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선언에 방송사 가을개편 분주..방송사 "대안 없다"
"물의 일으킨 연예인 너무 쉽게 복귀" 비난 여론 극복해야
’돌아오는 강호동, 성공할까?’
스타 MC 강호동이 지난달 17일 "연내 방송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후 방송가와 연예가는 강호동이라는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인터넷에는 연일 강호동의 복귀 시기와 프로그램을 점치는 보도가 쏟아져나오고 있고, 방송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강호동이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SM C&C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고 연내 방송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사실 뿐이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세금 과소 납부 논란에 휘말리자 연예계에서 잠정 은퇴하겠다고 선언했고 그후 1년간 방송 활동을 모두 중단했다. 당시 그는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SBS ‘스타킹’·’강심장’, KBS ‘해피선데이-1박2일’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었다.
강호동이 방송을 중단하는 기간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1년 새로운 스타는 없었고 강호동의 빈자리는 고스란히 커다란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이는 방송 관계자는 물론이고 시청자도 느끼는 것. ‘무릎팍도사’는 폐지됐고, ‘강심장’과 ‘1박2일’은 예전만 못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스타킹’의 화제성도 떨어졌다.
그렇다면 돌아오는 강호동은 성공할 것인가.
방송 관계자들은 "누구도 알 수 없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강호동이 방송가에 여전히 빅카드임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돌아와도 되나"..비난 여론도 강해 = 그런데 그의 복귀 성공을 점치기에 앞서 그가 과연 지금 복귀해도 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세금 과소 납부문제가 마약이나 음주, 폭력 등과는 다르다고 해도 한해 수십억 원을 버는 연예인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가 고의로 그랬건 실수로 그랬건 세금 과소 납부문제는 경제위기로 신음하는 대중에게 다른 범죄 못지않은 무게로 다가왔을 수 있다.
그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환영하는 의견과 함께 반대하는 목소리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주지훈, 김구라 등 마약이나 막말 논란으로 퇴출당했던 연예인들과 한데 묶어 ‘너무 쉽게 복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가는 강호동에 대해 "국세청도 밝혔듯 본인이 고의로 세금을 탈루한 것도 아니고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기 때문에 1년 정도의 자숙기간이면 충분하지 않나"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송사의 태도에 대해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어찌됐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최고의 자리에서 그간의 건강한 이미지에 반하는 일로 물의를 일으켰는데 너무 쉽게 복귀의 길을 터준다는 지적이다.
방송사가 새로운 스타 발굴 등 대안을 만들어낼 노력은 하지 않고 강호동을 위해 변명을 해준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왜 강호동인가.."강호동의 빈자리 채울 자 없어" = 그럼에도 방송사들은 강호동에 매달리고 있다.
강호동은 유재석과 함께 지난 수년간 예능 프로그램의 양대 초특급 MC로 자리매김하며 넘볼 수 없는 인기를 누려왔다.
이 때문인지 강호동이 떠난 지난 1년간 그의 빈자리를 채울 자는 없었다. 그만한 존재감을 뿜어낸 대타 주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SBS 이창태 예능국장은 "강호동이 있을 때는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몰랐다. 그러나 그가 떠나고 난 후에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사람들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강호동의 장점으로 강한 카리스마와 엄청난 노력, 프로그램에 대한 주인의식 등을 꼽는다.
이창태 국장은 "강호동만큼 열심히 하는 MC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누구든 열심히 한다고 하겠지만 강호동이 녹화하는 현장에 한번 와보면 그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를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다른 MC들과 차원이 다르다"며 "과거 그가 ‘스타킹’을 녹화할 때 9시간씩 진행하면서도 제대로 앉아본 적이 거의 없다. 또 단 한번도 ‘이제 그만 찍읍시다’는 말을 그가 먼저 하는 것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는 "강호동의 강한 카리스마를 대체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이 솔선수범해서 프로그램을 혼신을 다해 이끌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잘못하는 출연자가 있으면 불러서 따끔하게 야단도 친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주인의식이 없다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어떤 프로로 복귀하나.."강호동의 의지에 달렸다" = 강호동은 지상파 3사 프로그램에 동시 복귀할 전망이다. 이는 3사 모두 같은 생각이다. 지금까지 3사와 쌓아온 신뢰나 관계를 고려할 때 그가 어느 한 방송사만을 택해 복귀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현재 그의 복귀 프로는 윤곽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대략 10월께 있을 방송사 가을 개편에 앞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뿐이다. 기존에 그가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게 될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가 SM C&C와 계약을 한 만큼 SM C&C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한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새로운 프로그램은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며 "기존에 하던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복귀도 조심스러운 마당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론칭해서 끌고 가기에는 본인 성격상 부담이 클 것"이라며 "기존에 그가 하던 프로그램은 돌아와서 다시 살린다는 의미도 있고 자신도 워밍업을 하며 적응하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M C&C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어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실 방송사는 강호동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강호동을 접촉하며 프로그램에 대해 제안을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강호동이 맡겠다고 하면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편성할 태세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강호동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방송사 입장에서는 그의 결정만 기다리는 형국"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유재석이 이끄는 프로그램들과 ‘힐링캠프’ 등 일부 토크쇼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강호동은 현재 방송가가 기댈 수 있는 빅카드인 셈이다.
앞서 전진국 KBS 예능국장도 "복귀작이 ‘1박2일’이 될지 다른 프로그램이 될지는 전적으로 강호동의 의지에 달렸다"며 "KBS 입장에서는 강호동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최선을 다해 그의 복귀를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강호동이 돌아와 예전만큼의 인기를 누릴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면서 "그의 복귀는 그 자신에게도, 방송가에도 흥미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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