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최측근 부상 후 연방 공무원 수만명 해고 주도…유럽 극우세력 지지
▶ 나라 안팎 반발 이어 권력내부 갈등도… “잇따른 좌절에 영향력 지속 의문”

트럼프 집권 2기 정부효율부의 수장 일론 머스크 [로이터]
트럼프 2기 행정부 100일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화제를 몰고 다닌 인물로 단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꼽힌다.
지난해 미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를 공개적으로 전폭 지원한 머스크는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재선과 함께 그의 최측근으로 '군림'하게 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구조조정을 담당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을 꿰찬 머스크는 '트럼프의 위세'를 등에 업고 연방 정부 조직과 지출의 대대적인 삭감 임무를 맡아 전방위에서 칼바람을 일으켰다.
1조 달러 예산 삭감을 호언장담한 그는 하루아침에 연방 정부 조직 폐지 또는 대폭 축소를 발표해 강행하는가 하면, 정리해고를 통해 수만 명을 거리로 내몰았다.
정부 곳곳에 정부효율부 직원들을 배치하며, 지출 삭감을 주도했다.
미국 대외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와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등의 해체를 시도했고, 인사관리처(OPM)를 장악해 지난 2월 연방기관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인 수습 직원 거의 모두를 해고하는 것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 프로젝트'에 임시 고용된 직원은 60명이 넘으며, 그중 20명 이상은 자신이 보유한 회사 출신이었다.
자신의 '수족'을 대거 투입해 연방정부 구조조정의 핵심전력으로 활용했다.
이에 약 7만5천명의 연방정부 직원이 자발적 퇴직을 선택했고, 수만 명의 연방기관 직원이 정리해고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 머스크 세력은 무소불위로 개인정보에 접근하고 국가안보 문제까지 깊게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일례로 정부효율부는 연방 정부의 핵심 부처 중 하나인 재무부의 결제 시스템 접근 권한을 얻어 정부 지출 명세를 샅샅이 훑어보고, 교육부와 국방부 등에도 손을 뻗쳐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달 21일에는 국방부를 방문해 중국과의 전쟁 발발 시 작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으려고 했다가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산되기도 했다.
그는 또 연방 정부 인사는 물론, 정부 정책에도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극우 세력에 대한 지지를 보내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신흥 측근실세 머스크의 이 같은 전방위적인 '군림'은 월권 논란을 낳으며 거센 반발을 샀고, 곳곳에서 충돌도 야기했다.
미 전역에서는 머스크와 정부효율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이는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도 확대됐다. 테슬라 불매 운동과 함께 일부 전시장에서는 테슬라 차량에 대한 방화나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테슬라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한때 500달러선을 눈앞에 뒀던 테슬라 주가는 절반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연방 정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리해고는 소송으로 이어져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고, 이에 수만 명이 복직하기도 했다.
이달 초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는 머스크가 팔을 걷어붙이고 후원한 보수진영 후보가 낙선해 머스크에 대한 싸늘한 국민 여론이 확인되면서 선거 패배 책임의 화살이 머스크를 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권력 핵심부에서도 충돌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가파식' 관세 정책에 반대해 온 그는 트럼프의 '관세 책사'로 알려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을 "멍청이"라고 원색적으로 욕하며 맞붙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연방 공무원 대거 해고 문제를 두고 백악관 각료 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공개적으로 충돌하며 말싸움을 벌였다.
또 지난 17일에는 미 국세청장 인사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앞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막말 및 욕설을 주고받으며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미 정부 안팎의 반발이 커지면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이전보다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머스크에 대한 반발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권력 내부에서 그에 대한 견제도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결국 머스크도 떠나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하는 등 여러 차례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직을 그만둘 것임을 내비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두 달 전부터는 각 장관에게 그들의 부처를 스스로 운영하라고 지시하며 머스크의 영향력을 일부 제한했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국방부에서 중국과의 전쟁 발발 시 작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으려는 시도를 취소시켰고, 머스크와 베선트 재무장관이 갈등을 벌였던 국세청장 인사에서도 베선트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효율부의 연방기관 구조조정 및 지출 삭감 작업은 법원의 일부 제동과 함께 일부 부처와 기관의 비협조까지 겹치며 당초 계획보다 성과는 적고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머스크는 이달 초 각료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에서 1천500억 달러를 절감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당초 목표였던 1조 달러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지난 몇 주간 백악관 내에서 잇달아 좌절을 겪었다"며 "트럼프 행정부 초반 그의 영향력은 한계가 없어 보였지만, 근래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백악관 내 그의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고 짚었다.
머스크도 이에 5월부터는 정부 업무를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그는 지난 22일 테슬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부 내에서 DOGE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내달부터는 그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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