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16일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카메라 기자들이 일제히 플래시를 터뜨리고 있다.<본사전송>
“줄기세포 존재 자체엔 의심여지 없어”
김선종 연구원 피츠버그서 회견
제럴드 섀튼 교수의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실에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은 16일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에 대해 “황우석 교수팀 연구원들이 줄기세포 확립 배양 과정을 모두 지켜봤기 때문에 줄기세포 존재 자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미 피츠버그의 자택에서 이날 기자들과 가진 공동회견에서 “인간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해 줄기세포주를 만드는 과정은 직접 보지는 못했다”면서 “연구원들 모두가 각기 맡은 분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출시 사진 조작 그렇게 해선 안되는 일”
다음은 김 연구원의 일문일답 요지.
-줄기세포 논란의 진실은.
▲처음에 6개를 만들었는데 그중 4개가 오염돼 죽었다. 살릴려고 안규리 교수팀이 약물처리를 하는 등 애를 썼는데 세포가 새까맣게 보일 정도로 손상돼 폐기했다. 그후 6개를 만들었다. 나중에 서울대에서 만들었다는 3개에 대해서는 나로서는 아는 바 없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든게 사실인가.
▲연구원들이 확립 배양 과정을 쭉 지켜봤고, 그 이후 과학적 검사 결과 등을 감안할 때 맞춤형 줄기세포가 맞다는데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황교수 연구팀이 만든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5번이 미즈메디 병원에서 2000년 만든 수정란줄기세포 1번과 동일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그 내용은 진짜 모르겠다. 진위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 황교수께서 배양하고 있다는 줄기세포 5개가 10여일 이후면 나올 것이니까 맞춤형 줄기세포의 진위가 가려지지 않겠느냐.
-황교수가 당신을 의심하는 것 같은데.
▲대단히 억울하고 섭섭하다. 물론 내가 서울대 연구실에서 일한 것은 사실이나 서울대 출입증이 없어서 가급적 다른 연구원들과 같이 있으려했고, 따로 있는 적이 별로 없다.
-황교수와의 관계는
▲황교수는 저에게 3차례 전화를 걸어와 국내로 들어와 줄기세포를 만들자고 제의했다. 그 사이에서 모종의 직책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다. 황교수가 경찰 수사 의뢰 의사를 피력해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
-사진위조 여부에 대해선.
▲2005년 논문은 지난 3월15일 (사이언스에) 제출했고, 5월에야 승인이 났다. 논문을 제출할 당시에는 줄기세포가 2,3번 밖에 없었다. 사진 2장을 찍어 황교수에게 보냈는데 황교수가 11개로 만들어달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사진 11장을 만든 것이다. 황교수가 지시를 했다해도 그렇게 해선 안되는 일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관심집중
지하철 승객들이 객차내 TV를 통해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본사전송>
황우석 논문 거짓이라면…과학 최대 사기극
월스트릿 저널 논평
황우석 교수가 사이언스에 보고한 결과가 사실과 다를 경우 이번 사건은 과학사상 최대의 사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보도했다.
월스트릿 저널은 특히 황 교수 논문이 거짓일 경우 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한국의 국가 이미지도 손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섀튼 교수가 스너피가 복제된 것인지 독자적 실험을 통해 확인하지는 못했다 고 말했다’는 피츠버그대 대변인의 말을 전하면서 황 교수의 스너피도 의혹을 사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주장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연구실체·황-노관계 등 의혹 투성이
‘세포오염 훼손’에 강한 의구심
한인과학자들 반응
줄기세포 진위논란에 대한 황우석 교수의 16일 기자회견을 지켜본 미주 한인과학자들은 “세포가 오염돼 죽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은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세포가 자라면 분주해서 여러 곳에 나눠 놓는 것이 기본인데 ‘오염돼서 죽었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세포가 어디인가 있다면 논란이 불거질 때 바로 이를 공개하고 재실험했으면 됐는데 지금까지 미뤄온 점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인과학자들은 과거에도 다른 과학자들의 논문 게재에서 실수나 고의성 자료 조작사례는 있었고, 정정과 논문 철회(retraction)가 드물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사태가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네이처지 등 유수의 과학저널에 18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했던 한 한인과학자는 “논문을 만들다보면 데이터 오류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자료 정정은 물론 그로 인해 논문 철회도 몇차례 했었다”면서 “연구 총책임자가 전과정의 모든 구체 사항까지 통제하기 어렵다”면서 황 교수에 대한 이해를 표시했다. 이 과학자는 또 “논문작성 당시 만든 세포는 충분히 죽을 수 있다”면서 “이를 재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실험을 실시한다 해도 확률이 100%에 이르는 것은 아닌 만큼 판단은 논문을 심사한 전문가들과 학교측에 맡겨야 한다”고 성급한 언론과 일반인들의 반응을 비판했다.
정부기관 연구소에서 근무중인 한인 과학자도 “늦게나마 서울대가 진상조사위를 구성한 것은 이런 차원에서 바람직한 해결방안”이라면서 “노벨 의학상 수상자인 데이빗 볼티모어 칼텍 총장도 록펠러 대학 재직시 비슷한 스캔들로 곤경에 처했지만, 연구진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규명해 논란을 진전시킨 선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4년 논문이 나왔을 때는 ‘우리도 난자만 주어지면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2005년 논문에서는 효율성이 10배 이상 늘어나고 환자 맞춤형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에 미국 연구자들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고 여겼다”면서 “상황이 반전되면서 조작일 수도 있겠다는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의혹과 이해가 교차한 한인과학자들은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과 대가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에서는 과학자 개인을 보고 연구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미국은 연구소나 학교의 이름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연구 책임은 학교에 있다며 지원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황 교수 회견 직후 가진 회견에서 황 교수와 나눈 대화내용을 적은 편지봉투를 보여주며 황 교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본사전송>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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