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안부부터 물었다 굳이 내 안부를 묻지 않아도 섭섭하지 않았다 양봉가 이씨는 꽃을 따라 북상 중인데 시방 안산에서 꿀을 받고 있단다 뒷산을 올려다보니 아카시아가 꽃망…
[2013-12-10]울고불고 치사한 이승의 사랑일랑 그만 끝을 내고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 한 몸의 돌쩌귀로 환생하자 그대는 문설주의 암짝이 되고 나는 문짝의 수짝이 되어 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
[2013-12-05]즐거운 사람에게 겨울이 오면 눈보라는 좋겠다 폭설로 무너져 내릴 듯 눈 속에 가라앉은 지붕들은 좋겠다 폭설에 막혀 건널 수 없게 되는 다리는 좋겠다 겨울 강은 좋겠…
[2013-12-03]강변에서 내가 사는 작은 오막살이집까지 이르는 숲길 사이에 어느 하루 마음먹고 나무계단 하나만들었습니다 밟으면 삐걱이는 나무 울음소리가 산뻐꾸기 울음 소리보다 듣기 …
[2013-11-21]우리는 초대장 없이 같은 숲에 모여들었다. 봄에는 나무들을 이리저리 옮겨 심어 시절의 문란을 풍미했고 여름에는 말과 과실을 바꿔 침묵이 동그랗게 잘 여물도록 했다. 가을에는 최선…
[2013-11-19]하루는 아내가 환자가 되고 내가 보호자 노릇을 하고 또 하루는 내가 환자가 되고 아내가 보호자 노릇을 한다 돌아가는 길에 짬이 나면 길거리 벤치에 앉아 바쁘게 흘러가는…
[2013-11-14]달걀이 아직 따뜻할 동안만이라도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사는 세상엔 때로 살구꽃 같은 만남도 있고 단풍잎 같은 이별도 있다 지붕이 기다린 만큼 너는 기다려 …
[2013-11-12]자동차에서 내려 걷는 시골길 그동안 너무 빨리 오느라 극락을 지나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디서 읽었던가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가다가 잠시 쉰다고 영혼이 뒤따라오지 못할…
[2013-11-07]눈가에 웃음이 가득한 남자가 웃음을 멈추고 말한다 “ 아랍어를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당신은 고통을 이해할 수 없어요-” 고통은 머리 뒤쪽과 관계가 있다, 아랍인의 슬픔은…
[2013-10-31]군데군데가 다 해진 골덴 바지에 얼룩진 셔츠에 내가 옷을 모시고 살았다는 말이 더 맞을 차림새로 휴일 출근을 한다 30년이나 변심 없이 나를 지켜준 노동에 오히려 내…
[2013-10-29]그는 슬픔이 많은 내게 나무 속의 방 한 칸 지어주겠다 말했었네 가을 물색 붉고 고운 오동나무 속에 아무도 모르게 방 한 칸 들이어 같이 살자 말했었네 연푸른 종소리 울…
[2013-10-22]앞 가로변 은행나무 한 그루가 고아처럼 자라고 있다 깨어진 보도블록을 사이에 둔 새마을전파상에서는 슈베르트의 송어가 느릿하게 유영하고 있다 가끔은 지느러미가 손상을 입었는…
[2013-10-17]잔디는 그냥 밟고 마당으로 들어오세요 열쇠는 현관문 손잡이 위쪽 담쟁이넝쿨로 덮인 돌벽 틈새를 더듬어 보시구요 키를 꽂기 전 조그맣게 노크하셔야 합니다 적막이 옷매무새라도 …
[2013-10-15]어머니가 개밥을 들고 나오면 마당의 개들이 일제히 꼬리를 치기 시작했다 살랑살랑살랑 고개를 처박고 텁텁텁, 다투어 밥을 먹는 짐승의 소리가 마른 뿌리 쪽에서 들렸다 빈 …
[2013-10-10]오천 평 농장일도 척척 중증 치매환자인 시아버지 병수발도 척척 종갓집 외며느리 역할도 척척인 여자가 있다 곱상한 외모와 왜소한 체구만 보면 손끝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
[2013-10-08]사각의 틀에 가두어 키를 키우던 토끼가 사각의 틀을 깨고 나와 남새밭을 휘젓고 있다고 둥근 콩잎의 초록빛을 모조리 뜯어 먹는다고 콩밭 주인 할머니가 전화통 속에서 길길이 뛴…
[2013-10-03]시월은 가장 쓸쓸한 달, 그대가 만약 추코트카반도에 가게 된다면 그건 베링해의 우울한 샹송을 가슴으로 듣는 기회가 될 거예요. 순록들은 두툼한 고요를 몸에 두르고 한 뿌리…
[2013-10-01]내가 숲 속에 있을 때 특히 버드나무, 주엽 그리고 너도밤나무, 참나무 소나무들이 은밀한 즐거움을 내뿜어주는 것을 느낀다. 그들이 나를, 날마다, 구원한다고 할 수도 있다…
[2013-09-26]지하철 출근길 맞은편에 앉은 여자가 핸드백을 열고 화장을 한다 새끼 누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장정에 오른 누 떼의 헐거운 발굽이 탯줄 같은 상형문을 마른하늘에 눌러쓴다 …
[2013-09-24]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낯모르는 …
[2013-09-19]웹사이트 : www.eduspot.co.kr 카카오톡 상담하기 : https://pf.kakao.com/_BEQWxb블로그 : https://blog.naver.com/eduspotmain안녕하세요, 에듀스팟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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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전미한인세무사협회 컨퍼런스2025 THEME: Navigating New Frontiers(국제조세, 부동산투자, 블루오션 시장이라는 키워드를 아우르면서, 세무사들이 기존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탐색…
50만 뉴욕 한인사회의 자긍심을 드높이고, 모든 인종과 민족을 하나로 아우른 대화합의 향연이었다.뉴욕 한인사회의 번영을 상징하는 ‘2025 코…
다음달 4일 실시되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연초부터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아비가일…
1일 시작된 연방정부의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 사태가 2주 차를 맞는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 상원에서 창과 방패의 힘겨루기를 벌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