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 이 아침의 시
윤의섭(1968~) ‘서랍 홈’
서랍 밑 홈에 손가락을 걸고 잡아당기면서 이런 홈이 세상엔 몇 개나 있을까 그 속에 아버지의 넓으신 등이 있어 손 대면 문득 뒤돌아보시는 인자하신 얼굴 숲이 들어 있는지 …
[2007-05-10]장석남(1965~) ‘배를 밀며’
배를 민다 배를 밀어보는 것은 아주 드문 경험 희번덕이는 잔잔한 가을 바닷물 위에 배를 밀어넣고는 온몸이 아주 추락하지 않을 순간의 한 허공에서 밀던 힘을 한껏 더해 밀…
[2007-05-08]길상호 (1973~) ‘한 켤레 운동화’
저녁밥을 지으면서 어머니는 새하얗게 솔질한 운동화 부뚜막에 올려놓았다 그때부터 운동화는 가마솥에 귀처럼 붙어서 불과 물 사이 새싹의 꿈 태우고 밥으로 태어나는 쌀들의 빨…
[2007-05-03]윤성택(1972~) ‘단추를 달며’
거울 앞에서 단추를 채우다가 실밥 몇 올 남기고 사라진 행방을 생각한다 가지런하던 일상의 틀 속에서 문득 일탈한 빈자리, 멱살 잡혀온 날들에 단추는 내 삶 어디쯤 …
[2007-05-01]신현림(1961~) ‘나의 싸움’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망가지지 않기 위해 일을 한다 지상에서 남은 나날을 사랑하기 위해 외로움이 지나쳐 괴로움이 되는 모든 것 마음을 폐가로 만드…
[2007-04-26]서 량(1945~) ‘강강수월래’
세상이 대책이 없기로 하늘에 뜬 별 같구나 하시던 아버지는 홍안의 미소년으로 한강 백사장에서 나와 떨어져서 생존해 오셨다 아버지가 나에게 부당하게 역정을 내실 때 나…
[2007-04-24]천양희 (1942~) ‘가시나무’
누가 내 속에 가시나무를 심어놓았다 그 위를 말벌이 날아다닌다 몸 어딘가, 쏘인 듯 아프다 生이 벌겋게 부어오른다. 잉잉거린다 이건 지독한 勞役이다 나는 놀라서 멈칫거린…
[2007-04-19]손택수 (1970~) ‘화살나무’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 속에 과…
[2007-04-17]윤제림(1960~) ‘길’
꽃 피울려고 온몸에 힘을 쓰는 벚나무들, 작전도로 신작로 길로 살 하나 툭 불거진 양산을 쓰고 손으로 짰지 싶은 헐렁한 스웨터를 입고, 곰 인형 가방을 멘 계집애 손을 …
[2007-04-12]나석중(1938~) ‘불발탄’
남한강 돌밭에 불발탄 하나 떨어져 있다 떨어져 녹슬어 있다 홀로 녹슬어가는 것들은 쓸쓸하다 후방 고요한 강변에 와서 누구를 대적하여 명중하려 했을까 허공을 가르고 달려…
[2007-04-10]이면우(1951~) ‘가뭄’
멧비둘기 밤꿀 냄새 진동하는 숲 쪽으로 날아간다 두 갈퀴발 왕개구리 꽉 움켜잡고 날개 펄럭펄럭 가라앉다 솟구치다 안간힘 써 날아간다 감자밭머리 먼지 풀썩대며 괭이질하던 사내…
[2007-04-05]최창균(1960~) ‘기도’
나는 아무에게나 무릎 꿇지 않네 그러나 어찌하여, 오늘 나는 이 무릎을 데리고 나가 무릎이 헤지도록 꿇고 또 함부로 꿇고는 있지 들에 나가 초록…
[2007-04-03]이진명 (1955~) ‘비’
그녀는 엷은 돌빛의 옷을 입고 왔다 기다란 치마 흐르며 왔다 멀리 고향의 산간지방에서 왔다 산나리처럼 고개 꺾으며 오래 걸어서 왔다 제비똥 떨어진 그루터기에서 신발을 고쳐…
[2007-03-29]이재무(1958~) ‘저 못된 것들’
저 환장하게 빛나는 햇살 나를 꼬드기네 어깨에 둘러맨 가방 그만 내려놓고 오는 차 아무거나 잡아타라네 저 도화지처럼 푸르고 하얗고 높은 하늘 나를 충동질하네 멀쩡한 아…
[2007-03-27]문태준(1970~) ‘화령 고모’
집들은 뒤란을 보여주기 싫어하고 사람은 낯빛을 숨기길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뒤란이 넓은 집을 보았으니 화령 고모네 집터였다 화령에서 남의 담배농사를 짓는 고모 내 숨결이 꺼…
