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가요계에서는 투애니원(씨엘 19, 산다라 26, 박봄 26, 공민지 16)의 1집 발매에 촉각을 세웠다. 수록곡들이 좋다는 입소문에 투애니원의 1집을 피해 신보 발매 일정을 조정하는 음반기획사도 있었다.
예상대로 지난 9일 발매된 이들의 1집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캔트 노바디(Can’t nobody)’ ‘박수쳐’ ‘고 어웨이(Go away)’ 등 3곡을 타이틀곡으로 미는 독특한 전략을 세웠는데 이 곡들이 각종 음악차트 1-3위를 싹쓸이 했다. 또다른 수록곡들인 ‘아파’ ‘난 바빠’ ‘사랑은 야야야’ 도 모두 차트 10위권에 진입했다.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멤버들은 "1집 첫 주문 물량만 12만장"이라며 "공백기 동안 빨리 무대에 오르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우리의 음악과 스타일이 진화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힙합.중성미가 매력이래요" = 투애니원의 신보가 빠르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데뷔 1년 만에 ‘아이 돈트 케어(I don’t care)’, ‘파이어(Fire)’ 등의 히트곡을 내며 대중에게 음악적 신뢰도를 쌓은 덕택이다. 또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최대한 자제해 이미지를 과도하게 소비하지 않으며 신선함을 유지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힙합을 근간으로 한 음악과 중성적 이미지로 소녀시대, 카라 등 여느 ‘걸그룹’과 차별화된 노선을 택했다는 점이다. 노랫말에 당당한 여성상을 담으며 여성 팬도 끌어안았다.
리더인 씨엘은 "YG의 음악 색깔은 힙합 성향이 강하다"며 "양현석 대표님이 우리를 통해 여성이 들려주는 힙합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그래서 빅뱅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실험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어 버전도 수록한 ‘캔트 노바디’는 한 마디로 ‘센 음악’이라는 게 멤버들의 설명. 대신 신나는 비트의 ‘고 어웨이’와 힙합 리듬의 ‘박수쳐’는 대중적인 멜로디를 입혀 친근하게 들린다.
힙합, 레게, 록, R&B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에서는 멤버들 각자의 강점이 확연히 도드라진다. 멤버들은 자신들의 장점이 산 것은 YG의 프로듀서인 테디와 쿠시 덕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산다라는 "사실 힙합은 내 목소리와 잘 안 맞는다"며 "테디 오빠가 ‘파이어’ 때처럼 ‘캔트 노바디’에서도 내 음색에 맞는 멜로디 부분을 따로 만들어줘 단점을 커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저음의 확성기’란 별명을 지닌 공민지, YG에서 가장 실험을 많이 할 수 있는 목소리로 꼽히는 씨엘은 랩과 보컬을 오가며 실력 발휘를 했다. 주로 멜로디 라인을 담당하는 박봄의 꾹꾹 누르는 힘있는 보컬도 결코 묻히지 않았다.
◇"만화 속 동양 인형 같대요" = 투애니원은 공백기 동안 쉬지 못했다. 미국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멤버이자 프로듀서로 유명한 윌.아이.엠과 내년께 선보일 미국 데뷔 음반 작업을 했기 때문.
지누션의 지누가 미국에서 열린 한 파티에서 투애니원의 뮤직비디오를 보여주자 윌.아이.엠이 관심을 가지며 프로듀서를 자처했다고 한다.
멤버들은 지난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아이.엠의 작업실 겸 집에서 1주일간 머물며 첫 녹음을 했다. 이어 5월 블랙아이드피스의 공연이 있던 영국 런던의 스튜디오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추가 녹음을 했다.
"윌.아이.엠은 우리가 만화에 나오는 동양 인형 같다고 했어요. 동양적인 이미지가 신기했나 봐요. 함께 삼계탕과 김치도 먹었죠. 윌.아이.엠은 인터넷 동영상으로 본 가야금 소리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우리와의 작업 때도 세계인에게 어필할 음악을 만들되 동양적인 걸 조화시키는 고민을 했죠."(산다라)
녹음 방식은 국내와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영어로 10곡을 녹음했는데 윌.아이.엠이 홀로 작업하거나 자신의 작곡팀과 공동 작업한 곡들이에요. 국내에선 곡을 여러 부분으로 나눠 수차례 녹음하는데, 윌.아이.엠은 몇번 완곡을 부르게 하고는 녹음을 마치더군요. 습관이 되지 않았기에 녹음이 끝나고서 아쉬운 점도 많았어요."(씨엘)
이 얘기를 하면서도 멤버들은 "아직도 우리가 윌.아이.엠과 작업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손뼉을 쳤다.
◇"꿈 찾는 이들에게 희망주고파요" = 투애니원의 10대 멤버들은 가수로 데뷔하며 또래들이 경험하는 일반적인 생활을 포기했다. 고교 2학년 때 자퇴한 씨엘은 2년 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공민지도 지난해 고교 입학 직후 자퇴했다.
씨엘은 "평범한 생활을 못하는 건 아쉽지만 나의 에너지가 100%일 때 하고 싶은 일에 전력투구하는 건 행복한 일이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공민지도 "무대는 중독성이 있다"면서 "노래와 춤은 진정 내가 꿈꾼 것들이기에 무대에 오를수록 그 재미에 빠져든다. 요즘은 관객을 미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웃었다.
어린 나이에 꿈을 이루고자 가요계에 뛰어든 이들은 대중에게 ‘긍정적인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우린 아이돌보다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건 가수의 일차적인 의무이니까 우린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희망적인 기운을 주고 싶어요. 멋있고 당당한 여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씨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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