팝, K-클래식, K-푸드 등 대한민국의 문화가 세계에 알려지면서 미술계도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 미술가들의 작품이 LA를 처음 찾은 행사로,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예술의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전시를 통해 서양화, 동양화, 조각, 공예, 건축 등 모든 분야의 뛰어난 작품을 한 번에 보고 대한민국 예술의 자랑스러움과 이를 통해 한인으로서의 자긍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K-문화 전성시대에 대한민국 예술원의 역할은▲대한민국 예술원은 현대 예술의 흐름을 반영하고 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예술적 성과와 업적을 기리며, 동시에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젊은 예술가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예술원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예술과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예술적 소통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예술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이러한 노력은 단지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서, 예술의 발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얘기지만, 내가 60년대 유럽에서 유학하던 시절만 해도 대한민국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런 시절을 지나 대한민국의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현시점에 함께 할 수 있고, 이 변화의 흐름을 목도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그 흐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예술원 회장으로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회장이 되면서도 특별히 야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새로 추구하거나 바꾸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예술가로서의 순수성을 잃지 말고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예술원 회원들은 각 분야에서 이미 인정을 받은 분들이기 때문에 회원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회원이 됐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할이 무엇일지 끝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고민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예술의 보이지 않는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중요하며, 그 과정에서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 예술교육 현장에서 후학을 양성하셨다. 조성진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1969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오랫동안 교육의 길을 걸어왔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가르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나는 나를 잘 알고 있었기에, 제자들을 볼 때 내 한계를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다른 훌륭한 선생님들이 없나 항상 고민했다. 조성진의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은 사실 쑥스럽다. 성진이가 이룬 성과는 그의 자질과 재능, 집념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가 해준 건 그저 작은 도움일 뿐이다. 운 좋게 성진이를 대학 정년 이후에 만나서 가르쳤지만, 그가 이룬 것은 전적으로 그의 노력 덕분이라 생각한다.
-미래의 예술가들에게 대한 조언은▲나는 음악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한다. 연주자로서 음악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항상 느끼며 활동해왔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고독이 필요하긴 하지만,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같다. 예술가가 되어가는 과정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예술은 단순히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예술의 깊이는 고독이나 외부적인 조건이 아니라, 나 자신과 얼마나 진지하게 싸우느냐에 달려 있다. 진정성과 깊이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신수정 예술원 회장 약력-1942년생
-서울대 음대 학사(피아노)
-피바디 음대 대학원 석사
-서울대 음대 교수
-옥관문화훈장 수상
-한국음악협회 한국음악상
-독일 십자공로훈장
-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현 서울대 명예교수
-현 41대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대한민국예술원 LA특별전■기간: 4월10일(목)~5월15일(목)
■장소: LA 한국문화원 갤러리(5505 Wilshire Blvd., LA)
■개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한국 현대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관통하는 거장들의 작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뜻 깊은 특별전시회. 김환기·천경자 등 거장의 작품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 화가, 조각가, 도예가들의 작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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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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