[2007-03-23]함민복 (1962~) ‘부부’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
[2007-03-20]김신용 (1945~) ‘환상통’
한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 木質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 언젠가 그 지게를 부수어버렸을 때,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돌로 내리치고…
[2007-03-15]마종기(1939~) ‘불면의 시절’
다시 밤잠을 못 자게 해다오. 손에 땀을 쥐고 기대하던 열망으로 잠을 못 이루던 때의 얼굴을. 쉽게 잠들지 못하던 밤에 눈앞에 구슬같이 모이던 나라, 문학도 흙도 당…
[2007-03-13]문인수 (1945~) ‘정월’
농촌 들녘을 지나는데 춥고 배고프다. 저 노인네 시린 저녁이 내 속에서 등 달 듯 등 달 듯 불을 놓는다. 꽃 같은 불 쪽으로 빈 들판이 몰린다. 거지들 거뭇거뭇 둘러앉는…
[2007-03-08]나희덕(1966~) ‘이 복도에서는’
종합병원 복도를 오래 서성거리다 보면 누구나 울음의 감별사가 된다 울음마다에는 병아리깃털 같은 결이 있어서 들썩이는 어깨를 짚어보지 않아도 그것이 병을 마악 알았을 때…
[2007-03-01]
많이 본 기사
- “1인당 최대 2천달러” 트럼프 관세환급 추진
- LA 북쪽에 베가스급 카지노 생긴다
- 요금 50% 오르고… 평일 밤·일요일… 1
- “혹시 나도?”… 5년새 무려 5배 급증한 ‘성인 ADHD’
- ‘셧다운’ 이번주도 지속… 장기화 우려
- “손흥민 벌크업” 신혼여행 김종국, LA서 깜짝 포착..아내는 어디에?
- ‘극우성향’ 다카이치, 예상깨고 자민당 새총재 당선… 첫 여성 총리 ‘눈앞’
- 장윤정♥도경완, 프랑스에서 보내는 추석..에펠탑 앞에서 미소
- 오늘 추석… LA서도 한인사회 합동 차례 행사
- 복수국적 외교관 자녀 10명 중 7명 미국 국적
- 빚(1인당 가계대출 평균잔액) 1.2억 만원 안은채 회사 밖 내몰려… 기댈 곳 없는 ‘낀 세대’
- 20대 혈관이 50대처럼… Z세대 덮친 동맥경화 ‘조기 발병’
- 이민 단속 중 시민권자에 총격
- ‘10주년’ 임창정♥서하얀 리마인드 웨딩.. “오늘의 우리, 큰 추억”
- LA 다운타운서 이민자 수천명 시위 1
- [마크 A. 시쎈 칼럼] 푸틴, 트럼프를 잘못 건드렸다
- 마두로 체재 붕괴, 초읽기에?
- 전기료부터 임대료까지…허리 띠 졸라매는 것도 한계
- 한인 시니어 위한 통합 케어… ‘K-day PACE’ 출범
- 재융자를 하는 것이 이득일가?
- 인구절벽 안보위기 1
- 엘세군도 정유시설 대형화재… 개스값 급등 우려
- 스테이블 코인이란?
- 대학 등록금 부담 줄이려면… FAFSA 신청부터
- 다저스, NLDS 1차전서 역전승… 에르난데스 역전포
- 스타벅스, ‘프로틴 커피’ 전 세계 첫 도입
- 故오요안나 母 단식농성 27일만 중단..MBC 대국민 기자회견
- “H-1B 수수료 인상 무효화” 소송
- 한인·주류사회 인사 300명 모여 ‘한미 우호’ … 개천절·광복 80주년 경축 리셉션
- 셧다운 2주차… 공화 “5표만 더” vs 민주 “단일대오”
- 가수 김종찬 “노래란 참 귀한 선물…32년 공백 갚을게요”
- 11월4일 가주 특별선거 우편투표지 발송 시작
- ‘AI’의존 과도한 주식시장… 거품 우려 고개 들어
- [이민법 칼럼] 급변하는 H-1B 취업비자
- 오리건에 가주 방위군 파견 뉴섬 “법원에 중지 소송 제기”
- “30M 앞 적군”…로봇이 정찰 하고 드론은 정밀타격
- 약국체인 라이트에이드 결국 폐업
- [지평선] 38억짜리 가위바위보
- 꽃이 떨어져 밟힐 때 나무는 열매를 만든다?
