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인조 밴드 ‘노 리플라이(no reply)’의 2집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동률뿐만 아니라 다른 선배 가수들도 이 밴드를 주목한다.
노 리플라이는 2006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은상을 받은 팀이다. 2008년 첫 싱글 ‘고백하는 날’로 데뷔해 지난해 1집 ‘로드(Road)’가 사랑받으며 최근 2집 ‘드림(Dream)’을 발표했다.
인터뷰를 위해 최근 만난 밴드 멤버 권순관(28)과 정욱재(26)는 첫눈에는 평범한 20대 청년이었다.
그러나 보컬 겸 건반을 맡는 권순관은 김현철, 이승환, 윤하 등의 음반에 작곡가로 참여했고 기타를 맡는 정욱재는 환경 운동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다.
외모는 평범하지만 음악의 내공을 갖췄다는 사실은 이미 선배들에게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달랑 두 장밖에 되지 않는 음반으로 윤상, 김동률, 유희열의 뒤를 이을 ‘1990년대 웰메이드 사운드의 재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안양의 같은 동네 출신으로 17년 지기라는 두 사람.
권순관은 "4살 때 동네 학원에서 피아노를 처음 접했다"며 "초등학교 때 피아노 콩쿠르에 나갔는데 매번 상을 못 받았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음표를 치는 클래식 피아노에 질리더라. 중학교 때부터 가요와 팝을 건반에 옮기며 음악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정욱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기타를 연주하는 담임 선생님 덕에 기타를 잡았다"며 "지금 내 나이시던 선생님의 기타 연주가 무척 멋있게 보였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서로 음악 진도를 지켜본 두 사람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준비하며 정식으로 팀을 결성했다. ‘무응답’이라는 뜻의 노 리플라이라는 팀 이름이 우선 흥미롭다.
"’노 리플라이’는 우리가 좋아하는 비틀스와 간노 요코의 노래 제목이에요. 팀 이름에 색깔이 없어야 듣는 사람 각자가 편견없이 음악을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의미에서도 딱이었죠. 사실 가수는 이름따라 간다고 대중이 무응답할까봐 걱정했는데 조금씩 답을 해주시네요. 팬들의 블로그에 ‘내 삶의 배경음악’ ‘고3인데 이 음악이 큰 힘이 된다’는 글을 볼 때면 보람을 느껴요."(두 멤버)
이들의 음악은 1990년대 감성의 되새김질 같다. 여기에 세련된 팝 사운드, 싱겁지만 곱씹으면 단물이 나는 듯한 노랫말, 권순관의 꾸밈없는 음색이 얹혀졌다.
30여 곡의 데모 곡을 만들었고 그중 2집 타이틀곡으로 꼽힌 ‘내가 되었으면’은 전작 히트곡처럼 사람의 감정을 차분하게 지배하는 힘이 있다.
기존 히트곡의 연장선에 있기에 안전한 선택이 아닌가라고 묻자 권순관은 "편안하게 들리는 음악이 ‘웰메이드 음악’인 듯하다"며 "우리는 치열하게 만들고 듣는 분들은 편안하게 듣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계열의 곡들은 후반 트랙인 ‘굿바이’와 ‘이렇게 살고 있어’까지 이어진다. 이 두 곡의 노랫말은 몇개월 전 여자 친구와 이별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게 권순관의 설명.
그러나 수록곡 간간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트랙도 심어뒀다.
정욱재는 "공연 연주자로 호흡을 맞춘 베이시스트 김선일과 드러머 장동진이 녹음부터 멤버 형태로 참여해 밴드 형태의 기본 골격을 갖췄다"며 "이들과 소통했기에 사운드적인 면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맛이 잘 살아난 트랙은 몽환적인 사운드의 ‘노 드리머(No Dreamer)’와 록 넘버 ‘위악(僞惡)’이다.
"’위악’은 영국 밴드 뮤즈의 느낌이 나는 어두운 록인데 1집 때 시도하지 않은 장르죠. 또 ‘노 드리머’는 일렉트로니카 형식을 띄는데 팻 메스니의 음악처럼 질주하는 듯한 비트를 담았어요."(권순관)
이 트랙들을 모두 관통하는 주제는 음반 제목인 ‘꿈’이다. 보통 사람처럼 이들도 꿈이 있다고 한다.
권순관은 "고교 졸업 후 5년간 대인 기피증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며 "그 시절은 어두웠지만 곡을 많이 쓰고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난 대중에게 신뢰를 주는 음악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진지한 표정의 정욱재는 환경운동가로서의 남다른 꿈을 피력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녹색연합 회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환경운동가인 팝스타 잭 존슨처럼 살고 싶다"며 "환경을 주제로 한 음악을 선보이는 솔로 프로젝트 ‘튠(Tune)’ 활동도 하는데 음악을 통해 환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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