- “미성년자 술 판매 여전… 함정단속 강화”
- ‘브라질전 비상’ 김민재 없이 ‘반쪽 스리백’ 시험하나... 독일 언론 “KIM 부상, 한국 대표팀 합류 불투명”
- “풀러튼-강남구 협력 방안 모색”
- 트럼프 얼굴 담은 기념주화 추진
- 금, 3,900달러 돌파 연일 최고 기록 경신
- [화제] “한인사회 음악으로 동고동락 30년”
- 주택 ‘플리핑’ 투자수익률… 17년래 최저
- 중 전기차 해외투자, 국내 첫 추월… ‘과잉 생산’ 공포
- 동영상 생성·공유 앱 ‘소라’ 인기
- 차 여성의학, 미주 한인들 난임치료 지원
- 서울대 남가주 총동창회 사무실 개소식
지식톡
-
ACSL 국제 컴퓨터 과학 대회, …
0웹사이트 : www.eduspot.co.kr 카카오톡 상담하기 : https://pf.kakao.com/_BEQWxb블로그 : https://blog.naver.com/eduspotmain안녕하세요, 에듀스팟입니다…
-
바디프렌드 안마의자 창고 리퍼브 세…
0
거의 새제품급 리퍼브 안마의자 대방출 한다고 합니다!8월 23일(토)…24일(일) 단 이틀!특가 판매가Famille: $500 ~ $1,000Falcon: $1,500 ~ $2,500픽업 & 배송직접 픽업 가능LA…
-
바디프렌드 안마의자 창고 리퍼브 세…
0
거의 새제품급 리퍼브 안마의자 대방출 한다고 합니다!8월 23일(토)…24일(일) 단 이틀!특가 판매가Famille: $500 ~ $1,000Falcon: $1,500 ~ $2,500픽업 & 배송직접 픽업 가능LA…
-
미주 한인 세무사 전국 대회- 20…
0
2025 전미한인세무사협회 컨퍼런스2025 THEME: Navigating New Frontiers(국제조세, 부동산투자, 블루오션 시장이라는 키워드를 아우르면서, 세무사들이 기존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탐색…
-
애틀랜타/조지아로 이사 예정이신가요…
0
케이타운 1번가
- 구인
- 렌트
오피니언
옥세철 논설위원마두로 체재 붕괴, 초읽기에?
인구절벽 안보위기
마크 A. 시쎈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마크 A. 시쎈 칼럼] 푸틴, 트럼프를 잘못 건드렸다
조형숙 시인·수필가 미주문협 총무이사 꽃이 떨어져 밟힐 때 나무는 열매를 만든다?
- 김광수 / 한국일보 기자
[지평선] 38억짜리 가위바위보
셧다운 ‘네 탓’ 공방, 국민을 먼저 보라
-
재외선거 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데이빗 이그나시우스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데이빗 이그나시우스 칼럼] 트럼프와 헤그세스가 장군들에게 보내는 시대착오적 메시지
- 유경재 나성북부교회 담임목사
[한국춘추] 편안함의 습격
지사별 뉴스
임시예산안 또 부결…셧다운, 다음주까지
백악관“연방공무원 해고 분야 선별중”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를 멈추기 위한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CR)이 연방 상원에서 또…
올 뉴욕시 교통사고 사망자 크게 줄어
한인 유일 후보 문일룡 과연?
페어팩스 카운티 브래덕 디스트릭 수퍼바이저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는 4일(토) 민주당 예비선거(Firehouse Primary)가 실시된다.투표…
워싱턴 한인사회‘셧다운 쇼크’
셧다운 2주차 앞두고…공화 “5표만 더” vs 민주 “단일대오”
1일 시작된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 사태가 2주 차를 맞는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 상원에서 창과 방패의 힘겨루기를 벌이는…
<이정훈 기자의 음악 산책>
- 로그인
- 회원가입
Koreatimes.com 서비스는 Ktown1st.com과 통합계정입니다. 계정이 없으신 분은 회원가입을 해 주세요.
.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